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전성 망막 질환, 다학제 진료로 원인 진단율 8.3% 향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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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남세브란스병원 안과 한진우 교수팀

유전성 망막 질환의 원인 유전자를 규명하는 데 임상 의사가 참여한 다학제 진료가 효과적인 것으로 나타났다.


강남세브란스병원 안과 한진우·설동헌 교수, 세브란스병원 진단검사의학과 이승태·원동주 교수 연구팀은 유전성 망막 질환의 원인 유전자 진단을 획기적으로 높이는 진단법을 찾았다고 밝혔다. 연구결과는 학술지 ‘JAMA Network Open’에 실렸다.

망막은 고도로 발달한 신경 조직으로 물체의 상이 맺히는 곳이며 빛을 전기신호로 바꿔 뇌에 전달하는 역할을 한다. 유전성 망막 질환은 망막세포 혹은 신경을 전달하는 세포에 유전자 이상이 발생해 시력이 점차 떨어지다가 결국 실명에 이르는 희귀 질환이다. 망막색소변성증이 대표적이며 황반이상증, 원뿔세포 이상증, 스타가르트병 등 약 20여 종 이상이 있다.

유전성 망막 질환 치료에서 원인 유전자 진단은 매우 중요하다. 질병의 원인이 되는 유전자에 따라 치료법이 다르기 때문이다. 현재까지 280개 이상의 원인 유전자가 밝혀졌고 돌연변이는 10만 개 이상으로 알려진다. 최근 유전자 진단에 도입한 차세대 염기서열 분석 덕분에 환자의 약 60%는 원인 유전자 변이를 찾았으나 40%는 원인 유전자 변이를 밝혀내는 데 어려움을 겪고 있다.

연구팀은 유전성 망막 질환으로 내원한 환자 264명을 대상으로 엑솜 염기서열을 재분석했다. 최초 분석에선 264명 중 166명(62.9%)만이 원인 유전자를 규명했으나 환자를 담당한 안과 임상의가 엑솜 염기서열 분석의 전 과정에 참여해 재분석한 결과 22명(8.3%)에게서 추가로 원인 유전자를 밝혀냈다.

임상의는 재분석 과정에서 환자의 증상과 소견, 새로운 유전자 변이 보고를 기반으로 추가적인 진단을 내릴 수 있었다. 그 외에도 구조적 변이, 미토콘드리아 변이 등 일반적인 엑솜 염기서열 분석으로 확인이 어려운 변이가 의심되는 경우 맞춤형 분석을 진행해 원인 유전자를 추가로 규명했다.

한진우 교수는 “진료실에서부터 환자를 면밀히 관찰하는 임상의 주도로 다양한 전문가가 모여 협업하면 진정한 의미의 환자 맞춤형 치료가 이뤄질 것이라고 기대한다”며 “희귀 질환을 겪는 환자는 진단될 때까지 다양한 임상 검사를 비롯해 여러 병원을 전전해야만 한다. 이번 연구가 발병 원인을 찾기 위해 여러 의료기관을 전전하는 환자와 보호자들의 수고를 줄이는 계기로 작용하길 바란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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