탈모치료제 장기 복용 문제 없어… 주저 말고 골든타임 놓치지 말아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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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5. 모건피부과의원 심우영 원장

일러스트 최승희 choi.seunghee@joongang.co.kr|기획 곽한솔 kwak.hansol@joins.com

성인 남성이라면 누구라도 자유로울 수 없는 대표적인 질환이 탈모입니다. 지금은 아니라도 언제든 들이닥칠 수 있는 문제죠. 그래서 탈모 치료, 탈모약에 대한 관심이 높습니다. 하지만 관심만큼 명확한 정보를 알고 있는 분들이 많지는 않습니다. 그래서 특히 탈모 치료 방법이나 치료제에 대한 오해도 많습니다. 가령 부작용에 대한 과한 우려로 아예 치료하지 않고 있거나 임의로 치료를 중단하는 일도 있죠. 이는 오히려 탈모 치료를 방해하고 증상을 방치하게 되는 원인이 됩니다. 그럴수록 탈모인의 고통은 늘어갈 수밖에 없습니다. 이번 닥터스픽에서는 모건피부과의원 심우영 원장에게 탈모 증상과 치료법, 탈모치료제의 효과와 안전성 등에 대해 낱낱이 알아봅니다.
 

▶아버지는 남성형 탈모로 정수리 부분에 머리카락이 없습니다. 탈모는 유전된다고 하는데 저도 탈모 증상이 나타날까요?
남성형 탈모는 유전과 남성호르몬인 안드로겐에 의해 모발이 빠지는 대표적인 탈모 질환으로, 유전 양상은 정확히 알려지지 않아 꼭 부모가 탈모가 있다고 해서 자식도 탈모 질환을 갖는 것은 아닙니다. 또한 반대로 부모가 탈모가 없어도 자식이 탈모 증상을 보이는 경우가 있으니, 탈모 증상이 보인다면 전문 병원을 방문해 의료진과 상담해볼 것을 권합니다. 남성형 탈모는 앞머리와 정수리 부위의 탈모가 진행되고 모발이 가늘어지는 것이 특징이며, 국내 탈모유형의 90% 이상을 차지해 탈모 유형 중 우리나라에서 가장 많은 비율을 차지하고 있으니 주의 깊게 본인의 모발을 관찰하는 것이 좋습니다.
 

▶최근 직장에서 부서를 옮긴 후 스트레스가 심하다 보니 씻을 때 평소보다 머리카락이 더 많이 빠지는 것 같습니다. 이런 경우 일시적인 현상으로 스트레스가 줄면 탈모도 멈출까요? 치료하게 된다면 어떤 방법이 있을까요?
남성형 탈모의 원인으로는 유전, 남성호르몬, 스트레스와 같은 내적 요인, 그리고 흡연과 화학약품과 같은 외적 요인 등이 있습니다. 특히 남성호르몬과 5-알파 환원효소의 작용이 남성형 탈모의 원인 중 하나로 알려져 있습니다. 의료진으로부터 정확한 검사를 받아야 알겠지만, 남성형 탈모의 경우 진행성 질환으로 치료를 진행하지 않으면 증상이 악화할 수 있기 때문에 병원에서 진단을 받고 탈모의 원인을 파악해 그에 맞는 치료법을 진행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남성형 탈모는 적극적으로 의학적 치료를 받으면 호전될 수 있기 때문에 탈모 증상이 초기에 보일 경우 약 6개월 간격으로 병원에서 진단을 받아 경과를 관찰하면서 적절한 시점에 치료를 시작하는 것이 권고됩니다. 남성형 탈모의 의학적 치료 방법은 경구약제, 모발이식, 그리고 국소도포제 세 가지입니다. 약물요법은 의학적 치료법 중 가장 많이 활용되는 방법으로 복용하는 약물과 바르는 약물이 있습니다. 약물치료는 초기부터 중증까지 모든 남성형 탈모 단계에 적용되는 치료법으로 초기 탈모 환자라면 탈모약 복용으로 치료를 시작할 것을 권고합니다.
 
경구약제의 대표적인 성분으로는 피나스테리드와 두타스테리드가 있습니다. 만약 탈모 진행 상태가 중증 이상으로 악화한 경우라면, 보통 모발이식을 진행합니다. 모발이식은 탈모가 진행되지 않은 뒷머리 부분을 채취해 탈모가 진행되고 있는 부위에 옮겨심는 것으로, 남성형 탈모를 직접적으로 치료할 수 있는 방법입니다. 모발이식은 절개와 비절개법 중 개인에게 적합한 방식으로 진행하게 되는데, 개인별 선호도, 탈모 고민 부위, 탈모 크기 및 범위 등에 따라 선택하게 됩니다. 국소도포제로는 대표적으로 미녹시딜 외용액이 있으며, 이는 혈관을 확장해 모낭을 자극하고 두피의 혈류를 증가시켜 발모를 촉진하는 치료제로 쓰입니다.
 

