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원 치료에도 심부전 악화 반복…심장 수축력 높여 기능 개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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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닥터스 픽] 〈91〉만성 심부전 치료

아플 땐 누구나 막막합니다. 어느 병원, 어느 진료과를 찾아가야 하는지, 치료 기간은 얼마나 걸리는지, 어떤 치료법이 좋은지 등을 끊임없이 고민합니다. 아파서 병원에 갔을 뿐인데 이런저런 치료법을 소개하며 당장 치료가 필요하다는 말에 당황스러울 때도 있습니다. 주변 지인의 말을 들어도 결정하기는 쉽지 않습니다. 이럴 때 알아두면 쓸모 있는 의학 상식과 각 분야 전문 의료진의 진심 어린 조언을 소개합니다. <편집자주>

Q. 70대인 아버지가 만성 심부전으로 여러 차례 입원하셨습니다. 입원해 계속 치료를 받는데도 상태가 악화해 호흡곤란이 심해졌습니다. 심부전 악화가 반복되면 심장의 펌프 기능이 더 약해져 위독해진다는데 걱정입니다. 고령으로 심장 이식이 어렵고 반복되는 입원 치료에 경제적으로도 부담스럽습니다. 심부전 악화를 막으려면 어떤 치료를 받아야 하나요.

인천세종병원 심장이식센터 김경희 센터장의 조언

심부전은 나이에 따라 급격하게 증가하는 경향을 보이는 질환입니다. 우리나라도 고령 인구가 증가하면서 점진적으로 심장의 펌프 기능이 약해지는 심부전 환자가 늘고 있어 우려스럽습니다. 심부전은 질환 특성상 완치가 어렵습니다. 그래서 질병 진행을 억제해 삶의 질을 향상시키는 것을 목표로 치료합니다. 이때 중요한 것이 갑작스럽게 상태가 나빠지면서 호흡곤란 등 증상이 심해지는 ‘심부전 악화’를 막는 것입니다.

안타깝게도 심부전은 입원 치료를 통한 집중 관리에도 기대만큼 충분히 조절되지 않는 경우가 많습니다. 대개 입원하면 RAAS 억제제, 베타차단제, SGLT-2 억제제 등 여러 약물치료로 심부전 증상을 완화합니다. 심부전을 치료하는 의료진으로서 모든 환자가 심부전 악화 없이 안정적으로 관리되길 바라지만 그렇지 않은 경우가 존재합니다. 

질문을 주신 분 아버님처럼 안정적으로 심부전 증상이 관리되지 않아 일상 생활이 어렵고 입원 치료를 반복하면서 심장의 펌프 기능이 약해지면 예후가 불량해집니다. 사실 심부전 환자 2명 중 1명은 퇴원 후 30일 이내 재입원할 정도로 증상 악화가 빈번합니다. 또 입원이 반복될수록 사망률도 비례해 증가합니다. 그래서 더 좋은 치료법에 대해 늘 고민합니다.


최근엔 새로운 작용 기전으로 심장 기능을 향상시킨 신약(성분명 베리시구앗· 상품명 베르쿠보)의 임상 효과에 주목합니다. 베리시구앗은 심장 세포에 에너지를 공급하는 기전으로 기존 심부전 치료의 한계를 뛰어넘었습니다. 특히 심장 근육이 필요로 하는 에너지를 효율적으로 사용하도록 해 심장의 수축력을 향상시킵니다. 

결과적으로 심장 기능을 향상해 심부전으로 인한 입원 빈도를 줄여줍니다. 혈관을 수축해 혈압을 높이는 승압제와 베리시구앗을 병용하면 산소 치료 없이도 일상 생활이 가능할 정도로 호전을 보인 사례가 보고됐습니다. 이런 결과는 베리시구앗이 심부전 치료에 중요한 역할을 할 수 있다는 점을 시사합니다. 특히 갑작스럽게 상태가 나빠지는 심부전 악화를 겪은 환자의 재입원 및 사망 위험 감소에 도움될 것으로 기대합니다.

안전성 측면에서도 긍정적입니다. 주요 임상 시험에서 베리시구앗은 비교적 양호한 안전성 프로파일을 나타냈으며, 특히 저혈압과 같은 중요한 부작용 발생률이 낮았습니다. 이는 저혈압으로 인해 다른 심부전 약물 사용이 제한적인 환자에게 더 많은 치료 옵션을 제공할 수 있음을 의미합니다.

베리시구앗은 심장 이식을 고려할 정도로 상태가 악화했거나 수차례 입원을 반복하는 심부전 환자에게도 실질적인 치료 효과를 입증했습니다. 특히 올해 9월부터는 좌심실 축소 기능이 45% 미만인 만성 심부전 환자에게 1차 표준 치료제와 병용 투여할 경우 건강보험 급여로 지원됩니다. 질문자의 아버님처럼 심부전이 악화해 반복적으로 입원 치료를 받는다면 새로운 치료제인 베리시구앗 병용 치료가 적절한 옵션이 될 것으로 보입니다. 걱정이 크시겠지만, 담당 의료진과 상의 후 베리시구앗 병용 치료 등을 고려할 것을 권합니다. 

정리= 권선미 기자 kwon.sunmi@joongang.co.kr

※ 진료받을 때 묻지 못했던 궁금한 점이 있으면 메일(kwon.sunmi@joongang.co.kr)로 보내주세요. 주제로 채택해 '닥터스 픽'에서 다루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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