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뮬레이션 통해 정교하게 계획
불필요한 뼈 절삭·오차 없이 수술
퇴행성 관절염은 대표적인 노년 질환이다. 나이가 들수록 무릎관절도 퇴화한다. 초·중기 단계라면 운동이나 보존적 치료로 증상 호전을 기대할 수 있다. 하지만 연골이 거의 닳아 없어진 말기엔 치료 선택의 폭이 넓지 않다. 이때는 ‘인공관절 수술’이 최후의 대안으로 꼽힌다. 최근엔 인공관절 수술에 로봇을 적용하는 사례가 늘면서 수술의 정확도와 치료 효과가 높아졌다. 특히 서울 강동구에 위치한 사랑플러스병원은 로봇 인공관절 분야의 치료 전문성이 높은 의료기관으로 명성이 높다. 지난 20년간 ‘환자 최우선’을 핵심 가치로 삼으며 개인 맞춤형 인공관절 수술을 주도하고 환자의 온전한 일상 복귀를 추구해 왔다.
인공관절 수술은 정확도가 생명이다. ㎜ 단위의 미세한 조절에 수술의 성패가 결정된다. 인공관절의 위치나 각도가 조금만 어긋나도 환자는 걷거나 앉을 때 불편함을 느낀다. 아무리 숙련된 의사라도 ㎜ 단위까지 정확하게 뼈를 깎아낼 순 없다. 하지만 로봇은 다르다. 정밀한 수술이 가능해 불필요한 뼈 절삭과 오차를 줄여준다.
합병증 위험 낮아 고령 환자도 적용
로봇 인공관절 수술 순서는 이렇다. 먼저 CT(컴퓨터단층촬영) 후 환자의 뼈 모양과 방향, 각도 등을 스캔해 3D 입체 영상으로 구현한다. 환자 데이터를 컴퓨터에 저장한 다음 시뮬레이션을 통해 절삭 및 인공관절 삽입 위치 등을 계획한다. 이어 수술 로봇이 데이터를 기반으로 한 계획에 따라 정밀하게 뼈를 절삭한다.
사랑플러스병원은 3세대 무릎 인공관절 로봇으로 초정밀 퇴행성 관절염 치료를 선도한다. 국희균 병원장은 “로봇 인공관절 수술은 수술 도중 출혈과 감염 등으로 합병증이 생길 위험이 낮아 체력이 약한 고령층에도 적용할 수 있다”며 “환자의 상태를 종합적으로 고려해 치료 만족도를 끌어올리고 있다”고 강조했다.
사랑플러스병원의 치료 전문성이 높은 데는 그만한 이유가 있다. 첫째는 우수한 진료 역량이다. 국 병원장은 로봇 인공관절 수술 분야의 ‘퍼스트 무버(First mover)’다. 1세대부터 3세대까지 20여 년간 다양한 로봇을 활용한 인공관절 수술을 집도하며 전문성을 쌓았다. 인공관절 수술만 1만 건 이상의 경험을 보유한 베테랑이다. 사랑플러스병원엔 2016년 로봇 인공관절 수술이 도입됐다. 이제는 러시아·몽골 등 해외에서도 국내 로봇 인공관절 술기를 배우기 위해 사랑플러스병원을 찾는다. 국 병원장은 “2017년 로봇 인공관절 수술 트레이닝센터로 지정돼 매년 국내외 의료진에게 수술법을 전수하고 있다”며 “로봇 인공관절 수술에 대한 관심이 커지면서 의료진의 교육 요청도 늘고 있다”고 강조했다.
협진 강화해 통합 치료 시스템 구축
둘째는 유기적인 협진 체계다. 사랑플러스병원은 일찌감치 대학병원에 버금가는 협진 시스템을 구축했다. 환자의 치료 만족도를 높이기 위해서다. 내과와 뇌 신경, 재활, 검진, 국제 진료까지 다양한 분야를 아우른다. 매주 모든 진료과목 전문의가 모여 다학제 회의에 참여한다. 세부 전문성을 토대로 환자 상태에 맞는 특화 진료를 이어가는 게 목표다. 2021년엔 병원 신관에 최신 설비 시설을 갖춘 건강증진센터를 개소하기도 했다. 사랑플러스병원은 현재 8개의 전문센터를 운영 중이다. 국 병원장은 “환자 중심 병원으로 거듭나기 위해선 의료진 간 활발한 협진과 소통이 필수적”이라며 “환자의 치료 예후를 개선하고 지역사회 의료 발전에 기여하려면 우리의 강점인 관절·척추 질환 치료는 물론 내과, 뇌 신경 등 중증 질환 환자까지 치료할 수 있어야 한다”고 했다.