▶20대인 남동생이 탈모로 고민이 많습니다. 아버지가 탈모이긴 한데 20대부터 탈모가 시작될 수도 있나요? 요즘 2030대 탈모가 심하다는데 사실인가요?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 따르면 2021년 남성형 탈모로 병원에 방문한 환자 2만7045명 중 30대 남성이 전체의 26%로 가장 많은 비중을 차지했으며, 40대(25%), 20대(24%), 50대(14%) 순입니다. 2030대 환자 비중이 무려 50%로 절반을 차지하는 만큼, 젊은 층에서도 남성형 탈모가 충분히 나타날 수 있음을 인지하고 증상을 꾸준히 관찰하는 것이 필요합니다. 최근 젊은 층 사이에는 유전적 요인과 스트레스 등으로 인해 남성형 탈모 환자 수가 증가하고 있으며, 젊은 연령대를 중심으로 모발이식이 인기를 끌고 있습니다. 다만 모발이식을 하게 될 경우 시간이 흘러 이식 부위를 제외한 부위에 탈모가 진행돼 모발 디자인 등이 변형될 수 있으니 장기간 탈모의 진행 정도를 예측할 수 있는 경험 있는 의료진에게 치료받을 것을 권합니다. 
 

▶30대 후반으로 일찍부터 탈모 증상이 보여 몇 년째 경구용 탈모치료제를 복용 중입니다. 앞으로 몇십년은 탈모치료제를 더 복용해야 하는데 장기복용해도 문제없을까요?
경구용 탈모치료제로 치료를 진행할 경우 증상 악화 방지와 치료 효과 유지를 위해 지속해서 장기간 치료제를 복용하는 것이 권장됩니다. 따라서 약물 선택 시 장기 안전성 데이터 및 치료 효과에 대한 연구가 이루어졌는지 확인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피나스테리드 제제의 경우 5년(국내/해외), 10년(해외) 이상의 장기 임상 데이터가 있습니다. 실제로 10년간 일본인 남성형 탈모 환자 532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연구에 따르면, 피나스테리드 1㎎을 복용한 결과 91.5% 환자에서 증상이 개선됐으며, 99.1%의 환자 군에서 탈모 예방 효과가 있었습니다. 이는 2019년 한국에서 진행한 5년 장기 유효성 평가와 비교했을 때도 장기적 복용에서 더 높은 개선 현상을 드러냈다고 볼 수 있습니다. 또한 탈모 진행 초기에 약 복용을 시작한 환자 군에서 더욱 증상이 개선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앞서 언급한 국내 남성 환자를 대상으로 한 5년 장기 유효성 평가 연구에서, 피나스테리드 1㎎을 복용한 85.7%에서 탈모 증상이 개선됐고, 98.4%는 탈모 증상이 더는 진행되지 않았습니다. 이러한 효과는 치료 후 5년까지 유의한 변화 없이 유지됐습니다.
 

▶최근 모발을 이식한 연예인들의 기사가 많이 보여서 저 또한 탈모 고민이 있기에 모발이식을 고려하고 있습니다. 모발이식을 하면 탈모약은 안 먹어도 되는 건가요?
탈모는 진행성 질환으로, 모발이식을 한다 해도 이식 부위를 제외한 부분은 탈모가 그대로 진행될 수 있습니다. 따라서 모발 이식 후에는 모발이식 경과 및 탈모 진행상태를 봐가면서 경구용 약제를 복용할 마음의 준비가 돼 있어야 합니다. 매일 약제를 복용하는 것이 귀찮아서 '수술하고 치료를 끝내야겠다'고 생각하는 환자들이 많은데 이는 많은 환자가 오해하는 부분입니다. M자형 탈모와 같이 특정 부위에 탈모가 심하면 모발 이식을 고려할 수 있는데 모발이식을 하기 전에는 전문 의료진과의 상담을 통해 모발상태, 밀도, 두피의 탄력성 등을 체크하면서 모발이식에 대한 계획을 세우는 것이 권고됩니다. 환자마다 탈모 진행 상태와 유형이 다르기 때문에 전문 의료진과 정확한 진단과 수술을 통해 개인에게 적합한 방법으로 모발이식을 결정해야 합니다. 모발이식은 절개와 비절개법 중 개인에게 적합한 방식으로 진행하게 되는데, 개인별 선호도, 탈모 고민 부위, 탈모 크기 및 범위 등에 따라 선택하게 됩니다. 절개 모발이식은 두피를 절개한 후 모낭을 채취하기 때문에 모낭 손상을 최소화할 수 있으며 생착률도 높아집니다. 이에 반해 비절개 모발이식은 수술 후 통증이 적고 흉터가 남지 않으며 회복 과정도 빠르다는 장점이 있습니다.
 

