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이유 없이 우울하고 무기력한 당신을 위한 조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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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절성 우울증, 과수면과 식욕·체중 증가가 특징

늦가을부턴 일조 시간이 짧고 햇빛의 양이 줄어 특별한 이유 없이 우울하고 무기력해지는 증상을 호소하는 이들이 많다. 일시적으로 찾아오는 변화라고 생각할 수 있지만, 경우에 따라선 병적 증세로 이어질 수 있어 주의해야 한다.


계절이 변함에 따라 발생하는 우울증을 계절성 우울증이라고 한다. 주로 가을·겨울에 많이 발생하는 경향이 있다. 가을이 되면 우울감이 늘고 겨울을 거치면서 악화했다가 따뜻한 봄이 되면 정상적인 기분으로 돌아온다. 우울증이 시작되는 시기엔 수면 과다와 무기력증에 빠지기 쉽다. 또한 단 음식이나 탄수화물을 부쩍 찾게 돼 불필요한 과식이 늘어 살이 찔 수 있다.

대개 젊은 사람보다 나이 많은 사람에게 흔하고 여성이 전체 환자의 60~90%를 차지한다. 가장 큰 원인은 일조량 변화다. 일조 시간이 부족하면 숙면을 유도하는 멜라토닌 분비가 증가하지만, 행복 호르몬으로 알려진 세로토닌 분비는 감소한다. 또 온도가 낮을수록 신진대사가 촉진해 음식과 수면에 대한 필요성이 증가한다. 햇빛의 양이 적어 비타민D 수치가 감소할 경우 과도한 주간 졸음과 피로감도 나타날 수 있다. 이때 안 좋은 일이나 스트레스를 많이 받는 환경에 노출되면 우울증으로 이어지는 단초가 된다.

계절성 우울증이 반복적으로 나타나는 사람은 이를 두려워하거나 회피하지 말아야 한다. 수면장애를 차단하기 위해선 아침 햇빛 노출이 중요하다. 서울수면센터 한진규 원장은 “오전에 햇볕을 쬐면 저녁에 잠자는 호르몬인 멜라토닌 분비가 늘어나면서 입면과 숙면에 도움을 준다”며 “멜라토닌은 생체리듬을 조절하는 역할을 하는데 강한 빛에 노출되고 15시간 이후에 분비되므로 아침 시간에 햇빛을 보는 것이 좋다”고 말했다.

야외에서 햇볕을 쬐면 세로토닌이 분비돼 기분이 나아지고 스트레스 해소에도 도움된다. 조깅이나 수영, 자전거 타기 등 유산소 운동과 취미생활은 삶을 윤택하게 하는 활동으로 권장된다. 다만 운동은 수면에 방해가 되지 않도록 취침 5시간 전까지 마치도록 한다.

이런 방법으로도 극복되지 않으면 좀 더 적극적인 치료를 고려한다. 신경전달물질의 균형을 찾아주는 약물치료가 뒤따라야 한다. 약물치료는 15일 이상 지속해서 이뤄져야 효과가 나타난다. 이 밖에 광선요법이나 자기장으로 뇌의 특정 부위를 자극해 신경세포를 활성화하는 경두개 자기 자극법이 치료에 도움된다. 평소 규칙적인 생활로 계절적인 변화에 적응하고 가족이나 친구들과 함께 시간을 보내는 것도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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