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 환자 많은 갑상샘기능항진증, '이 증상' 있다면 병원 찾아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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땡큐서울의원 내분비내과 송영기 원장

유독 땀을 많이 흘리며 더위를 토로하는 이들이 있다. 바로 갑상샘기능항진증 환자들이다. 갑상샘기능항진증은 갑상샘 호르몬이 지나치게 많이 생성되는 질환이다. 갑상샘에서 분비되는 갑상샘 호르몬은 인체의 심장박동 수나 소화 기능, 체온 조절 등 신진대사의 속도를 조절하는 중요한 역할을 한다. 갑상샘기능항진증 환자는 필요한 양보다 갑상샘 호르몬이 더 많이 분비되기 때문에 신진대사의 속도가 지나치게 빨라지며 매우 다양한 증상에 시달리게 된다.

기온이나 옷차림에 상관없이 시도 때도 없이 더위를 타거나 땀을 수시로 흘리고 이유 없이 예민하고 초조해지며 의지에 상관없이 손이 달달 떨리기도 한다. 각종 대사 속도가 증가하면서 에너지를 과다 생산하기 때문에 식욕이 이전보다 대폭 증가하지만, 체중은 줄어든다. 장운동 속도도 빨라져 설사 등의 증상이 나타나며 심장이 빠르게 뛰기 때문에 조금만 움직여도 숨이 턱 끝까지 차오른다.

게다가 모발 탈락 속도가 빨라져 마치 탈모가 생긴 듯한 증상이 나타나게 되고 여성이라면 생리 불순을 경험한다. 이 밖에도 매우 심각한 합병증이 나타날 수 있는데 그중 하나가 안구 돌출이다. 갑상샘을 자극하는 항체로 인해 눈 주변 조직에 염증이 발생하고 이것이 굳어지면 눈이 점점 튀어나오는 증상이 나타난다. 빨라진 심장박동 때문에 심장에 무리가 가면서 심부전이 생길 수 있고 뼈 조직이 생성되는 속도보다 퇴화하는 속도가 빨라 골다공증이 발생·악화하기도 한다.

이러한 합병증이 발생하면 환자의 생존을 장담하기 어려우므로 의심 증상이 발생했을 때 최대한 신속히 치료해야 한다. 문제는 갑상샘기능항진증의 유병률이 가장 높은 30~50대 여성의 경우 이러한 증상을 단순히 갱년기 증상으로 착각해 방치하는 경우가 많다는 점이다. 설령 이러한 증상이 갱년기 증상이라 하더라도 전문의의 진단과 치료를 통해 개선할 수 있으므로 평소와 몸 상태가 달라졌다면 지체 없이 병원을 찾아야 한다.

갑상샘기능항진증 환자에게는 항갑상샘제를 이용한 약물치료나 방사성 요오드 치료, 수술을 적용할 수 있다. 이러한 치료법은 갑상샘기능항진증의 원인인 자가면역 항체에 직접 작용하는 방식은 아니지만, 증상을 완화하는 데 효과적이다. 항갑상샘제를 이용한 약물치료는 가장 보편적이면서도 효과적인 치료법으로 사람에 따라서 1년에서 1년 6개월가량 약물을 복용했을 때 갑상샘기능항진증이 완치되는 경우가 있다. 단, 갑상샘기능항진증은 재발할 우려가 있고 약물치료에 반응하지 않는 경우가 있으므로 이땐 다른 치료법을 적용해야 한다.

방사성 요오드 치료나 수술은 갑상샘 조직 자체를 제거해 갑상샘 호르몬의 분비량을 줄이는 방식이다. 이러한 경우 만성적으로 갑상샘 호르몬이 부족한 상태, 즉 갑상샘기능저하증이 나타나는데 갑상샘기능항진증보다 위험도가 낮고 갑상샘 호르몬제를 이용한 치료를 통해 갑상샘 호르몬을 안정적으로 유지할 수 있다. 환자의 연령과 성별, 생활 환경을 고려해 적절한 치료를 진행하면 건강도 지키고 삶의 질도 유지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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