마지막은 통합 치료 프로세스다. 사랑플러스병원의 치료 프로토콜은 철저히 환자 중심으로 이뤄져 있다. 핵심은 온전한 회복이다. 환자는 수술 후 통증 없이 일상을 회복할 수 있어야 한다. 특히 인공관절 수술은 그 이후가 더 중요하다. 재활에 소홀하면 무릎이 다시 뻣뻣해진다. 사랑플러스병원은 치료 이후 재활까지 통합적인 관점에서 환자를 관리한다. 환자 맞춤형 재활치료에 집중하고 있다. 보행 훈련과 근력 테스트를 포함해 수술 이후엔 근육과 인대를 맞춰주는 워킹 교육을 실시한다. 국 병원장은 “이외에도 척추·내과센터의 연계를 강화하면서 자체적으로 ‘자율신경계 조절 검사’를 실시한다”며 “신경과·내과 의료진의 협진으로 관절 건강을 위한 말초 혈관 관리와 장 검사 등을 통해 환자의 전신 회복을 돕고 있다”고 말했다.
인터뷰-국희균 사랑플러스병원 병원장
국희균(사진) 사랑플러스병원 병원장은 로봇 인공관절 수술 분야의 대가로 손꼽힌다. 로봇 수술에 대한 인식이 낮았던 2003년부터 로봇 인공관절 수술을 접하며 치료 수준을 높이는 데 기여했다. 국 병원장은 “로봇 인공관절 수술을 적극적으로 시행하는 이유는 환자에게 보다 나은 치료를 제공하려는 의사의 도리 때문”이라고 강조했다.
Q. 로봇 인공관절 수술이 갖는 강점은 뭔가.
A. “로봇 인공관절 수술은 일정한 패턴으로 정교하고 세밀하게 수술할 수 있다. 말기 퇴행성 관절염으로 무릎 변형이 심할수록 정밀한 수술이 필요하다. 로봇 인공관절 수술은 수술 시 오차 범위가 0~1㎜ 미만이다. 로봇은 의료진의 경험과 판단을 최대한 활용할 수 있도록 돕는다. 어떤 부위와 각도로 접근하는 게 좋은지 여러 번 시뮬레이션한다. 정밀한 뼈 절삭으로 불필요한 손상을 줄여준다.”
Q. 환자들의 만족도는 어떤가.
A. “로봇 인공관절 수술은 이후 일상 복귀도 빠르다. 수술 시간이 짧은 만큼 수술 중 출혈·감염 등으로 합병증이 생길 위험을 줄여준다. 통증이 적고 회복 속도가 빨라 재활 기간을 단축할 수 있다는 점이 환자의 입장에서 가장 큰 장점으로 꼽힌다. 로봇 인공관절 수술을 받은 환자는 기존 인공관절 수술을 받은 환자보다 치료에 대한 만족도가 높다.”
Q. 통합 치료를 강조하고 있다.
A. “인공관절 수술 환자는 무릎만 고친다고 해서 건강 회복을 기대하긴 어렵다. 무릎과 척추를 포함해 염증이 퍼져 온몸이 망가져 있는 상태다. 우울증과 같은 정신적인 문제까지 얽혀 있을 수 있다. 사랑플러스병원이 통합 치료를 나서는 이유다. 자동차를 만든 사람은 차가 고장 나더라도 수리까지 담당하진 않는다. 모든 부품이 똑같기 때문이다. 하지만 인간은 다르다. 수술한 의사가 환자를 끝까지 책임져야 한다. 수술만 했다고 끝이 아니라 재활과 회복까지 성심성의껏 환자를 관리할 수 있어야 한다.”
Q. 사회공헌 활동도 활발히 진행하고 있다고 들었다.
A. “그렇다. 의료 나눔을 적극적으로 실천하기 위해 2014년 ‘더 러브 브릿지’라는 NGO 단체를 설립했다. 이 단체를 통해 의료봉사 사업과 의약품 지원 사업, 보건소 지원 사업, 의료비 지원 사업, 예방 교육 사업, 해외 현지 단체 후원사업 등을 활발하게 진행하고 있다.”
Q. 앞으로 계획이 궁금하다.
A. “사랑플러스병원이 지금처럼 환자를 최우선으로 생각하는 병원으로 남고 싶다. 환자의 온전한 회복을 도우면서 지역사회의 자랑인 병원이 되는 것이 궁극적인 목표다. 오랫동안 환자들이 자신을 믿고 맡길 수 있는 병원으로 여겼으면 좋겠다. 또한 2차 병원으로서 대학병원과 협력해 환자의 입원과 재활을 지금보다 적극적으로 도울 수 있도록 노력할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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