갑자기 경련 보이는 소아 뇌전증, 약물치료만으로 조절 가능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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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럴 땐 이 병원] 〈99〉증상 감별하고 적절한 약제 사용할 수 있는 곳

◆환자·보호자는 질병 앞에서 늘 선택의 기로에 놓입니다. 적절한 진료과와 병원, 치료법을 결정해야 할 때 그저 막막하기만 합니다. 신뢰할 수 있는 의료진이 있고 체계적인 치료 시스템을 갖춘 병원에 가길 원하지만, 선별해내기가 쉽지 않죠. ‘이럴 땐 이 병원’은 이런 이들을 위한 길잡이 역할을 하려고 합니다. 환자·보호자 사례에 맞춰 최적의 의료서비스를 받는 데 도움 되는 핵심 정보를 제공합니다.

보호자의 궁금증

두 돌 아이를 둔 보호자입니다. 며칠 전 아이가 고열로 경련을 일으켜 응급실에 다녀왔습니다. 다행히 진찰 결과 큰 이상은 없었습니다. 하지만 육아 커뮤니티에서 소아 뇌전증에 대한 정보를 접한 뒤로 걱정이 커졌어요. 혹시 아이가 또 다시 열성경련을 보여 뇌전증으로 진행하진 않을지 염려됩니다. 뇌전증이라도 약물치료만으로 증상이 조절될 수 있는 건가요.
 

의사의 한 마디 :
고려대 안산병원 소아청소년과 심영규 교수

뇌전증은 특별한 유발 요인 없이 24시간 이상의 간격을 두고 2회 이상 발작, 경련을 반복하는 것을 말합니다. 소아기에 이 같은 증상이 발생하는 것을 소아 뇌전증이라고 부르죠. 염색체나 유전자 이상, 선천적 뇌 구조 이상, 뇌종양, 뇌혈관 이상, 중추신경계 감염 등으로 발병할 수 있는데요. 원인이 밝혀지지 않은 특발성 뇌전증이 30% 이상을 차지합니다.

많은 보호자가 발열로 인한 열성경련을 두고 뇌전증을 걱정합니다. 사실 열성경련은 뇌전증이 아닙니다. 열성경련은 생후 6개월에서 5세(문헌에 따라서는 1세에서 6세) 사이 소아가 38도 이상 발열로 인해 전신경련을 주로 일으키는 것입니다. 전체 소아의 2~5%에서 발생하지만 만 5세 이후엔 거의 소실되죠. 다만 드물게 뇌전증으로 이행할 가능성이 있는 경우도 있습니다. 국소 부분의 발작, 15분 이상 지속 또는 24시간 이내 2회 이상의 발작 등으로 정의되는 복합 열성경련이 이에 해당합니다. 이땐 정확한 진단이 필요합니다.

뇌전증 발작은 다양한 양상을 보일 수 있는데요. 흔히 잘 알려진 대발작의 경우 의식 없이 몸에 힘이 들어가 전신이 뻣뻣해지면서 규칙적으로 온몸을 떠는 증상을 보입니다. 소발작은 멍하게 의식 없이 서 있기도 합니다. 일부 발작은 갑자기 몸에 힘이 풀리면서 의식을 잃고 쓰러지기도 하죠.

소아 뇌전증은 큰 걱정과 달리 약물치료로 충분히 조절 가능한 질환입니다. 발작이 반복적으로 발생한다면 항경련제 복용을 통해 증상을 조절할 수 있습니다. 대체로 70~80% 이상은 1~2가지 약제를 사용해 일상생활을 무리 없이 할 수 있습니다. 3가지 이상 약제로 2년 이상 치료해도 잘 조절되지 않는 난치성 뇌전증은 경련과 발작 증상을 억제하기 위해 탄수화물 섭취를 제한하는 케톤 생성 식이요법을 고려해볼 수 있습니다.

상황에 따라선 미주신경자극술, 뇌전증 수술 등 수술적 요법도 이뤄집니다. 소아 뇌전증의 경우 이후 우울증이나 다른 심리적인 이상이 동반되는 경우가 많은데요. 치료 못지않게 환자의 심리 상태를 관찰하는 것도 중요합니다. 고혈압, 당뇨와 마찬가지로 증상을 잘 조절할 수 있다는 인식 개선이 필요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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