최근엔 콩팥에서 포도당의 재흡수에 관여하는 SGLT-2수송체를 선택적으로 억제해 포도당을 직접 소변으로 배출하는 기전을 가진 유일한 국산 신약인 엔블로(이보나글리플로진)에 주목한다. 출시 1주년을 맞은 엔블로는 SGLT-2계열의 다른 약과 비교해 타깃에 대한 결합 친화도(Binding affinity)가 높아 SGLT-2 억제 효능이 8시간 이상 유지된다. 강력한 혈당 강하 효과로 엔블로는 발매 8개월만에 100억 규모의 품목으로 빠르게 성장했다.
특히 같은 기전을 가진 글로벌 신약이 한국에서 철수하면서 안정적인 치료제 공급을 위해 국산 신약에 대한 중요성이 더욱 커지고 있다. 대웅제약은 다파글리플로진을 엔블로로 교체 투약했을 때 당화혈색소 강하 효과 등 안전성·유효성을 확인하는 임상 연구를 진행하기도 했다. 또 SGLT-2 기전의 다양한 치료 적응증 확대를 위한 콩팥, 심장 질환 관련 임상 연구도 진행 중이다. 엔블로 마케팅을 담당하는 대웅제약 내분비사업팀 정혜민 팀장, 임상의학팀 나재진 팀장, 약사글로벌기획팀 허완 PL을 만나 엔블로의 경쟁력에 대해 들었다.
권선미 기자 kwon.sunmi@joongang.co.kr
Q1. 엔블로는 SGLT-2 억제제 계열 치료제 중에선 후발주자다.
허완 PL(이하 허 PL)=“엔블로는 국내 유일한 SGLT-2억제제 계열 치료제다. 글로벌에서 도입된 같은 계열의 경쟁 제품보다 출시가 늦었지만, SGLT-2억제제 계열에 대한 의료진 이해도가 높아져 있는 상태라 비교적 쉽게 다가설 수 있다. 엔블로는 신약이지만 SGLT-2 억제제는 10년이 넘은 약제다. SGLT-2 억제제에 대한 높은 이해도는 엔블로에게 긍정적일 것으로 생각한다. 엔블로에 대한 처방 경험의 근거를 제공하기 위해 다각적 임상 연구도 진행 중이다.”
정혜민 팀장(이하 정 팀장)=“엔블로는 강점이 확실하다. SGLT-2 타깃에 대한 높은 결합 친밀도로 SGLT-2억제 효능이 8시간 이상으로 오래 유지했지만, 다파글리플로진·이프라글리플로진은 4시간 후 포도당 재흡수가 나타났다. 또 엔블로는 약동학적 결과에서 약이 작용하는 콩팥에 높은 수준으로 분포해 경쟁 제품(다파글리플로진·이프라글리플로진)보다 SGLT-2억제 효능이 월등하게 우수했다. 특히 엔블로는 차별화된 구조를 바탕으로 동일 계열 표준 약제 대비 30분의 1 수준인 0.3㎎만으로도 강력한 혈당 강하 효과를 보인다.
강력한 제품력을 바탕으로 엔블로는 당뇨병 시장에서 두각을 나타내며 성장하고 있다. 출시 1년 만에 90여 개가 넘는 대학병원에 성공적으로 랜딩했다. 발매 8개월만에 시장 3위 품목으로 빠르게 성장했고, 올해 1월엔 연 100억 규모 품목으로 성장했다.”
Q2. 최근 SGLT-2 억제제 계열의 글로벌 신약이 한국에서 철수하기로 결정했는데.
정 팀장=“그래서 안정적인 공급이 가능한 국산 신약이 중요하다. 엔블로는 다파글리플로진-엔블로 스위칭 연구 결과를 통해 다파글리플로진 대비 추가적인 당 배출 효과, 안전성을 입증했다. 더 나은 혈당 관리 효과를 입증한 것이다. 올해 다파글리플로진 국내 공급 중단이 예정된 상황에서 엔블로는 교체 투약의 임상적 근거를 가진 유일한 국산 SGLT-2억제제 신약으로 입지를 굳힐 것으로 기대한다.”
나재진 팀장(이하 나 팀장)=“다파글리플로진-엔블로 스위칭 연구는 다파글리플로진을 복용하던 환자에게 엔블로를 처방했을 때 효과와 안전성을 평가하기 위해 진행됐다. 메트포르민을 병용 투약하는 환자를 대상으로 52주간 엔블로를 투약한 그룹과 24주간 다파글리플로진을 복용한 다음 엔블로로 교체한 후 28주 동안의 당화혈색소, 공복혈당을 분석했다. 임상 연구에서 엔블로는 다파글리플로진 대비 높은 요중 포도당 배설을 확인했다. 연구 24주 시점에서 엔블로의 요중 포도당 수치는 60.43점이고 다파글리플로진은 45.27점이다. 주목할 만한 점은 다파글리플로진에서 엔블로로 교체 투약했을 때다. 52주 연장 연구에서 다파글리플로진→엔블로 스위칭 시 요중 포도당 배설이 40.72에서 60.93으로 높아졌고, 연구 종료 시점인 52주차까지 이를 유지했다. 이상반응 발생도 유의미한 차이가 없어 안전성을 확인했다.”
