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세 전류로 뇌 전두엽 자극, 약보다 우울증 증상 개선에 효과적

인쇄

[닥터스 픽] 〈118〉 우울증 전자약 치료

아플 땐 누구나 막막합니다. 어느 병원, 어느 진료과를 찾아가야 하는지, 치료 기간은 얼마나 걸리는지, 어떤 치료법이 좋은지 등을 끊임없이 고민합니다. 아파서 병원에 갔을 뿐인데 이런저런 치료법을 소개하며 당장 치료가 필요하다는 말에 당황스러울 때도 있습니다. 주변 지인의 말을 들어도 결정하기는 쉽지 않습니다. 이럴 때 알아두면 쓸모있는 의학 상식과 각 분야 전문 의료진의 진심어린 조언을 소개합니다. <편집자주>

Q. 우울감이 심해져 걱정인 40대 여성입니다. 아침에 눈 뜨면 회사에 가기 싫고 무슨 일을 하고 싶은 의욕이 없는 상태입니다. 한 두 달 정도 이렇게 지내니 주변에선 우울증이라며 병원에 가보라고 합니다. 병원에서 상담을 받아도 별로 달라질 것은 없어 보이고 우울증 약은 머리가 멍해진다는 얘기를 들어 진료 자체가 꺼려집니다. 요즘엔 우울증을 전자약으로 치료한다고 하는데 정말 효과가 있나요.

DF정신건강의학과의원 오진승 원장의 조언

정신의학 분야에서 우울증은 일시적으로 기분이 저하된 상태를 의미하는 것이 아닙니다. 생각의 내용, 사고 과정, 관심, 수면 등에 부정적 반응 나타나 일상에 악영향을 미친다면 우울증 치료가 필요한 상태입니다. 우울한 감정으로 일상이 피폐하다면 가까운 정신건강의학과 병의원을 찾아 진료를 받아볼 것을 강력하게 권합니다.

그저 시간이 지나면 나아질 것이라고 우울증을 치료하지 않으면 점차 학업·업무 성취도가 떨어지면서 사회생활이 힘들어지고 대인관계, 가족관계가 삐걱거릴 가능성이 높습니다. 무기력하게 시간을 보내기보다 스스로를 위해 치료를 받길 바랍니다. 적극적인 치료로 증상 악화를 막을 수 있습니다. 

우울증 치료는 환자의 증상에 맞는 약을 처방하는 약물치료와 우울한 감정이 드는 원인을 파악해 부정적 생각을 교정하도록 돕는 치료적 기법이 담긴 심리 상담을 중심으로 이뤄집니다. 다만 임신 등으로 약 복용이 어렵거나 치료 저항성 우울증으로 기존 치료법만으로 한계가 존재하는 것도 현실입니다. 치료자 입장에서 이런 경우 최대한 격려하면서 우울증 치료를 지속하려고 유도하지만 더 나은 치료법이 없는지에 대해 늘 고민하게 됩니다. 

최근엔 미세 전류(tDCS)를 이용한 전자약(마인드스팀) 치료의 잠재력에 주목합니다. 우울증 약물치료에 거부감을 보일 때 확실한 대안입니다. 마인드스팀은 두피에 비침습적으로 인체에 안전한 미세 전류(2mA)를 출력해 대뇌피질까지 전달함으로써 전두엽 활성화를 유도해 우울증 치료를 도모합니다. 임상 연구에서 전두엽 기능을 정상화하는 마인드스팀 치료로 우울증이 개선된 것으로 보고됐습니다. 서울성모병원, 분당서울대병원, 고려대 안산병원,한림대 춘천성심병원 등 국내 다기관 재택 임상에서 마인드스팀은 6주 동안 매일 30분씩 단독 적용했을 때 우울증 약(50%)보다 높은 관해율인 62.8%로 증상 개선 효과를 입증했습니다. 식품의약품안전처에서도 마인드스팀의 주요 우울장애 환자의 증상 치료 효과를 인정했습니다. 

진료 현장에서도 마인드스팀의 치료 효과를 체감합니다. 업무 스트레스로 우울감, 무기력감이 심하고 ADHD 증상을 동반한 30대 남성에게 마인드스팀 치료를 10회 실시했는데 관련 증상이 개선됐습니다. 치료 순응도도 높은 편입니다. 마인드스팀 치료는 적용 전 정량 뇌파 검사 등를 시행해 뇌 기능 활성도를 시각화해 보여줍니다. 이를 통해 정신 질환이 자신이 나약해서가 아니라 뇌 기능 이상으로 유발된 문제라는 점을 명확하게 이해시켜줍니다. 우울증을 치료하는 의료진 입장에선 기존 약물치료에 거부감을 느끼는 경우 난감했는데, 효과적으로 대체할 수 있는 치료법이 나와 다행이란 생각이 듭니다. 

주기적으로 병원을 찾기 어려울 때도 마인드스팀 치료는 효과적입니다. 의료진이 환자 증상에 따라 마인드스팀의 출력 전류, 시간을 결정하면 집에서 매일 30분씩 전용 밴드를 머리에 두르면 됩니다. 일종의 재택 치료입니다. 보통 일주일에 1회 이상씩 총 10회 치료 후 정량 뇌파 검사, 증상 변화를 확인하고 추가 치료를 결정합니다. 주 1회 방문이 가능하다면 병원 치료로도 진행할 수 있습니다. 간혹 전기 자극이 가해지는 이마 부위에 약간 타는 듯한 뜨거운 느낌이나 가려움증, 따끔거림 증상을 겪을 수 있습니다. 이런 불편감이 지속된다면 담당 의료진과 상담해 낮은 전류로 바꾸면 됩니다. 

삶이 무기력하게 느껴지고 부정적인 생각이 꼬리에 꼬리를 무는 우울증은 마음이 약해서 생기는 병이 아닙니다. 또 시간이 지난다고 저절로 낫지 않습니다. 우울 증상이 2주 이상 장기화했을 때, 입맛이 없어 식사를 안하거 잠을 거의 자지 않을 때, 주관적인 고통이 극심할 때, 일상생활에 심각한 지장이 있을 때, 환각·망상을 동반할 때는 의료진 개입을 통한 적극적인 치료가 필요한 병적인 우울증입니다. 정신건강의학과 병의원을 찾아 상담·치료를 받으면서 우울증의 늪에서 벗어나길 바랍니다. 

정리= 권선미 기자 kwon.sunmi@joongang.co.kr

※ 진료받을 때 묻지 못했던 궁금한 점이 있으면 메일(kwon.sunmi@joongang.co.kr)로 보내주세요. 주제로 채택해 '닥터스 픽'에서 다루겠습니다.


 

< 저작권자 © 중앙일보에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