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녀 안색 창백하고 멍 쉽게 들면 백혈병일 수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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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단 위한 골수 검사 필수, 초기에 응급 상황 많아

소아·청소년에게 가장 흔하게 발생하는 암은 백혈병이다. 2020년 기준 372명이 백혈병으로 새롭게 진단받았고 그중 9세 이하가 193명, 10~19세가 179명이었다. 소아·청소년 백혈병은 대부분 급성으로 나타나며 증상이 발생했을 때 신속한 대처와 치료가 필요하다. 서울대병원 소아청소년과 홍경택 교수와 구체적인 증상과 치료법을 살펴봤다.
 

성인 암과 달리 대부분 원인 불명확

백혈병 세포는 대부분 혈액이 만들어지는 골수에서 기인한다. 세포 내 유전 물질인 DNA의 돌연변이나 염색체 구조·수 이상 등으로 혈액세포의 정상 분화 과정에 이상이 생기고 비정상적인 세포 증식이 이뤄져 정상 혈액세포가 암세포로 전환됐다고 보면 된다.

성인 암이 담배나 식습관 같은 환경적 요소에 영향을 많이 받는 것과 달리 소아·청소년 암은 원인이 불명확하고 발병 예측이 어렵다. 홍 교수는 "암이 더 쉽게 발생할 수 있는 유전적 소인이 약 10%에서 밝혀지고 있고 이온화 방사선이나 벤젠, 중금속 같은 화학약품이 백혈병 발병에 중요한 역할을 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며 "그러나 이것만으로는 소아·청소년 암 발병을 충분히 설명할 수 없다"고 설명했다.

백혈병 세포는 조절되지 않고 끝없이 증식해 정상 혈액세포가 자라날 골수 공간을 차치한다. 이로 인해 정상 혈액 기능이 감소해 창백한 안색이 나타나고 쉽게 멍이 드는가 하면 운동 능력 감소, 코피 등 출혈, 면역 기능 저하 등이 나타날 수도 있다.


또한 증식된 백혈병 세포가 뇌·척수 같은 중추신경계와 간, 비장, 림프샘, 고환 등에 침범해 관련 증상을 일으키기도 한다. 일례로 백혈병 세포가 중추신경계를 침범할 경우 드물게 뇌압 상승으로 인한 두통이 나타날 수 있다. 이 외에 다리, 허리 통증이 생겨 정형외과적 질환이나 류머티스성 질환으로 종종 오인되기도 한다.  
 
골반에서 골수 채취해 검사

소아·청소년 백혈병 진단에는 성인 백혈병과 마찬가지로 골수 검사가 필수적이다. 골수는 딱딱한 뼈 안에 위치한 조직으로 조혈 작용을 하는 골수가 많은 부위는 두개골, 척추뼈, 갈비뼈, 골반 등이다. 이 중 골수를 채취하기에 가장 안전한 부위는 골반이다.


성인은 주로 엎드린 자세에서 뒤쪽 골반으로 검사를 진행하지만, 소아 환자는 진정제 사용과 관련해 호흡 문제가 생기지 않는지 모니터링하려 똑바로 누운 상태에서 앞쪽 골반을 이용해 골수를 채취하기도 한다. 골수 검사는 골반 성장에 크게 영향을 미치지 않고 통증도 비교적 수일 내 회복된다.  
 
재발 우려…치료 후에도 정기 관찰해야

소아·청소년 백혈병은 암세포가 혈액을 따라 퍼지는 전신 질환이기 때문에 수술로 제거하는 고형암과는 치료 접근 방식이 다르다. 게다가 초기 응급 상황이 많아 발견과 동시에 신속히 치료해야 한다.  


주된 치료법은 항암제를 투여하는 항암 화학요법이다. 구체적인 치료법은 유형에 따라 조금씩 달라진다. 소아·청소년 백혈병은 발생한 혈액세포의 기원에 따라 급성 림프모구(림프구성) 백혈병과 급성 골수성 백혈병으로 나뉘는데, 소아·청소년 백혈병의 70~80%는 급성 림프구성 백혈병이다.

급성 림프구성 백혈병은 초기 6~10개월 정도의 집중 치료 후 높지 않은 강도로 유지 치료를 진행한다. 다만 백혈병 특성이 나쁘거나 초기 치료 반응이 좋지 않아 예후가 나쁠 것으로 판단된다면 약물을 더 강하게 쓰거나 흔히 골수 이식이라 하는 조혈모세포이식을 통해 치료하게 된다.

반면 급성 골수성 백혈병이라면 골수 억제 능력이 더 높은 보다 강력한 약제를 단기간 집중적으로 써서 치료한다. 이 역시 예후가 불량할 것으로 예상되면 궁극적으로 조혈모세포이식이 필요할 수 있다. 보통 급성 림프구성 백혈병보다 조혈모세포이식을 시행하는 사례가 더 많다. 홍 교수는 "최근 완치율을 보면 급성 림프구성 백혈병은 85% 이상, 급성 골수성 백혈병은 60% 이상"이라고 설명했다.

치료를 마친 뒤에도 정기적인 진찰과 혈액 검사는 필요하다. 소아·청소년 백혈병은 약 15%에서 치료 중 또는 후에 재발할 수 있어서다. 주로 골수로 재발하며 중추신경계 혹은 고환으로 재발하기도 한다. 따라서 주기적으로 검사를 받고 치료로 인한 합병증 발생 여부도 주의 깊게 관찰할 필요가 있다.

아울러 소아·청소년 백혈병 환자는 식생활에도 신경 써야 한다. 특히 급성 림프구성 백혈병 환자의 경우 스테로이드 사용으로 비만이 생길 수 있어 관리가 필요하다. 집중 치료기에는 식욕이 감소하고 구역감, 구내염 등이 있을 수 있으나 조금씩이라도 밥을 나눠서 자주 먹는 게 영양 상태 유지에 도움된다. 충분한 수분 섭취와 걷기 등의 운동을 통해 근육을 유지하는 일도 중요하다.  

홍 교수는 "치료 과정이 쉽지는 않지만, 아이들의 성장·발달에 미치는 영향을 최소화하고 보다 더 건강하게 완치하도록 돕는 노력을 지속하고 있다"며 "부모님도 희망의 끈을 절대 놓지 말고 아이들 옆에서 항상 긍정의 에너지를 주면서 의료진과 힘든 싸움을 이겨내길 바란다"고 조언했다.
하지수 기자 ha.jisu@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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