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창한 날씨가 이어지면서 자전거 타기를 즐기는 사람이 늘었다. 자전거는 대표적인 유산소 운동으로 꼽힌다. 지구력 향상과 심폐 기능을 높이는 데 도움을 준다. 하체 근력 강화, 다이어트 효과 등 건강상 이점도 많다. 남녀노소 누구나 어렵지 않게 즐길 수 있지만, 의외로 안전사고 위험이 높아 주의가 필요하다. 잘못된 자세로 무리하게 탈 경우 근골격계 부상을 당할 수 있다.
특히 자전거를 탈 땐 무릎과 어깨, 허리를 조심해야 한다. 스포츠안전재단이 2020년 발표한 ‘스포츠안전사고 실태조사 종합보고서’에 따르면, 지난 1년간 자전거를 탄 경험이 있는 응답자 중 75.1%가 무릎, 어깨, 허리 등에 부상을 입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생활스포츠 전반의 부상률(64.3%)보다 10% 이상 높은 수치다. 목동힘찬병원 정형외과 최경원 원장은 “자전거 라이딩 중에 충돌 같은 사고로 신체 외부에 충격을 받으면 타박상, 근육과 인대에 손상을 입는다”며 “초보자라면 자전거에 익숙해지도록 충분한 연습을 거친 뒤 본격적으로 라이딩을 해야 안전사고와 근골격계 부상을 막을 수 있다”고 강조했다.
자전거를 탈 땐 넘어져서 부상을 입는 일이 가장 흔하다. 또 사람과의 충돌을 피하려다 나무나 벽, 주변 시설과 부딪치는 경우가 많다. 이때 쇄골 골절 위험이 커진다. 넘어지거나 충돌할 때 어깨로 먼저 떨어지면 충격이 어깨에 고스란히 전달돼 쇄골이 골절될 수 있다. 쇄골 골절은 육안으로 어느 정도 진단이 가능하다. 골절 부위가 마치 덩어리가 생긴 것처럼 부어오르고 부러진 쇄골이 뾰족하게 피부를 뚫고 나오기도 한다. 쇄골이 골절되면 ‘뚝’ 소리가 나면서 목과 어깨 관절 사이가 붓고 눌렀을 때 심한 통증이 느껴진다. 간혹 신경이 마비되거나 혈액순환에 이상이 생길 수도 있다.
경미한 골절이라면 팔자 붕대를 이용해 어깨를 감싸고 골절 부위가 안정되도록 고정하는 보존적 치료를 시행한다. ▶골절된 절단면이 울퉁불퉁하거나 뼈 간격이 서로 벌어져 있는 경우 ▶뼛조각이 여러 개로 쪼개진 복합 골절일 경우 뼈를 원래대로 맞춰 고정하는 수술적 치료가 필요하다. 쇄골 골절 등 어깨에 발생하는 부상을 예방하기 위해서는 적당한 속도로 라이딩하는 것이 중요하다. 무리하게 속력을 높여선 안 된다. 과도한 동작이나 급격한 방향 전환은 삼간다. 코너 진입 전엔 속도를 미리 줄인다.
자전거를 장시간 타다 보면 무릎에 통증이 발생할 수 있다. 자전거를 타다 발생하는 무릎 통증은 안장 높이와 관련이 있다. 자전거 안장이 너무 낮거나 높아선 안 된다. 안장이 너무 낮은 경우 앞쪽 무릎에, 높은 경우 뒤쪽 무릎에 통증이 생길 수 있다. 특히 무릎의 바깥쪽과 옆쪽으로 통증이 느껴진다면 장경인대증후군이 생겼을 가능성이 높다.
장경인대는 골반부터 허벅지, 정강이의 상단을 이어주는 조직이다. 자전거를 너무 무리해서 타면 장경인대가 무릎의 바깥쪽 뼈와 계속 마찰돼 염증이 생겨 장경인대증후군이 나타날 수 있다. 안장 높이가 낮아 무릎이 과하게 구부러진 상태도 부적절하다. 이 자세로 페달을 장시간 밟다 보면 무릎에 부담이 가면서 통증이 발생한다. 지속할 경우 장경인대증후군이 생길 수 있다. 통증은 내리막길이나 계단을 내려갈 때 심해진다.
장경인대증후군은 대부분 진통소염제, 물리 치료, 도수 치료 등 보존적 치료로 호전된다. 과사용이 주요 원인이므로 충분한 휴식을 취하는 것이 우선이다. 예방을 위해서는 안장 높이를 자신의 체형에 맞춰 관절과 인대에 가는 부담을 줄여줘야 한다. 페달을 가장 낮은 위치에 두고 밟았을 때 무릎 굴곡이 25~30도 사이가 되는 안장 높이가 가장 적당하다. 또 운동 후엔 얼음찜질과 마사지로 무릎 주위 근육과 인대의 피로를 덜어주는 것이 좋다.
요통도 요주의 대상이다. 자전거를 탈 땐 허리 근육과 인대에 손상을 입기도 한다. 잘못된 자세나 다른 물체와의 충돌이 원인이다. 갑작스럽게 염좌가 생기면 심한 통증을 경험할 수밖에 없다. 허리는 물론 발을 떼는 것조차 힘들고 불편해 구부러진 자세를 취하게 된다. 특히 척추 질환을 앓고 있다면 더욱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 허리를 굽히고 장시간 라이딩을 하다 상태가 악화할 수 있다.
허리 통증을 예방하기 위해선 자전거를 타기 전 핸들과 안장의 높이를 확인해 봐야 한다. 안장과 핸들의 높이는 허리 각도가 15~30도 정도로 맞춰지는 게 적당하다. 무엇보다 고정된 자세를 피한다. 30분마다 자전거에서 내려 허리 스트레칭을 하는 것이 이롭다. 강북힘찬병원 신경외과 정기호 원장은 “평소 플랭크, 스쿼트 등 허리 근력을 강화하는 운동을 꾸준히 하고 울퉁불퉁하지 않은 평지에서 자전거를 타는 것이 바람직하다”며 “허리디스크 환자의 경우 허리 보호대를 착용하고 실내 자전거를 타는 것이 부상을 예방하는 데 도움을 준다”고 말했다.
신영경 기자 shin.youngkyung@joongang.co.kr
< 저작권자 © 중앙일보에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