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호흡기 감염병인 백일해가 유행 조짐을 보이고 있다. 질병관리청에 따르면 지난 4일 기준 올해 백일해 환자는 83명으로 지난해(25명)보다 3배 이상 늘었다. 환자의 대다수는 12세 미만 어린이로 전체의 절반 이상인 69.9%(58명)를 차지했다.
백일해는 보르데텔라 백일해균에 감염됐을 때 생기는 호흡기 질환이다. 100일 동안 기침 한다고 해서 이 같은 이름이 붙었다. 초기에 콧물과 재채기, 미열 등 감기와 비슷한 증상을 보이다가 눈이 충혈될 정도로 심한 기침을 하게 되기 때문이다. 발작적인 기침은 14일 이상 지속된다. 이대서울병원 소아청소년과 이지현 교수는 "기침이 심해지면 끝에 '흡' 하는 소리가 나기도 한다"고 설명했다.
백일해의 잠복기는 3~12일. 전염력은 감염 초기에 가장 높다. 이 교수는 "잠복기 중 치료를 시작해야 증상을 억제하고 폐렴이나 중이염 같은 합병증을 막을 수 있다"며 "감염자와 접촉했다면 당장은 증상이 없더라도 전문의를 찾아 진단받고 치료를 받는 게 좋다"고 말했다.
적기에 백일해 백신을 맞는 것도 중요하다. 백일해 백신은 생후 2개월부터 12세까지 총 6회에 걸쳐 맞게 된다. 생후 2·4·6개월에 기본 3회 접종을 하고 15~18개월에 또 한 번, 4~6세와 11~12세에 각각 추가 백신을 맞는 식이다. 특히 어린이집과 초등학교 등에서 단체생활 하는 4~12세라면 추가 접종에 반드시 참여해야 한다. 만약 백일해에 확진됐다면 항생제를 복용하고 5일간 격리한 뒤 등원 혹은 등교할 수 있다.
하지수 기자 ha.jisu@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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