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용한 시한폭탄’ 뇌동맥류, 사망 위험 낮추려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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극심한 두통 생기면 지체 말고 응급실 가야

#. 40대 중반인 김충현씨는 최근 진행한 건강검진 결과 뜻밖의 소견을 받았다. 뇌동맥류라는 진단이었다. 3년 전부터 술, 담배도 끊고 매일 운동하며 식단 관리에도 신경 썼던 김씨로서는 충격적인 소식이었다. 평소 두통이나 어지럼증 같은 이상 증세도 느끼지 못한 터라 당혹감이 더욱 컸다.  

겨울철 돌연사 예방을 위해 신경 써야 하는 것 중 하나가 뇌혈관 질환이다. 뇌혈관 질환은 한국인 사망 원인 5위에 달할 정도로 발병 빈도와 위험도가 크다. 그중에서도 뇌동맥류는 뇌동맥 혈관 일부가 약해지고 결손이 생겨 해당 부분이 꽈리처럼 부풀어 오르는 질환이다. 특별한 전조 증상이 없어 '조용한 시한폭탄'이라 불린다.

질환의 원인은 명확하지 않으며 대부분 후천성으로 선천적인 발병은 드문 편이다. 고혈압이 주요 원인이지만 유전성 질환이 있는 경우 발병률이 좀 더 높다. 혈관이 약해지면 나타나기 쉬운 만큼 중년 이후 연령대에서 상대적으로 많이 발생한다. 특히 고령화로 국내에서 발병 사례가 늘어나고 있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 집계에 따르면 뇌동맥류로 병원을 찾은 환자는 2018년 9만8116명에서 2022년 16만5194명으로 68%나 증가했다.

파열 시 극심한 두통과 발작 나타나

뇌동맥류 파열은 사망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매우 높다. 환자 100명 중 15명이 병원 도착 전 사망할 정도다. 문제는 뚜렷한 증상이 없어 미리 대비하기가 쉽지 않다는 것이다. 뇌동맥류가 일정 크기 이상으로 커지면 주변 조직을 압박해 신경 마비나 두통, 감각 저하 및 근력 저하, 안면 마비 등의 증상이 서서히 나타나기도 하지만 이마저도 흔치 않다.

파열이 나타나면 생전 처음 겪는 수준의 극심한 두통을 경험한다. 이에 더해 토할 듯 메스꺼운 느낌이 들거나 구토를 하게 되며 경련, 발작, 갑작스러운 의식 저하, 심정지 증상이 동반될 수 있다. 

강남베드로병원 신경중재의학과 서대철 임상과장은 "뇌동맥류 질환의 예후는 파열, 출혈로 인한 뇌 손상의 심각성에 달린 만큼 관련 증상이 나타났을 때 최대한 빨리 응급실을 찾는 게 좋다"며 "자연적인 증상 호전을 기다리거나 검증되지 않은 약물 복용, 민간요법 시도는 금물"이라고 당부했다.
 

상처 없는 코일 색전술 등으로 치료 

병원에 가면 뇌 컴퓨터단층촬영(brain CT) 혹은 자기공명영상촬영(MRI)을 통해 뇌혈관 상태를 진단한다. 지주막하 출혈 소견이 있으면 뇌 3차원 혈관조영 컴퓨터단층촬영(3D brain CT angiography·CTA)을 활용해 뇌동맥류 파열 여부를 확인한다. 이후 치료 계획을 세우게 된다.

최근에는 머리를 절개하지 않고 사타구니의 대퇴동맥, 손목 혈관 등을 통해 뇌혈관으로 접근하는 코일 색전술과 같은 치료술이 보편화해 있다. 다만 코일 색전술이 어렵거나 뇌혈종 제거술이 필요한 경우 개두술을 통해 머리뼈를 열어 직접 뇌동맥류를 확인한 뒤 동맥류 입구를 클립으로 결찰하는 클립 결찰술을 진행하기도 한다.

이중 코일 색전술은 상처가 나지 않고 입원 기간도 짧다. 뇌혈관 조영 장치를 통해 뇌혈관 안으로 가느다란 도관을 삽입한 다음, 백금 코일을 넣어 뇌동맥류를 차단한다. 이 수술은 난도가 높기로 이름났다. 뇌동맥류의 정확한 발생 위치 파악, 혈관 내 정교한 코일 접근이 관건인 만큼 임상 경험이 풍부한 전문의와 최첨단 장비를 갖춘 전문 병원에서 안전하게 치료를 받는 게 좋다. 아울러 뇌동맥류는 정기적인 뇌 검사를 통해 발견할 수 있다. 만약 고혈압이 있거나 가족력 등이 있어 우려된다면 MRI, 자기공명혈관영상(MRA)을 받아보는 것도 좋다.  
하지수 기자 ha.jisu@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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