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아·청소년에게 흔히 나타나는 틱장애는 특별한 원인 없이 이상 행동이나 소리를 빠르게 반복하는 신경 발달 장애다. 틱장애를 앓으면 눈을 깜빡거리거나 얼굴을 찡그리고 어깨를 들썩거린다. 킁킁거리기, 헛기침 하기, 코웃음 치기 등도 틱장애의 대표적인 증상이다. 이러한 틱장애의 국내 발생률이 10여 년 새 2배 이상 늘었다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 특히 성인에서의 발생률이 크게 상승한 것으로 파악됐다.
서울대병원 정신건강의학과 홍순범 교수(김수진 임상 강사), 의생명연구원 김미숙 연구 교수 연구팀은 국민건강보험공단 보건의료 데이터베이스를 바탕으로 틱장애의 발생률을 분석한 결과를 15일 발표했다. 연구팀은 2003~2020년 틱장애로 새롭게 진단받은 23만5849명을 소아·청소년(0~19세)과 성인(20세 이상)으로 구분해 내용을 살폈다.
그 결과 전체 인구 10만명당 틱장애 발생률은 2003년 17.5명에서 2020년 40명으로 2배 이상 증가했다. 발생률의 증가 폭은 전반적으로 소아·청소년이 성인보다 컸다. 다만 비교적 최근인 2015년부터 2020년까지는 성인에서의 틱장애 발생률이 더 많이 증가했다. 2015~2020년 소아·청소년의 틱장애 발생률은 1.5배 늘었으나 성인은 약 3배로 증가 폭이 더 컸다. 결과적으로 2020년 전체 틱장애 환자 10명 중 4명(41.8%)은 성인으로 집계됐다.
연구팀은 틱장애 발생률 증가의 원인으로 다양한 가능성을 내놨다. 드라마 등 미디어를 통해 일반 대중들에게 관련 질환이 자주 노출되고 이에 따라 정신과 내원, 신규 진단 건수가 늘어난 것도 한 가지 요인일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번에 연구팀은 소아·청소년과 성인의 틱장애 진단 1년 전 '정신과적 기저질환' 발생률도 비교했다. 소아·청소년 환자는 10명 중 2명 이상(약 26%)이 주의력결핍과잉행동장애인 ADHD를 동반하고 있었다. 성인 환자는 10명 중 4명 이상(약 43%)이 우울증 또는 불안 장애를 동반한 것으로 나타났다. 약물 순응도 등에서도 두 연령군은 유의한 차이를 보였다.
홍 교수는 "틱장애는 주로 소아정신과 영역에서 주목하는 질환이었으나 최근 신규 틱장애 환자의 상당 부분이 성인인 것으로 확인됐다"며 "연령에 따라 틱장애의 특성과 치료 방법이 다를 수 있어 일반 정신과 영역에서 '성인 틱장애'에 대한 인식을 확대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국민정신 건강 증진을 위해서는 적극적인 틱장애 검사와 치료 방향을 수립하고 관련 교육이 확대될 수 있도록 사회적·제도적 노력이 뒷받침돼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번 연구결과는 최근 국제학술지 '정신의학 연구'(Psychiatry Research)에 게재됐다.
하지수 기자 ha.jisu@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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