엉덩이 뒤로 빠지면서 뒤뚱뒤뚱 걸을 때 의심할 질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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척추의 S자 곡선 무너진 척추전방전위증

척추는 몸의 기둥으로 S자 형태의 곡선을 띤다. 목이나 허리, 골반, 무릎, 발목을 수평으로 유지하고 체중을 균형 있게 분산시킨다. 그러나 이 S자 라인이 무너지면 허리 근육과 척추에 과도한 압력이 가해져 질병으로 이어질 수 있다. 척추전방전위증이 대표적이다. 척추전방전위증의 특징과 치료법을 알아봤다.


척추전방전위증은 쉽게 말해 척추의 줄이 잘 안 맞는 병이다. 디스크, 척추관협착증과 함께 척추 3대 질환으로 꼽힌다. 위 척추뼈가 아래 척추뼈보다 배 쪽으로 밀려나면서 허리 통증과 다리 저림을 유발한다. 척추 어느 부위에서나 생길 수 있지만 주로 허리 아래쪽 부위 4·5번째 척추뼈에 가장 많이 발생한다.

증상은 외관으로도 확연히 드러난다. 위쪽 척추뼈가 앞으로 기울어진 상태로 저절로 배를 내밀게 되고 골반이 정상적인 위치에서 벗어나 엉덩이가 뒤로 빠지면서 마치 오리가 걷듯 걸음걸이가 바뀐다. 주로 50대 이후에 발생하고 남성보다 여성 환자가 압도적으로 많다. 여성은 근육량이 적은 데다 폐경기 이후 호르몬의 영향으로 척추를 잡아주는 근육과 인대가 빠르게 노화해 척추 불안정성이 증가한다. 척추뼈를 뒤쪽에서 연결해 주는 고리 부분에 금이 가거나 결손되면 척추를 안정적으로 유지하지 못하고 앞으로 미끄러져 전방전위증이 생길 수도 있다.

올바른 자세 유지하고 무거운 물건 들기 피해야
척추전방전위증은 척추의 불안정성이 동반된 경우로 평소 바른 자세로 생활하는 것이 중요하다. 연세스타병원 신경외과 차경호 원장은 “흔들거리는 허리일지라도 바른 자세를 유지할 땐 척추 정렬이 바르지만 구부정하게 움직일 땐 척추뼈가 제자리에서 벗어나기 쉽다”며 “처음엔 요통으로 시작하지만 수년간 시간이 지나면서 척추관협착증 증상을 동반해 엉덩이가 쥐어짜듯 아프고 다리가 저리면서 걷기 힘든 신경인성 파행이 발생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증상이 심할 땐 척추관협착증과 다르게 신경의 눌려있는 부분만 풀어줘선 안 된다. 불안정성을 해결하기 위해 나사못과 인공 뼈로 척추를 고정하는 유합술을 고려한다. 큰 수술이긴 하나 예전보다 수술 시간이 줄고 상처 크기가 4㎝ 정도로 작아졌으며 정상 조직의 손상을 최소화해 회복이 빠르다.

척추 전방전위증이라고 무조건 수술하는 건 아니다. 다른 척추 질환과 마찬가지로 통증과 염증을 조절하면서 증상의 경과를 살펴본다. 하지만 신경 압박이 심해 신경 손상이 발생한 경우, 척추의 불안정성이 심해 전위가 악화할 우려가 있다고 진단되면 수술이 불가피하다. 차 원장은 “척추전방전위증은 평소 올바른 자세를 유지하고 무거운 물건을 드는 동작이나 허리를 구부려서 일하는 것을 피해야 한다”며 “특히 척추 주변 근육을 강화하고 척추의 안정성을 높이는 근력 운동을 하면 질병을 예방하고 증상 악화를 방지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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