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기 발견 어려운 편도암, 목 이물감과 멍울 주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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땡큐서울의원 하정훈 원장

인유두종바이러스(HPV)에 감염되는 사람들이 늘어나면서 편도암 발생 위험도 커지고 있다. 편도암이란 두경부암 중 하나로, 목젖 양쪽에 위치한 구개편도에 발생하는 악성 종양이다. 편도는 구인두의 일부이기 때문에 편도암은 구인두암의 일종이기도 하다. 구강성교 등으로 인해 HPV가 편도 점막에 침투하면 편도암이 발생할 수 있는데 HPV 감염이 됐다고 해서 무조건 편도암이 생기는 것은 아니다. 또한 HPV에 감염된 이후 암으로 진행하기까지 상당한 시간이 소요되므로 40세 미만의 나이에서는 편도암이 잘 생기지 않는다.  


HPV는 주로 자궁경부에 위치하지만 성적 접촉에 의해 편도로 전파된다. 따라서 성생활이 활발할수록 편도암을 비롯한 구인두암이 발생할 위험이 커진다. 실제로 2010년 Heck 등 논문에 의하면 평생 성관계 파트너가 1명인 사람보다 6명 이상인 사람의 경우 편도암을 비롯한 구인두암의 발생 위험이 1.3배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구강성교 파트너가 4명 이상이라면 구인두암 발생 위험이 2배 이상으로 높아질 정도로 성관계와 편도암 사이에는 밀접한 관련이 있다. 

따라서 편도암의 발생 확률을 낮추고 싶다면 HPV에 감염되지 않도록 주의해야 한다. 건전한 성생활을 하고 HPV 백신(자궁경부암 백신, 특히 가다실 9가 백신)을 접종하면 편도암을 예방하는 효과를 얻을 수 있다. HPV는 성적 접촉을 통해 전파되므로 가급적 성적 접촉의 경험이 없는 나이에 예방 백신을 접종하는 것이 효과적이지만 성적 접촉을 한 이후라도 HPV 백신의 의미가 사라지는 것은 아니므로 전문의와 상담한 후 백신 접종을 진행하는 것이 좋다. 

특히 40세 이상으로 편도암 의심 증상이 나타난다면 즉시 병원을 방문해야 한다. 편도암은 대부분의 구인두암과 마찬가지로 초기에는 특별한 증상이 나타나지 않기 때문에 조기 발견이 어렵다. 시간이 지나 종양이 커지면 목에서 이물감이 느껴지거나, 목소리가 이상해지거나, 구강 내에 출혈이 발생할 수 있다. 목에 멍울이 잡힐 수도 있는데 이 경우 대부분 림프절에 전이된 상태이므로 검사를 서두르는 것이 좋다. 

편도에서도 깊은 곳에 암이 자라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조기 발견이 쉽지 않은 데다 암 자체의 크기가 작아 인후두 내시경 등을 진행해도 발견하기 어려운 편이다. 게다가 다른 암에 비하면 암 발생 확률 자체가 상당히 낮기 때문에 구인두암을 포함한 두경부암 진료 경험이 풍부한 이비인후과 전문의의 진단과 관찰을 통해 진단 확률을 높이는 것이 중요하다. 

통상 편도암은 의사의 관찰과 편도 촉진, 편도 조직 검사, 초음파 검사, 세침흡인세포 검사 등을 통해 진단한다. 편도암이 확인될 경우 CT, MRI 등 영상 검사를 통해 암이 얼마나 진행됐는지, 어디로 전이됐는지 확인하고 치료한다. 초기라면 수술로 종양을 제거하는 것만으로도 완치할 수 있지만 대부분의 편도암은 어느 정도 진행된 이후에 발견되므로 수술 후 항암 방사선 치료를 진행하거나 수술 없이 근치적 항암 방사선 치료를 시행하게 된다. 각 치료법의 장·단점이 분명하므로 병기와 환자의 선호도, 치료 후유증을 다각적으로 검토해 신중하게 결정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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