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眼)쪽 상담소] 점점 안 보이는 글씨, 돋보기나 안경 없이 잘 볼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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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남에이스안과 신경훈 원장

어느 날 50대 여성 환자가 병원을 찾아왔다. 30년 넘게 회사를 다니며 일을 하는 전문직 여성 임원이었는데, 최근 안개가 낀 듯 시야가 흐릿하며 잘 보이지 않아 업무와 일상생활이 힘들다고 찾아온 것이다. 노안인가 싶어 안경과 돋보기도 사용해봤지만, 처음이라 착용감이 너무 불편한데다 안경을 써도 시야가 흐릿하다며 하소연했다. 검진 결과 백내장이 진행되고 있었다. 


백내장은 수정체가 혼탁해져 시력이 감소하는 질환이다. 노안과 증상이 비슷해 질환을 심각하게 여기지 않는 경우가 많아 조기 발견이 늦을 수 있다. 노안과 백내장 모두 눈이 침침하고 시력이 감소한 듯한 증상을 보인다. 그러나 가까운 거리가 잘 보이지 않는 노안과 달리 백내장은 근거리와 원거리 모두 잘 보이지 않는 게 특징이다. 이에 더해 눈부심이 동반되거나 안개가 낀 듯 시야가 답답하게 느껴진다면 백내장일 가능성이 높다. 

백내장 초기의 경우 안약으로 백내장 진행 속도를 지연시키며 안경과 돋보기를 통해 일시적으로 교정은 할 수 있다. 하지만 이후 혼탁이 진행돼 일상생활에 지장을 주게 된다면 수술로 인공수정체를 삽입하는 치료를 고려해야 한다. 

인공수정체 종류로는 단초점, 다초점, 난시교정용, 연속초점 렌즈가 있다. 최근 지속적인 기술 발전으로 이중, 삼중 초점에 이어 사중 초점 원리가 적용된 다초점 렌즈까지 선택의 폭이 매우 넓어졌다. 환자 본인의 생활 습관과 직업 등 라이프스타일에 따라 다양한 인공수정체를 선택할 수 있다. 기존 단초점 인공수정체는 수술 후에도 돋보기를 착용해야 했다. 하지만 다초점 인공수정체는 백내장이 생기면서 동반된 조절의 연축이 치료돼 수술 후에도 안경이나 돋보기 없이 일상생활이 가능하다는 장점이 있다. 

특히 다초점 인공수정체를 삽입할 경우 한국인이 일상생활에서 많이 사용하는 시야 거리인 60cm(팔 길이)에서 선명한 시력을 제공한다. 직장인들이 많이 보는 휴대폰, 컴퓨터, 책, 신문 보기 등 근거리 활동은 물론이고, 바쁜 아침에 안경 없이 거울을 보며 화장하는 일상생활이 가능하다. 또한 낮이나 밤 등 밝거나 어두운 환경에 상관없이 적정량의 높은 빛 사용량을 제공해 시야가 선명하다. 업무 서류의 작은 글씨도 돋보기 없이 편하게 볼 수 있다.
 
백내장은 충분히 치료가 가능한 질환이다. 하지만 인식 부족으로 많은 사람이 백내장을 방치하고 있다. 백내장을 방치하면 심각한 합병증을 유발할 수 있다는 점을 기억해야 한다. 조금이라도 눈이 불편한 증상이 있다면 빠르게 병원을 방문해 적절한 치료를 받는 것이 중요하다. 수술에 쓰이는 렌즈의 경우 환자의 연령, 기저 질환, 안구 상태에 따라 적합한 인공수정체가 다르기 때문에 전문의와 상담 후 개인에게 맞는 렌즈를 선택하는 것을 권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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