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궁근종 절제 후에도 문제 없이 임신할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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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럴 땐 이 병원] 〈86〉환자 상태 고려해 치료 계획 세우는 곳

◆환자·보호자는 질병 앞에서 늘 선택의 기로에 놓입니다. 적절한 진료과와 병원, 치료법을 결정해야 할 때 그저 막막하기만 합니다. 신뢰할 수 있는 의료진이 있고 체계적인 치료 시스템을 갖춘 병원에 가길 원하지만, 선별해내기가 쉽지 않죠. ‘이럴 땐 이 병원’은 이런 이들을 위한 길잡이 역할을 하려고 합니다. 환자·보호자 사례에 맞춰 최적의 의료서비스를 받는 데 도움 되는 핵심 정보를 제공합니다.

환자의 궁금증

30대 초반 직장인 여성입니다. 최근 산부인과에서 초음파 검진을 하다 우연히 자궁에 있는 혹을 발견했는데요, 자궁근종을 진단받긴 했지만 아직은 특별한 증상이 없어 따로 치료가 필요한 상황은 아니라고 했습니다. 근데 나중에 치료를 해야 할 때 임신에 영향을 미치진 않을지 걱정입니다. 상태가 나빠져 수술적 치료를 받더라도 큰 문제 없이 임신과 출산을 할 수 있을까요.   
 

의사의 한 마디
: 강동경희대병원 산부인과 정영신 교수

자궁근종은 여성 생식기에 생기는 가장 흔한 양성종양입니다. 자궁에 생기는 혹으로 암은 아니지만, 마냥 방치해서도 안 되죠. 대부분 가임기 여성에서 나타나 임신에 영향을 끼칠 수 있기 때문이에요. 근종은 자궁의 평활근에서 발생합니다. 현미경으로만 볼 수 있는 작은 크기부터 육안으로도 보이는 커다란 거대 종양까지 매우 다양합니다.


근종의 발생 원인은 정확히 밝혀진 게 없습니다. 대부분 가임 연령에 발생해 임신 중 커지고 폐경 이후 작아지는 것으로 알려졌어요. 근종이 있어도 아무런 증상이 나타나지 않는 사례가 많고 약 20~50% 정도에서만 증상이 발현됩니다. 산부인과 검진 중 초음파 검사를 통해 우연히 발견하는 경우가 많아요.

근종이 커지면 나타날 수 있는 증상으로는 월경과다로 인한 빈혈, 생리통, 골반통, 하복통와 같은 통증과 이상 출혈 등이 있습니다. 간혹 하복부에 압박을 느끼거나 자궁이 방광을 눌러 소변이 자주 마려운 배뇨장애를 초래하기도 합니다. 자궁근종을 진단받았다고 해서 바로 수술하진 않습니다. 환자의 나이, 폐경 여부 등에 따라 치료법은 약물치료와 수술 치료로 나뉩니다. 증상이 없는 근종은 특별한 치료 없이 경과 관찰해 관리합니다.

수술적 치료를 고려하는 경우는 근종이 갑자기 커지거나 통증이 발생할 때입니다. 자궁근종의 육종성 변화나 2차 변성이 의심될 수 있기 때문이죠. 수술은 크게 자궁근종절제술과 자궁적출술로 구분합니다. 자궁근종절제술은 생식 능력을 유지해야 하는 환자와 자궁 보존을 원하는 환자에게 주로 시술합니다. 수술 후 임신이 가능하지만, 자궁벽이 약해져 출산 시 제왕절개수술을 시행해야 할 수 있습니다. 근종이 다시 생길 수도 있고요.

자궁적출술은 임신을 원하지 않는 경우나 근종이 다발성일 때 시행합니다. 연령과 난소 상태에 따라 다르지만, 특이사항이 없는 한 난소는 남겨둡니다. ▶자궁의 크기가 임신 12주 크기 이상으로 커져 있을 때 ▶월경과다를 동반한 커다란 점막 하 근종이 있을 때 ▶방광 및 직장의 압박 증상이 있을 때 ▶다른 골반 질환을 동반하거나 근종이 급속히 커질 때 ▶인대 내 근종이거나 육경성 근종일 때 ▶암에 대한 공포가 있을 때 자궁절제술을 고려할 수 있습니다.

자궁근종절제술과 자궁적출술은 대부분 복강경이나 로봇 수술, 개복 수술로 이뤄집니다. 환자의 상태, 근종의 위치나 크기에 따라 수술법이 달라지죠. 개복 수술과 로봇 수술은 자궁이 튼튼하게 봉합되기 때문에 향후 임신해야 하는 가임기 여성에게 추천됩니다. 자궁근종은 여성 삶의 질은 물론이고 임신과 출산에 영향을 줄 수 있습니다. 따라서 가임기 여성이라면 1년에 한 번은 반드시 산부인과 진료를 받아보는 것이 좋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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