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해 단골 목표인 '건강 관리'를 실천하려면 꾸준한 검진은 필수다. 올해는 2024년 짝수 해로 짝수 해에 태어난 사람이 국가검진 대상자다. 국가검진에서는 나이와 성별에 맞춘 검사를 진행하나 기본적인 항목 외에도 신경 쓸 부분이 있다. 바로 뱃속 깊은 곳에 숨겨진 장기, 췌장과 관련한 검사다.
췌장은 배 안쪽, 위장 뒤쪽에 위치한 15cm 정도의 가늘고 긴 장기다. 십이지장으로 소화액인 췌장 액을 내보내고 우리가 익히 아는 인슐린 등의 호르몬을 혈관으로 분비하는 기능을 한다.
이러한 췌장에 생긴 암을 췌장암이라 하는데 대한종양외과학회에 따르면 췌장암은 우리나라 암 발생 순위 8위, 사망률 5위를 차지한다. 그간 우리나라에서는 발병률이 그리 높지 않았으나 최근 서구화된 식습관 등으로 환자 수가 인구 10만 명당 10명 이상으로 꾸준히 늘고 있다. 이대서울병원 민석기 암센터장(외과)은 "아직 명확하게 밝혀지진 않았지만 흡연, 음주, 고지방 식이, 비만, 당뇨병 등이 췌장암 발병 위험도를 높이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고 했다.
췌장암은 재발 확률이 높고 쉽게 전이되나 초기 증상이 뚜렷하지 않아 조기 발견이 어렵다. 만약 50세 이상 중장년층 가운데 이유 없이 급격하게 살이 빠지고 알 수 없는 복부 또는 등 통증, 약물치료에도 지속하는 소화불량을 호소하는 이들이 있다면 췌장암을 의심하고 병원을 찾아야 한다. 또 가족 중 췌장염·췌장암 환자가 있거나 과거 실시한 건강검진에서 췌장염 혹은 췌장 낭종을 발견했을 때도 꾸준한 관리가 필요하다.
췌장암으로 진단되면 암 절제를 위한 수술을 해야 한다. 그러나 수술이 불가능한 경우가 많아 환자 중 20~30%만이 수술을 하는 실정이다. 절제가 불가능한 췌장암 환자의 평균 생존 기간은 6개월밖에 되지 않는다. 민 센터장은 "췌장암 치료에 있어 가장 중요한 건 조기 발견과 빠른 수술"이라면서 "평소 췌장암 위험 인자를 많이 가졌거나 의심 증상이 조금이라도 있다면 건강검진 시 본인 부담 비용이 추가되더라도 복부 초음파나 컴퓨터단층촬영(CT) 등의 영상 검사를 받는 게 좋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만약 초음파 검사에서 의심 소견이 있거나 췌장암 고위험군일 경우 복부 CT 검사를 받길 권한다"고 했다.
하지수 기자 ha.jisu@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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