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스크·근육통 오인 많은 강직성 척추염, 2040 남성 노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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척추뼈 구조적 손상 막는 치료 빨리 시작해야

강직성 척추염은 척추와 엉덩이뼈가 만나는 부위에 위치한 천장 관절에 생긴 만성 염증으로 척추 마디가 대나무처럼 일자로 굳는 자가면역 질환이다. 목·엉덩이·허리 등 다양한 부위 척추 관절 통증과 몸이 뻣뻣하게 굳는 강직감이 특징인 강직성 척추염은 유독 40세 이하 젊은 남성에서 발병률이 높다. 강남베드로병원 윤강준(신경외과 전문의) 대표원장은 “강직성 척추염은 진행은 느리지만 지속해서 악화하면 허리가 대나무처럼 굳어버리는 ‘대나무 척추’ 증상으로까지 진행한다”고 말한다. ‘세계 강직성척추염의 날’(매년 5월 첫 번째 토요일)을 계기로 강직성 척추염에 대해 알아봤다.

강직성 척추염은 사회 활동이 활발한 20~40대 남성에서 주로 발병하는 전신 진행성 염증 질환이다. 척추나 힘줄, 인대 등 뼈에 부착하는 부착부 염증으로 허리가 뻣뻣해지면서 통증을 호소한다. 문제는 질환 자체가 잘 알려지지 않아 디스크나 근육통 등 다른 증상으로 오인해 조기 진단을 놓칠 위험이 크다는 점이다.


강직성 척추염의 명확한 원인은 아직 밝혀지지 않았으나 의학계에서는 유전적 요인에 따른 자가면역 질환의 일종으로 본다. 백혈구 항원 중 하나인 HLA-B27 유전자를 보유한 경우 발병 가능성이 상대적으로 높아지는 것으로 알려진다. 윤 대표원장은 “HLA-B27 유전자를 보유한 모든 사람이 강직성 척추염을 겪는 것은 아니지만 강직성 척추염 환자의 90%는 해당 유전자를 가지고 있다”며 “즉 가족력이 나타나는 질환 중 하나라고 볼 수 있다”고 말했다.

강직성 척추염은 근골격계 질환보단 전신 질환에 가깝다. 증상이 척추에 국한되지 않고 관절이나 다양한 장기에서 나타난다. 대표적인 증상 중 하나는 뻣뻣한 허리 통증이지만 양상이 여타 척추 질환과 다르다. 강직성 척추염은 쉬거나 잘 때 악화하고 활동이나 운동 시 통증이 호전되는 특징이 있다. 무릎, 발목, 발가락의 말초 관절염, 아킬레스 건염, 어깨 힘줄염, 건선을 함께 겪는 경우도 흔하다. 염증성 장염, 포도막염, 콩팥 기능 저하 증상도 생길 수 있다. 

강직성 척추염은 그대로 방치하면 뼈가 통째로 붙어 굳어버릴 위험이 커진다. 척추 내 염증 조직이 뼈로 대체되는 동시에 연골 내 골화로 뼈인대골극이 자라나는 일련의 과정이 진행되고, 척추뼈가 한데 붙은 대나무 척추로 바뀌게 된다. 이렇듯 척추 변형이 일어나면 작은 충격에도 골절이 일어날 위험이 커지고 심혈관 질환, 위장관 및 신장 질환 등 합병증 발생 위험이 높아진다.

관절염, 건선, 눈 통증 함께 겪을 수도
강직성 척추염은 조기에 진단받아 적절한 치료를 꾸준히 이어가면 무리 없는 일상생활이 가능하다. 윤 대표원장은 “허리 통증이 3개월 이상 이어지거나 아침 기상 시 뻣뻣하게 굳는 듯한 느낌, 허리 통증 외 다양한 증상이 동반되는 경우 즉시 전문의를 찾아 진단을 받는 것이 좋다”고 설명했다. 강직성 척추염은 진단이 빠르면 빠를수록 치료 예후가 좋아 삶의 질을 높일 수 있다.

강직성 척추염은 신체 진찰 및 영상 검사, 혈액 검사를 통해 진단한다. 신체 진찰은 ‘쇼버 검사’, ‘흉곽 팽창능 검사’, 후두에서 벽의 거리 측정 등으로 진행하는데 이때 환자는 전반적으로 움직임이 유연하지 않는 경향을 보인다. 이에 더해 X선, MRI(자기공명영상) 촬영을 통한 척추 관찰, 유전자 및 염증 수치, 류머티즘 인자를 확인하는 혈액 검사를 진행한다.

일단 강직성 척추염으로 진단 받으면 통증과 강직을 줄이고 관리하는 방향으로 치료를 진행한다. 우선 통증을 줄이고 운동성을 높이기 위해 소염진통제를 장기간 복용하는 동시에 운동요법을 함께 진행한다. 스트레칭, 유산소 운동, 근력 운동은 물론이고 척추 운동을 꾸준히 진행함으로써 관절을 유연하고 안정적으로 유지하는 것이 중요하다. 이 방법이 통하지 않으면 척추 변형을 막기 위해 TNF 차단제(종양괴사인자억제제), IL-17 차단제(인터루킨 억제제) 등 생물학적 제제를 활용한다.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꾸준한 치료와 추적 관리다. 윤 대표원장은 “강직성 척추염은 꾸준히 지속하는 질환이기 때문에 방치하거나 임의로 치료를 멈추면 강직도가 가속화할 위험이 있다”며 “의심 증상이 있을 경우 병원을 찾아 전문의와 상담을 진행해 보는 것을 권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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