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두통에 취약한 여성, 한 번 아프면 직장도 결근

인쇄

편두통 건강 상식 5

두통은 이상에서 가장 흔하게 겪는 증상 중 하나다. 머리 속 통증의 양상은 사람마다 다르다. 두통과 함께 속이 메슥거리고 빛·소리에 예민해지기도 한다. 바로 편두통이다. 편두통 증상이 심해지면 업무·수업을 수행하기 어려워진다. 지끈거리는 박동성 통증에 어두컴컴한 방안에서 누워지내 일상도 엉망이 된다. 편두통은 처음 인지한 다음 진단받기까지 평균 10년 걸린다는 분석도 있다. 그저 머리가 아플 뿐이라고 생각하기 쉽지만 편두통은 삶의 질을 크게 떨어뜨린다. 2019년 국제질병분담연구(Global Burden of Disease)에서 편두통은 장애를 유발하면서 일상 유지를 어렵게 하는 질병 2위에 이름을 올렸다. 유럽편두통및두통연합회(EMHA)에서는 편두통 환자의 79%가 업무·경력에 부정적인 영향을 받았고, 94%는 편두통으로 정상적인 업무 수행이 어렵다고 답했다. 평온한 일상을 뒤흔드는 편두통 건강 상식을 짚어 봤다.
권선미 기자 kwon.sunmi@joongang.co.kr

Check1. 편두통은 그 자체로 질병이다


O 흔히 두통이 뇌종양·뇌출혈 등 중증 뇌 질환의 전조 증상으로 여기지만, 편두통·군발두통은 머리가 아픈 두통이 바로 치료해야 할 대상이다. 머리가 깨지듯 아픈 벼락 두통뿐만 아니라 별다른 이유 없이 두통이 반복될 때도 치료가 필요하다는 의미다. 통계적으로 여성은 여성호르몬인 에스트로겐의 영향으로 편두통에 취약하다. 만성 두통인 편두통을 앓는 여성의 75%는 초경·월경·임신·폐경과 관련이 있다는 연구도 있다. 첫 편두통 발병 시점이 초경 무렵이 흔한 것도 같은 맥락이다. 두통은 원인에 따라 통증 양상이 다르다. 두통의 정확한 원인을 찾기 위해 ▶한 번 두통이 생기면 통증이 얼마나 지속하는지 ▶한 달 기준으로 두통을 겪는 횟수는 몇 번인지 ▶어떤 양상으로 머리가 아픈지(욱신거림, 콕콕 찌름, 머리 전체가 조임)▶어떤 상황에서 두통이 생기는지 ▶머리가 아플 때 어떤 증상을 동반하는지를 기록해둔다. 자세하게 쓸수록 진단·치료에 도움된다. 대한두통학회에서 운영하는 두통일기 앱을 다운받아 작성해보는 것도 좋다.

Check2. 양쪽 머리가 아프면 편두통이 아니다

X 편두통(偏頭痛)을 한자 그대로 해석해서 생긴 대표적인 오해다. 편두통 환자 중 한쪽 머리만 아픈 경우는 50~60% 정도다. 나머지는 양쪽이 모두 아프다. 오른쪽·왼쪽·앞뒤 머리가 번갈아가면서 아프거나 한쪽만 아프다가 머리 전체로 퍼지기도 한다. 노원을지대병원 신경과 김병건 교수는 “만성 두통이라면 편두통일 가능성이 높은데 한쪽 머리만 아파야 한다는 생각에 증상 발현 후 정확한 진단이 늦어지는 경우가 많다”고 말했다. 국내 편두통 환자의 경우 편두통이 시작되고 진단에 이르기까지 평균 10년이 넘게 걸린다는 연구도 있다.

편두통은 주기적으로 욱신거리는 박동성 통증이 4~72시간 지속하는 것이 특징이다. 빛·소리·냄새 등 외부 자극에 뇌가 과민하게 반응하고, 소화가 잘 안 되고, 속이 메스껍고, 심하면 토하는 증상을 동반한다. 시험·명절 등 스트레스 요인으로 편두통이 악화하기도 한다. 두통 발작으로 머리가 아플 땐 일상적인 활동이 어려워 직장·학교도 쉬어야 한다. 김 교수는 “만성 편두통 환자는 한 달의 절반 이상을 편두통으로 고생하지만, 겉으로는 멀쩡해 보여 꾀병이라거나 게으르다는 오해를 받는다”고 말했다. 두통이 한달 기준으로 8일 이상이라면 적극적인 치료가 필요하다. 

Check3. 뇌 CT·MRI에서 이상 소견이 없으면 정상이다

X 편두통은 뇌 CT·MRI 등 영상 검사로 진단되지 않는다. 머리가 아플 때 이런 검사를 하는 이유는 뇌종양·뇌출혈 등 두통을 일으키는 다른 질환과 감별하기 위해서다. 통증 양상이 전형적이지 않은 편두통은 다른 뇌 질환과의 감별을 위해 뇌 영상 검사가 필요할 수 있다. 또 시야 장애 등 조짐을 동반하는 두통의 경우 처음에는 뇌 영상 검사가 필요하다. 다만 임상 현장에서는 아무런 조짐을 동반하지 않는 무조짐 편두통이 더 흔하다. 이런 이유로 대한두통학회에서도 두통이 일주일 이상 지속된다면 반드시 신경과 진료를 받아볼 것을 권한다.

Check4. 편두통으로 머리가 아파도 진통제는 최대한 참았다 먹는다

X 편두통은 머리가 아프다고 느껴지는 초기에 빨리 복용해야 효과적이다. 김 교수는 “두통 발작이 시작되면 30분 내에 두 번째 신경세포로 흥분성이 전달돼 편두통 증상이 심해진다”고 말했다. 간혹 진통제 의존성을 걱정해 아파도 견디기도 하는데 오히려 통증이 더 빨리 가라앉지 않아 추가로 약을 더 많이 먹어야 할 수 있다. 불이 난 초기에는 작은 소화기 하나만으로도 진압할 수 있지만 크게 번지면 불자동차가 출동해야 하는 것과 비슷하다. 다만 머리가 아플 때마다 습관적으로 아세트아미노펜 등의 단순 진통제를 월 15일 이상 먹으면 약물 과용 두통이 생기고 약효가 떨어질 수 있다. 만성 두통은 전문적인 치료가 필요한 질환이라는 점을 기억해야 한다.

Check5. 편두통도 예방 가능하다

O 월 평균 편두통에 시달리는 날이 4일 이상이거나 두통약을 먹어도 약효가 충분하지 않을 때 예방적 편두통 치료를 시도한다. 편두통은 예방적 치료, 생활습관 관리 등으로 발생 자체를 막을 수 있다. 김 교수는 “통증성 신경 염증 전달 물질을 분비·전달하는 표적(CGRP)을 차단해 편두통이 발생하고 심해지는 것을 막는 방식으로 편두통의 발생 빈도, 지속 시간, 통증 강도를 줄여준다”고 말했다. 최근엔 하루 한 번 먹는 편두통 CGRP 표적 치료제(아큅타)도 나왔다. 편두통 발생 여부와 상관없이 매일 먹으면 뇌의 흥분성을 줄이면서 혈관의 박동성을 조절하는 기전으로 편두통을 예방한다. 편두통 예방을 위해 이마·옆머리 등 편두통을 유발하는 근육·신경 부위 31곳에 보툴리눔 독소를 주사하거나 고혈압·우울증 약을 처방하기도 한다. 담당 주치의와 상담을 통해 자신에게 맞는 편두통 예방 치료약을 선택하는 것이 좋다.

 

< 저작권자 © 중앙일보에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