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 저림 증상 얕봤는데…희귀 척추 질환일 수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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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칫하면 사비 마비 유발하는 척수공동증 의심해야

허리나 골반의 찌릿한 통증은 척추 질환의 전조 증상으로 알려져 있다. 그러나 손가락 저림, 근력 저하 증상으로 시작되는 희귀 척추 질환도 있다. 자칫하면 사지마비까지 유발하는 ‘척수공동증’이다.

척수공동증은 척수 내부에 뇌척수액·세포외액의 액체가 고이는 공간(공동)이 생겨나고 점점 확장되며 척수 신경을 망가뜨리는 병이다. 척수 신경이 손상되면 통증을 비롯해 감각 소실, 이상 감각 증상이 발생한다. 질환이 악화하면 연하곤란, 근육 위축을 넘어 사지 마비까지 일어날 수 있고 사망에 이르기도 한다.

척수공동증의 원인은 다양하다. 소뇌 일부가 척주관 내로 돌출되는 선천적 기형인 아놀드키아리 기형은 척수공동증을 일으키는 대표적인 원인으로 꼽힌다. 척수지주막염·척추측만증·척추이분증에 의해 질환이 발생하는 경우도 있다. 

교통사고나 낙상으로 외상성 척수 손상을 입어도 척수공동증의 발병 위험이 커진다. 다친 척수 부위에 손상된 신경이 흡수되고 흉터 조직이 생기면 낭성 변화가 일어나고 이에 따라 척수 안에 공동이 생겨날 수 있기 때문이다. 특히 심각한 척추 골절을 겪을 경우 수년 후 척수공동증으로 진행될 가능성도 있다.

현재의 의학 기술로는 척수공동증 발병 전으로 되돌릴 수 있는 방법이 없다. 다만 공동의 확대를 막아 안정된 상태로 유지하면 신경의 추가 손상을 막을 수 있다. 그 방법 중 하나가 종사절단술이다. 종사는 척수 하단에 있는 1mm 지름 정도의 가는 구조물로 척수 신경을 지탱하는 역할을 한다. 이 종사가 신경 전체를 당기는 상태가 증상을 악화할 수 있어 절단하는 수술을 진행하는 것이다.

강남베드로병원 신경외과 전문의 윤강준 대표원장은 "척수공동증은 보통 수년에서 수십 년에 걸쳐 알아채기 어려울 정도로 서서히 진행된다"며 "신체에 이상 증상이 느껴진다면 이를 가볍게 여기지 말고 전문의를 찾아 적절한 치료를 받길 바란다"고 했다.
하지수 기자 ha.jisu@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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