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추위에 치솟는 혈압…국물 섭취 줄이고 낮 운동 실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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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령층 고혈압 관리법

매년 12월 첫째 주는 ‘고혈압 주간’이다. 요즘처럼 강추위가 기승을 부릴 땐 혈압이 오르기 쉽다. 심뇌혈관 질환이 있거나 65세 이상인 고혈압 환자는 더욱 주의해야 한다. 별다른 증상이 없더라도 혈압이 적정 수준보다 높은 상태로 5~10년 지나면 혈관이 망가진다. 고혈압은 세계보건기구(WHO)에서 지목한 사망 위험요인 1위다. 흡연·음주·매연·비만보다 고혈압이 건강에 더 치명적이라는 의미다. 강동경희대병원 심장혈관내과 손일석 교수와 함께 고령 고혈압 환자의 겨울철 건강 관리법을 알아봤다.

겨울철에는 날이 추워지면 혈관이 수축해 혈압이 오르는 경향이 있어 고혈압 환자는 더욱 주의해야 한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의 관심질병통계에 따르면, 2021~2022년 고혈압으로 진료받은 환자는 두 해 모두 12월에 가장 많았다. 손일석 교수는 “기온이 떨어지면서 혈압에도 변화가 적지 않게 생긴다. 반대로 여름에는 혈관이 늘어나고 더위에 의한 탈수가 겹치면서 혈압이 내려가는데, 이때 고혈압 약을 줄이면 다시 추워지면서 혈압이 올라가고 조절이 잘되지 않는 경우가 생기기도 한다”고 말했다.


혈압이 높은 상태인 고혈압은 그 자체로는 아무런 증상이 없다. 문제는 그로 인해 야기되는 합병증이다. 높은 혈압은 심장에 부담을 주고 이를 견디기 위해 심장벽이 두꺼워지고 커지면서 심부전 상태로 진행된다. 이뿐 아니라 압력으로 혈관이 손상될 경우 동맥경화로 이어지기도 한다. 협심증·심근경색·뇌졸중과 같은 고혈압 합병증으로 인한 사망률은 115/75㎜Hg일 때부터 올라가기 시작해 혈압이 20/10㎜Hg 상승할 때마다 2배씩 증가한다는 연구도 있다. 또 만성콩팥병, 망막 출혈에 의한 시력장애도 생길 수 있다.
 

손일석 교수가 고령 고혈압 환자를 진료하고 있다.

대한고혈압학회 2023 고혈압 팩트시트에 따르면, 국내 고혈압 환자는 1230만 명으로 추정된다. 70세 이상 노인의 고혈압 유병률은 60%가 넘고, 60대로 범위를 넓혀도 약 절반은 고혈압이 있을 것으로 본다. 그러나 나이, 운동 부족, 스트레스, 짜게 먹는 식습관으로 혈압이 올라도 스스로 인지하기가 어려우므로 고혈압으로 진단받지 않았어도 최소 1~2년에 한 번씩 혈압을 측정해보는 것이 좋다. 


생활습관 개선한 만큼 약 복용량 줄일 수 있어
혈압이 160/100㎜Hg 이상으로 매우 높다면 전문의와 상의해 적절한 혈압 관리에 나서야 한다. 노인 환자의 수축기 혈압은 140㎜Hg 미만으로 조절하는 것이 권고된다. 이땐 혈압 강하제를 통한 약물요법이 필요하지만, 무엇보다 위험인자를 일상생활에서 제거하는 것이 중요하다. 혈압약을 복용하니까 나쁜 생활습관을 그대로 유지해도 된다는 생각은 절대 금물이다. 약물요법은 생활요법에 추가되는 치료로 추가적인 강압 효과를 얻는 것이며, 생활요법으로 약의 용량을 줄일 수 있으니 고혈압 약만 믿고 있지 말고 적극적으로 생활습관을 개선해야 한다.

일상에서의 고혈압 관리는 ‘가정 혈압’을 기록하는 것이 첫걸음이다. 수치가 가정과 진료실에서 측정한 것이 서로 다를 때가 있기 때문이다. 가정에서 측정하면 문제가 없는데 진료실에서만 유독 높게 나오는 ‘백의(白衣) 고혈압’ 현상은 크게 문제 되지 않는다. 반대로 진료실에서 문제가 없는데 가정에선 높다면 조절이 안 되는 ‘가면(假面) 비조절 고혈압'이기에 문제 될 수 있다. 이를 확인하기 위해 증상에 상관없이 아침과 잠자기 전, 특히 진료 1~2주 전 혈압을 측정해 기록하고 혈압 변동에 대해 주치의와 상담하는 게 좋다.

춥다고 실내에서 꼼짝하지 않고 집안에서만 지내는 건 피한다. 신체 활동량 부족으로 혈압이 더 오르고 체중이 늘어 혈당도 오른다. 근력이 떨어지면서 전신이 쇠약해지고 낙상·골절 위험 역시 높아진다. 기온이 오르는 낮에 가볍게 산책하는 등 운동을 실천한다. 새벽 운동을 즐긴다면 아침 식사 후나 오후로 운동 시간을 옮기는 것이 좋다. 비·눈으로 기상 상태가 나쁘다면 실내 자전거, 스트레칭 등 실내 운동으로 대체한다.  

식습관도 관리한다. 고혈압 관리와 관련 있는 건 소금이다. 혈액 내 나트륨 농도가 높아지면 물을 같이 가지고 있으려는 습성이 있다. 그 결과 혈액 부피가 커지면서 혈관 압력이 높아진다. 한국인은 하루 소금 섭취량인 6g보다 4~6배 많이 소금을 먹는다. 짠 음식을 덜 먹는 등 소금 섭취량을 줄이는 식습관이 필요하다. 음식이 싱거워 먹기 힘들다면 국물을 삼가는 것부터 시작한다. 매끼 국물 한 컵(200mL)을 덜 마시면 하루 소금 섭취량을 절반으로 줄일 수 있다는 연구도 있다. 
 
고혈압으로 손상되는 주요 장기

(뇌)     뇌졸중·인지장애 등 뇌혈관 질환  

(심장)  좌심실 비대, 심부전 등 관상동맥 질환 
(눈)     고혈압성 망막병증으로 실명 유발
(혈관)  동맥 경직도 증가에 따른 혈관 질환
(콩팥)  만성 콩팥병으로 투석 위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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