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세계적으로 기능성 소화불량의 유병률은 11~29.2%로 보고되고 있다. 환자도 해마다 늘고 있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 따르면, 기능성 소화불량(질병코드 K30)으로 병원을 찾은 환자는 2017년 61만1734명에서 2022년 75만5966명으로 4년 동안 10만 명가량 환자가 늘었다. 강동경희대병원 한방내과 고석재 교수는 “위 운동장애나 내장 과민성, 개인의 식습관 등이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추정된다. 서구화된 식단과 빨리 먹는 습관도 기능성 소화불량 환자 증가에 영향을 미쳤을 것”이라고 말했다.
반하사심탕 이용한 한약 치료 활용
기능성 소화불량은 치료 효과가 만족스럽지 못한 경우가 많다. 이에 한방 치료 등 대체 의학 수요가 증가하고 있다. 한의학에서는 기능성 소화불량의 원인을 △비위(脾胃)가 허약한 경우 △한(寒)과 열(熱)이 서로 뒤섞여 엉킨 경우 △음식이 정체된 경우 등 6가지로 나눠 치료한다. 대표적으로는 반하사심탕 등을 이용한 한약 치료가 있다. 여기에 소화기와 연결된 경락을 혈 자리를 자극하는 침 치료나 뜸 치료로 복부 혈자리의 온열 자극을 통해 신진대사와 열 발생을 증가시켜 위의 운동성을 개선하는 방법을 함께 활용해 치료한다.
기능성 소화불량의 한의학적 접근도 주목한다. 최근엔 소화 호르몬 분비를 늘리는 반하사심탕으로 기능성 소화불량 증상을 효과적으로 개선했다는 연구가 국제학술지(Frontiers in Pharmacology)에 게재되기도 했다. 연구를 주도한 고석재 교수는 “5525명의 환자를 대상으로 한 57건의 무작위 대조 시험을 분석한 결과, 반하사심탕을 투여할 경우 약 93%의 환자들에게서 기능성 소화불량의 증상 호전을 보였다. 반하사심탕을 단독 혹은 양방과 병용 치료 시 단일 치료에 비해 약 15%의 치료 효과가 증대되고 재발율은 약 50% 감소시키는 것을 확인했다”고 말했다. 기능성 소화불량 증상이 개선되면서 우울이나 불안과 같은 심리적 문제 개선을 확인했다.
치료만큼 중요한 생활습관 관리
원인 질환이 없는 만큼 기능성 소화불량은 생활습관을 조절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 특히 식습관 조절이 필수다. 고 교수는 “추석에는 평소보다 기름진 음식과 폭식, 야식 위험이 커져 더욱 조심해야 한다”며 “명절에 주로 먹는 전, 잡채 등 기름에 굽거나 조리한 음식을 소화시키려면 많은 시간이 필요하다. 탄산음료는 단기간에는 소화를 도울 수 있으나 소화기관의 정상 작동을 막고 자력 소화를 저하하므로 좋지 않다. 맵고 짠 음식은 식도, 위 점막을 자극해 위에 부담이 되므로 가급적 적게 먹는 것이 좋다. 스트레스도 기능성 소화불량의 큰 원인이 되므로 스트레스 관리가 필요하다”고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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