Q3. 경쟁 SGLT-2억제제 계열의 치료제는 당뇨병 외에도 콩팥·심장 분야까지 적응증을 확대했는데.
허 PL=“엔블로는 이제 출시 1주년이 된 국산 신약이다. 우선 당뇨병 분야에 집중하면서 장기적으로 콩팥·심장 질환 관련 임상 연구를 단계적으로 계획하고 있다. 다파글리플로진·엠파글리플로진 등 SGLT-2 억제제도 당뇨병 안에서 콩팥 질환의 치료 효과, 당뇨병 안에서의 심장 질환의 치료 효과 등 임상을 수행해 근거를 확보하고 임상을 확대해 나가는 전략을 추진했다. 출시 1년차인 엔블로도 적응증 확대에 필요한 임상을 단계별로 수행하면서 치료 영역을 넓혀나가겠다.”
나 팀장=“엔블로는 현재 국내에서 메트포르민+제미글립틴+엔블로 3제 병용 요법, 인슐린 병용 요법, 당뇨병성 신증 단독 요법 등 다양한 임상 연구를 진행하면서 근거를 쌓고 있다. 최근 진행된 미국 당뇨병학회(ADA2024)에서는 혈당 조절이 어려운 경증의 신기능 저하 환자에서 엔블로의 효과와 안전성을 입증한 3상 임상 연구를 포스터 발표했다. 당화혈색소는 당뇨병 관리에 매우 중요한 지표다. 엔블로는 콩팥 기능이 어느 정도 유지되는 CKD Stage2 단계인 경증 신장애 환자에서 다파글리플로진 대비 혈당을 현저하게 감소시켰다. 투약 24주차에서 다파글리플로진의 당화혈색소 감소율은 0.77%지만, 엔블로는 이보다 더 낮은 0.94%로 더 강력한 혈당 강하 효과를 보였다. 당뇨병 환자 중에서 콩팥 기능이 떨어지는 당뇨병성 신증 환자가 늘어나는 추세에서 주목할 만한 임상 연구라고 본다.
이번 임상 3상 연구를 바탕으로 엔블로가 콩팥 기능이 떨어진 CKD 2단계 환자에서도 당화혈색소 강하 효과가 있다는 근거를 확인했다. 이제는 중등증 신장 질환을 동반한 당뇨병 환자를 대상으로 한 임상 3상 연구를 진행하면서 새로운 데이터를 확보해 나갈 예정이다. 참고로 콩팥에 작용하는 SGLT-2억제제는 콩팥 기능이 떨어진 환자에게서 기전 상 효과가 떨어지는 것이 일반적이다. 그런데 엔블로의 전신 노출은 콩팥 기능과 상관없이 유사해 콩팥 기능이 떨어진 환자에서도 용량 조절이 필요하지 않았다.”
다파글로진→엔블로 교체 투약 임상서 추가 당 배출 효과 확인
2025년까지 글로벌 15개국 진출 목표
Q4. 해외에서도 엔블로에 대한 관심이 높은가.
나 팀장= “임상 연구 단계에서부터 관심이 높았다. 사실 엔블로는 한국에서 혁신 신약으로 인정받아 최초로 식품의약품안전처 신속심사 대상으로 선정됐다. 특히 2017년 임상 1상을 시작하면서 연구개발을 시작한지 단 5년만인 2022년 11월 국산 신약 36호로 허가 받았다.”
정 팀장= “엔블로는 출시 전부터 글로벌 시장에서 주목을 받았다. 국내 정식 출시 100일만에 인도네시아·태국·필리핀·베트남·사우디아라비아 등 5개국에 진출 성공했다. 현재 말레이시아·페루·콜롬비아·에콰도르·남아공·싱가포르·멕시코 등 12개국에 허가 제출한 상태다. 특히 지난해에는 중남미 전체 당뇨병 시장의 70%를 차지하는 브라질·멕시코 에도 파트너링 계약 체결을 완료했다. 2025년까지 글로벌 15개국 진출이 목표다.”
Q5. 마지막으로 강조하고 싶은 내용은.
허 PL=“엔블로는 글로벌 신약으로 성장 잠재력이 큰 약이다. 당뇨병 치료제 중 SGLT-2억제제 계열에서 리딩하는 글로벌 신약인 다파글로진과 용기있게 맞붙어서 임상 데이터상 우위를 입증했다는 점을 기억해달라.”
정 팀장= “처음에 강조했듯이 엔블로는 강력한 혈당 강하 효과가 강점이다. 병을 치료하는 약은 결국 약효와 안전성이 제일 중요하다. 특히 엔블로는 작은 용량으로 동일 계열 치료제와 대등한 혈당 강하 효과를 보인다. 알약의 크기도 새끼 손톱만큼 작아 복용 편의성도 높다. 엔블로의 제품력을 토대로 한국에서뿐만 아니라 글로벌에서도 인정받겠다.”
나 팀장= “국산 첫 SGLT-2 억제제 신약인 엔블로는 2017년 개발부터 출시까지 5년이 걸렸다. 임상 인프라가 예전보다 좋아진 만큼 엔블로 오리지널리티를 강조할 수 있는 여러 임상 연구로 단계적으로 적응증을 확대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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