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방사성 요오드 치료는 갑상샘암의 재발률을 낮추고 완치까지 가능하게 하는 매우 중요한 치료법이다. 다른 암에서는 하지 않고 갑상샘암에만 하는 치료라서 환자 본인이나 주위 사람이 경험해보지 않으면 접하기 어렵다. 환자들이 방사성 요오드를 생소한 치료로 느끼는 이유다. 방사성 요오드 치료 효과는 극대화하면서 부작용 발생을 최소화하기 위해서는 치료 준비·실행 과정에서 담당 의사와 환자의 상호 긴밀한 신뢰와 협조가 특히 필수적이다. 환자가 준비를 얼마나 잘해오느냐에 따라 치료 효과가 결정된다.
갑상샘은 갑상샘 호르몬을 만들어 우리 몸의 대사를 조절하는 역할을 한다. 갑상샘 호르몬을 만들기 위해서는 요오드라는 원료가 꼭 필요한데, 갑상샘은 다른 세포에는 없는 특별한 요오드 섭취 능력을 발휘해 요오드를 선택적으로 흡수·축적한다. 요오드는 해조류나 유제품 등에 풍부하게 함유돼 있다. 방사성 요오드 치료는 이러한 갑상샘의 요오드 흡수 능력을 십분 활용한 치료이다. 방사성 요오드는 방사선을 방출하는 요오드를 말하는데, 일반 요오드와 마찬가지로 우리 몸에 들어오면 갑상샘에 선택적으로 흡수·축적된다. 갑상샘암 수술 후 몸에 남아있는 갑상샘 조직이나 전이암에 영향을 미치고 점차 없어지게 한다.
방사성 요오드 치료는 갑상샘암 수술 후 남아있는 갑상샘 조직 제거를 위해 꼭 필요하다. 갑상샘암이 발생해 갑상샘 전절제술을 받으면 대부분의 갑상샘은 제거된다. 하지만 주변의 작은 장기나 신경을 보존하기 위해 소량의 갑상샘 조직을 남겨둬야만 하는 경우가 생기는데, 이것은 갑상샘암 재발의 원인이 될 수 있다.
더군다나 수술 후 남아있는 갑상샘 조직은 갑상샘 글로불린을 분비해 차후 갑상샘암 조기 발견을 방해할 수 있다. 따라서 갑상샘암의 재발률을 낮추고 재발을 쉽게 찾아내기 위해서는 남아있는 갑상샘을 제거하는 방사성 요오드 치료를 받는 것이 바람직하다. 방사성 요오드 치료는 갑상샘암의 전이암 치료를 위해서도 활용된다. 진행성 갑상샘암이 폐나 뼈 등 다른 장기로 전이됐으나 수술로 제거하기 어려울 때 방사성 요오드 치료를 할 수 있다. 방사성 요오드 치료는 재발 위험도를 평가해 적용한다. 저위험군에서는 재발률이 떨어지지만 고위험군에서는 재발률이 20%로 올라가므로 방사성 요오드 치료를 반드시 하게 돼 있다.
초기 갑상샘암의 경우 저용량으로 외래에서 받을 수 있고 진행된 갑상샘암의 경우 고용량으로 입원 치료를 받아야 한다. 그리고 치료의 성공률을 높이기 위해서는 다음의 준비가 필요하다. 우선 저요오드 식이다. 치료에 앞서 현재 갑상샘에 고농도로 존재하는 요오드가 모두 대사돼 없어지기까지 2주간 저요오드 식이를 해야 한다. 이는 방사성 요오드를 복용했을 때 갑상샘에 섭취가 잘되도록 하기 위함이다. 다음은 갑상샘 자극이다. 방사성 요오드를 잘 섭취할 수 있도록 돕기 위해 일정 기간 갑상샘 호르몬을 끊거나 갑상샘 자극 호르몬을 투여한다.
방사성 요오드는 대부분 갑상샘으로 가지만, 그중 일부는 침샘으로 들어갈 수 있다. 그러면 침샘도 방사선의 영향을 받아 염증이 생겨서 붓고 침이 잘 나오지 않는 증상이 발생하기도 한다. 대부분 일시적인 증상이지만, 일부는 오래 가거나 계속 남아있을 수 있다. 이러한 증상을 예방하려면, 방사성 요오드를 복용한 후 신맛이 나는 음식을 자주 섭취해 침샘에 고여있는 방사성 오요드가 침과 함께 배출되도록 해야 한다. 침샘 마사지도 좋은 방법이다.
방사성 요오드 치료 시에는 내 몸에서 나오는 방사선이 비록 소량이라도 타인에게 불필요한 영향을 줄 수 있으므로 주의가 필요하다. 치료와 퇴원 과정에서 병원은 환자의 몸에서 배출되는 방사선이 다른 사람에게 영향을 끼치지 않는지 꼼꼼히 확인한다. 방사성 요오드 복용일을 기준으로 1주일 정도는 다른 사람과 접촉할 때 가급적 거리를 두고 장시간 함께 있지 않는 것이 좋다. 특히 성장기 어린이는 어른보다 방사선의 영향을 더 크게 받기 때문에 더욱 주의가 필요하다. 화장실을 이용한 후에는 물을 한 번 더 내려서 간접적인 노출을 피하도록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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