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상 관리 중요한 중증 천식, 생물학적 제제로 전신 스테로이드 사용량 줄여야

인쇄

[닥터스 픽] 〈103〉 중증 천식 치료

아플 땐 누구나 막막합니다. 어느 병원, 어느 진료과를 찾아가야 하는지, 치료 기간은 얼마나 걸리는지, 어떤 치료법이 좋은지 등을 끊임없이 고민합니다. 아파서 병원에 갔을 뿐인데 이런저런 치료법을 소개하며 당장 치료가 필요하다는 말에 당황스러울 때도 있습니다. 주변 지인의 말을 들어도 결정하기는 쉽지 않습니다. 이럴 때 알아두면 쓸모 있는 의학 상식과 각 분야 전문 의료진의 진심 어린 조언을 소개합니다. <편집자주>

Q. 천식으로 10년째 치료 중인 50대 여성입니다. 숨을 편안하게 쉬지 못한다는 게 이렇게 힘든 일인지 미처 몰랐습니다. 저는 기침이 유독 심합니다. 세 종류의 성분이 포함된 흡입제를 투약하고 경구 스테로이드까지 복용하지만 증상 관리가 잘 안돼 하루종일 발작적으로 기침을 하기도 합니다. 날이 추울 땐 기침, 호흡곤란과 같은 천식 증상이 갑자기 심해져 병원 응급실에 실려간 적도 있습니다. 증상 조절이 잘 안되다 보니 병원에선 생물학적 제제 투약을 권하는데 4주마다 한 번씩 주사 치료를 받아야 한다고 합니다. 매번 병원을 찾는 것이 힘들고 약값도 많이 부담스러운데 그냥 스테로이드약을 더 많이 먹으면 안되는 걸까요.

순천향대 부천병원 호흡기알레르기내과 장안수 교수의 조언

경구용 전신 스테로이드를 투약하고 생물학적 제제 투약을 권고하는 것으로 봐서는 기침·가래 등 천식 증상 관리가 까다로운 중증 천식(severe asthma)으로 추측됩니다. 만성 호흡기 질환인 천식은 기침 등 호흡기 증상이 좋아졌다 나빠지길 반복하는 진행성 질환입니다. 그럭저럭 지낼만하다며 약물치료에 소홀하면 폐 기능이 계속 나빠지면서 중증 천식으로 이행합니다. 처음엔 가볍게 콜록거리는 정도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반복된 기침으로 기관지 점막이 예민해져 발작적으로 기침하게 됩니다. 

천식 치료에서 가장 중요한 원칙은 지속적인 증상 관리입니다. 천식은 완치되지 않고 평생 안고 가야 하는 만성질환입니다. 기억해야 할 점은 꾸준히 치료하면 증상을 충분히 조절 가능하다는 사실입니다. 그래서 기침, 호흡곤란, 가슴 답답함, 쌕쌕거림(천명) 같은 호흡기 증상이 없더라도 기도 염증을 조절하는 약물치료가 필요합니다. 어느 날은 기관지 자극에 예민하게 반응해 발작적으로 기침하지만 어떤 때는 아무런 증상도 없습니다. 임상적 증상 변동이 없어 다 나은 것처럼 보여도 천식으로 인한 기도 염증은 항상 존재합니다. 

그런데 천식 증상이 없다고 약 복용 등 치료에 소홀하면 만성적 염증으로 숨길인 기도의 해부학적 구조가 비가역적 상태로 변하면서 중증 천식으로 악화합니다. 한 번에 숨을 들이마시고 내뱉는 폐활량이 줄면서 폐 기능도 약해집니다. 돌발적으로 숨쉬기가 힘들어지고 호흡기 증상이 심해지는 천식 발작 빈도가 늘어나는 식입니다. 천식 발작 빈도가 늘면 천식 중증도가 높아져 사망 위험이 커집니다. 천식 증상 조절을 위한 꾸준한 약물치료를 강조하는 이유입니다. 


다만 경구용 전신 스테로이드(OCS)로 천식 증상을 관리하려고 하는 행동은 피해야 합니다. 질문자가 복용 중인 경구용 전신 스테로이드(OCS)는 생명을 위협하는 천식 발작을 빠르게 완화해 증상 관리에 중요한 약이지만, 장기간 복용하는 건 주의가 필요합니다. 

경구용 전신 스테로이드는 투약 기간이 길어질수록 부작용 위험이 커집니다. 고혈압, 골다공증, 백내장, 녹내장, 근력 약화 등 다양한 합병증 위험에 노출될 수 있습니다. 중증 천식으로 경구용 전신 스테로이드 치료에 의존성을 보인 천식 환자는 그렇지 않은 환자보다 천식 발작 빈도가 높고 갑자기 숨을 쉬지 못하는 호흡곤란 증상으로 응급실을 찾아 입원 치료를 받는 비율이 2~3배 높다는 연구결과도 있습니다. 이런 이유로 경구용 전신 스테로이드에 대한 의존도를 낮추는 치료가 중요해지고 있는 추세입니다. 생물학적 제제 투약을 권하는 것도 이 때문입니다. 각각의 중증 천식 환자에게 맞는 생물학적 제제로 치료하면 분명한 증상 개선 효과를 기대할 수 있습니다. 

특히 국내에서는 지난해 말부터 중증 천식 중 하나인 중증 호중구성 천식에 쓰이는 일부 생물학적 제제(누칼라·싱케어)가 건강보험 급여로 지원됩니다. 항 IL-5물질로 호산구 증식을 억제하는 기전으로 중증 호산구성 천식을 치료하는 누칼라는 사용 1년 후 연간 천식 악화율이 69%나 감소했습니다. 또 경구용 전신 스테로이드 복용량의 중간값이 75%나 줄었습니다. 특히 누칼라 투약군의 43%는 경구용 전신 스테로이드 투약을 완전히 중단했습니다. 중증 천식 치료에 생물학적 제제를 활용하면 경구 스테로이드 의존도를 낮춰주면서 천식 증상을 더 잘 관리해 천식 악화를 줄여준다는 의미입니다. 

이 외에도 천식 증상 악화를 막는 습관을 생활화하는 것도 필요합니다. 먼저 천식 증상이 나빠지지 않도록 매년 독감 예방접종을 받는 것이 좋습니다. 감기 등 호흡기 질환으로 폐 기능이 더 나빠지는 것을 막아줍니다. 또 꽃가루·미세먼지가 심할 땐 외출을 자제하고 실내에서도 먼지가 많이 쌓이는 카펫은 치우고 집먼지진드기 등을 없애기 위해 침구류를 자주 세탁해야 합니다.

정리= 권선미 기자 kwon.sunmi@joongang.co.kr

※ 진료받을 때 묻지 못했던 궁금한 점이 있으면 메일(kwon.sunmi@joongang.co.kr)로 보내주세요. 주제로 채택해 '닥터스 픽'에서 다루겠습니다.


 

< 저작권자 © 중앙일보에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