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치질할 때마다 피 난다면 잇몸병 관리해야 한다는 신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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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인터뷰] 연세대 치과대학병원 치과보존과 김선일 교수

한국인이 병의원을 찾는 이유 1위는 치아·잇몸과 관련된 치주 질환이다. 양치질·스케일링 등 개인 구강 위생관리에 소홀하면 잇몸 염증이 만성화해 입냄새가 나고 잇몸이 붓고 피가 난다. 결국 잇몸이 약해져 치아가 빠질 수 있다. 그뿐이 아니다. 입 안을 점령한 입속 세균은 잇몸 염증으로 노출된 혈관을 타고 온몸으로 침투해 뇌졸중·당뇨병·치매 위험까지 높인다. 구강 건강이 전신 건강의 기초라고 강조하는 이유다. 구강 건강의 날(6월 9일)을 계기로 연세대 치과병원 치과보존과 김선일 교수에게 잇몸 건강관리의 중요성에 대해 들었다.
권선미 기자 kwon.sunmi@joongang.co.kr

Q1. 잇몸병을 의심해야 하는 징후가 있나.

“잇몸이 들뜨는 느낌이 들면서 양치질할 때 피가 나면 잇몸병 초기라는 신호다. 구강 건강관리의 기본은 양치질이다. 치아 표면은 물론이고 잇몸·혀 등 입안 곳곳에서 증식하는 입속 세균이 일정 수준 이상으로 늘어나지 않도록 매일 칫솔로 문질러 제거해야 한다. 치아 결을 따라 위아래로 쓸어내리면서 구석구석 닦고, 잇몸 사이와 치아 틈새에 낀 이물질은 치실·치간칫솔로 빼내야 한다. 매년 치아 스케일링도 받아야 한다. 꼼꼼하게 양치질을 하더라도 치석이 생기는 것을 막지는 못한다. 또 단단하게 굳은 치석은 양치질로 제거하기 어렵다. 잇몸병이 진행하면서 잇몸 안쪽의 치조골이 흡수돼 사라지는데, 치조골이 치아 뿌리 끝까지 흡수되면 치아 흔들림이 증가하면서 결국 치아 상실로 이어진다. 잇몸병 초기 단계부터 적극적으로 대처하는 것이 중요하다.”

Q2. 20세 이후부터는 충치보다 잇몸병이 더 잘 생긴다고 들었는데.

“성인이 되면서 잇몸병이 생기는 경우가 많아서 그렇다. 소아·청소년기에는 잇몸병 등 치주 질환을 유발하는 포르피로모나스 긴기발리스(Porphyromonas gingivalis) 같은 병원성 세균이 성인보다 상대적으로 적게 존재한다. 잇몸병에 취약해지는 20세 이후부터는 칫솔로 영구치를 하나씩 꼼꼼하게 양치질하는 것이 좋다. 치아와 잇몸 경계 부위까지 세심하게 양치질하면서 플라크를 없애야 한다. 치석 예방·제거 효과를 확인한 잇몸 케어 특화 치약을 쓰는 것도 도움된다. 연 1회 건강보험이 지원되는 치아 스케일링도 잊지 말고 챙겨야 한다.”

Q3. 치아 스케일링만으로도 잇몸병을 예방할 수 있나.


“그렇다. 단 잇몸 염증이 상부에만 국한된 치은염 단계일 때다. 양치질에 더 신경쓰면서 치아 스케일링을 받는 것만으로도 중증 잇몸병으로 진행하는 것을 막을 수 있다. 잇몸병이 좀 더 진행해 치주낭이 생성된 상태라면 치은연하소파술, 치주 수술 등으로 더 깊은 부위까지 치료해야 한다. 잇몸병을 잇몸이 붓고 피가 나는 정도라고 가볍게 생각해서는 안 된다. 중증 잇몸병으로 잇몸 염증이 심해지면 치조골이 사라지면서 치아가 빠질 수 있다. 치조골은 건물을 지지하는 땅과 같다. 건물이 튼튼하더라도 지지하는 땅이 약하면 건물은 무너질 수밖에 없다. 치조골이 녹아서 빠진 치아는 다시 살릴 수 없다. 만성적인 잇몸 염증으로 잇몸이 내려가고 구취도 심해진다.” 

Q4. 잇몸병 예방을 위해 일상에서 실천해야 할 점은 뭔가.

“가장 중요한 것은 양치질이다. 치아 하나마다 칫솔로 치아와 잇몸 경계 부위를 20~30회 문지르면서 잇몸에 끈끈하게 달라붙은 플라크를 제거해야 한다. 저녁 식사 후 뿐만 아니라 자기 전에도 양치질을 하면 구강 위생 관리에 유리하다. 양치질을 할 때 치간칫솔, 치실, 워터픽을 사용해 플라크를 꼼꼼히 제거하는 것도 도움된다. 치간칫솔은 치약을 묻히거나 너무 굵은 솔을 사용하면 치아·잇몸에 손상을 가할 수 있어 주의한다. 

앞에서도 강조했지만, 치아 스케일링을 정기적으로 받아야 한다. 둥글게 굴곡진 입안을 기다란 막대 형태의 칫솔로 닦으면 사각지대가 존재한다. 치아 스케일링은 이렇게 양치질로 제거하지 못해 쌓인 플라크를 없애줘 구강 건강을 지켜준다. 치과 병의원을 잘 찾지 않은 그룹은 정기적으로 치아 스케일링을 받은 그룹에 비해 중증 잇몸병으로 치아를 상실한 비율이 3배나 높다는 연구결과도 있다.”

Q5. 마지막으로 강조하고 싶은 내용은.

“잇몸이 건강해야 치아도 지킬 수 있다. 잇몸이 붓고 피가 나는 잇몸병 징후를 가볍게 여기지 말아라. 당장 치과 병의원을 방문해 잇몸 건강 상태를 점검하길 바란다. 초기라면 간단한 치아 스케일링만으로도 중증으로 진행하는 것을 막을 수 있다. 특히 당뇨병이 있거나 임플란트를 식립했다면 잇몸병에 취약할 수 있어 더 철저하게 구강 건강을 챙겨야 한다. 더 꼼꼼하게 칫솔질을 하고 더 자주 치아 스케일링을 받으면서 잇몸 건강을 지키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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