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경부암 발생 부위별로 증상 다양…‘이것’ 있다면 정밀 검사 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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땡큐서울의원 이비인후과 성명훈 원장

두경부는 머리와 목 부위에서 눈과 뇌를 제외한 귀, 코, 구강, 구인두, 갑상샘, 침샘을 통칭하는 말이다. 두경부에는 사람이 숨을 쉬고 음식물을 섭취하며 말을 하는 중요한 기능을 담당하는 기관이 복잡하게 모여 있다. 그래서 이곳에 암이 발생하면 중요한 기능에 영향을 받고 치료 역시 매우 까다롭다. 단순히 환자의 생존만 고려하는 것이 아니라 신체 기능을 최대한 온전하게 보존해야 하는 문제가 생기기 때문이다.


게다가 두경부암은 발생 부위에 따라 증상이 매우 다르다. 이 중에는 평상시 누구나 한 번쯤 경험하는 흔한 증상도 섞여 있어 증상이 악화하기까지 방치되기 쉽다. 두경부암은 진단 시기가 늦어질수록 예후가 좋지 않으며 복잡한 기능을 수행하는 정상 조직이 치료 과정에서 어쩔 수 없이 훼손되면서 구조와 기능을 잃게 된다. 따라서 평소와 조금이라도 다른 증상이 몇 주 이상 지속한다면 즉시 병원을 방문해 검사를 받아야 한다.

두경부암은 발생 부위에 따라 구강암과 후두암, 인두암, 침샘암으로 구분할 수 있다. 가장 유병률이 높은 암은 구강암이다. 입속 점막이나 잇몸, 혀에 생기는 구강암은 흔히 ‘입이 헐었다’고 표현하는 구내염과 혼동하기 쉽다. 구내염은 입안 이곳저곳을 돌아다니며 발생하고 시간이 지나면 자연스럽게 개선되고 통증이 수반되는 경향을 보이는 반면 구강암은 구강 점막에 적백색 반점이 생겼지만 통증이 없고 시간이 지나도 사라지거나 다른 위치로 옮겨가지 않은 채 점점 커진다. 혹은 덩어리 같은 것이 형성돼 성장하기도 한다.

후두암은 숨을 쉬고 목소리를 내는 후두에 생긴 악성 종양이다. 갑자기 목소리가 쉬거나 갈라지며 이런 증상이 3주 이상 지속할 경우 후두암을 의심하고 확인해야 한다. 후두와 인두, 식도는 서로 인접해 있어 이들 부위에 암이 생기면 음식물을 삼킬 때 이물감이 들거나 사레가 들 수 있다. 종양이 커지면 호흡이 불편해지기도 한다.

침샘암은 귀밑, 턱밑 등 여러 부위에 위치한 침샘 중 하나에 악성 종양이 생긴 상태다. 갑자기 귀밑이나 턱밑, 입안에 멍울이 잡힌다면 통증이 없더라도 이비인후과를 방문해 검사를 받아보는 것이 좋다.

두경부암을 진단하기 위해선 주로 초음파 검사, 내시경 검사가 요구된다. 외부에서 관찰하기 어려운 부위에 암이 생기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대부분 내시경 검사가 필요하다. 이 부위 내시경 검사는 별다른 사전 준비 없이 외래 진료만으로도 신속하게 진행할 수 있어 두경부암 진단에 유용하다. 만일 이상 증세가 나타난 상황이라면 이미 암이 상당히 진행됐을 가능성이 높으므로 미루지 말고 즉시 병원을 찾아야 한다.

두경부암의 치료도 다른 암과 마찬가지로 수술을 통해 종양 제거가 가능한 경우라면 수술해 종양을 제거한다. 이 밖에 방사선 치료나 항암 화학요법 등 비수술 치료를 동원하기도 한다. 두경부는 주요 혈관과 신경, 생존과 생활에 많은 영향을 미치는 조직이 밀집해 있어 수술 난도가 높다. 치료를 통해 암을 완전히 제거하는 것뿐만 아니라 치료 후 정상적인 기능을 유지하고 외관상 문제도 최소화하는 방법을 선택해야 하므로 수술 자체가 매우 까다로운 편이다.

진단부터 치료, 재활과 재건에 이르는 모든 치료 과정이 상당히 긴 편이므로 처음부터 두경부암 진료 경험이 많은 전문의의 도움을 받아 허비하는 시간이 없도록 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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