▶남편이 탈모에 좋다는 서리태부터 맥주 효모, 비오틴 등을 섭취하고 있습니다. 이것만으로도 탈모가 진행되는 것을 막을 수 있을까요?
초기 탈모 환자들의 경우 탈모 증상이 나타나면 병원 방문보다는 영양제나 탈모방지용 샴푸 등의 도움을 받아 탈모 치료를 하려는 경향이 있는데 이러한 비의학적인 방법은 보조적인 수단에 불과합니다. 특히 두피 관리나 마사지 등 잘못된 관리나 민간요법 등으로 치료 시기를 놓치는 일을 경계해야 합니다. 평소보다 머리 빠짐이 심하거나 두피의 앞부분과 정수리 부분의 머리카락이 가늘고 짧고 색이 옅어진다면 탈모 질환을 의심하고 병원 방문을 통해 정확한 진단 및 의학적 치료를 받을 것을 권합니다. 특히 탈모는 진행성 질환이기 때문에 의학적 치료 시기가 늦어지면 늦어질수록 치료 효과가 더딜 수 있어 치료의 골든타임을 놓치지 않는 것이 중요합니다.
 

▶먹는 탈모약을 복용하고 있습니다. 어떤 성분으로 이루어졌길래 탈모를 차단할 수 있는 걸까요?
경구약제의 대표적인 성분으로는 피나스테리드와 두타스테리드가 있으며, 이들 모두 남성호르몬에 대한 활성효소(5 알파-환원효소)의 작용을 차단해 남성형 탈모를 유발하는 DHT 발생을 감소시킴으로써 남성형 탈모의 진행을 억제하는 기능을 합니다. 혈중 남성호르몬인 테스토스테론이 모낭에 존재하는 5알파-환원효소에 의해 DHT로 변환되고 이 DHT가 모발의 성장을 억제합니다. 5알파-환원효소 억제제인 피나스테라이드가 DHT의 생성을 감소시켜 모발이 성장할 수 있도록 돕는 역할을 하는 것입니다.
 

▶ 저는 경구용 탈모치료제를 3년 정도 복용했습니다. 먹을 때마다 약간의 부작용을 느끼고 있어요. 먹는 탈모약 부작용이 성 기능 감소, 성욕 저하, 우울증 등이 있다고 하는데 사실인가요?
약물의 경우 개인마다 나타나는 반응과 그 정도가 모두 다르기 때문에 부작용에 대해서는 특정하게 단정 짓기는 어렵지만 크게 우려할 수준은 아닙니다. 대표적인 경구용 탈모치료제인 피나스테리드 경우, 5년간 남성형 탈모 환자 1553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연구에 따르면, 치료 1년 시점에 피나스테리드1㎎ 복용 환자 중 단 2% 미만에서 성 기능 관련 이상 반응을 보였습니다. 치료 5년 시점에는 오히려 치료 1년 시점에 비해 이상 반응 발생이 감소했습니다. 또한 성욕감퇴, 사정액 감소 등은 나이가 들면서 자연스럽게 나타나는 현상이며, 이는 약물의 부작용을 인지하고 심리적인 요인에 의해 나타나는 증상일 수 있습니다. 탈모 치료 중 부작용이 나타나면 전문의와 충분한 상담을 통해 복용을 중단하는 등 조치를 취하면 대부분 부작용이 사라지고 원래 상태로 회복됩니다. 따라서 경구용 탈모치료제 복용에 있어 부작용에 대한 우려 때문에 자의적으로 약을 끊지 말고 의료진과 충분히 상담해 치료 방향을 정할 것을 권합니다.
 

▶탈모약이 다소 비싼 편이라 검색을 하다 보니 카피(제네릭) 탈모약에 대해 많은 것들이 나와 있습니다. 오리지널과 제네릭 제품의 차이는 어떤 건가요?
임상시험 결과를 제출해 허가를 받는 오리지널 신약과는 달리, 제네릭 제품은 직접 임상시험을 거치지 않고 ‘생물학적 동등성 시험(생동성 시험)’을 거칩니다. 생동성 시험은 오리지널과 체내 흡수 속도, 흡수량 등 생체이용률이 동등하다는 것을 증명하는 시험입니다. 이를 통해 일정 범위 안에 들면 오리지널과 동등한 수준이라고 판단돼 정식 출시 및 판매가 가능해지는 것입니다. 탈모치료제는 제네릭이 많은 편에 속하는 의약품입니다. 국내 식약처 허가를 받은 피나스테리드, 두타스테리드 제제만 약 200여 개에 이릅니다. 이러한 가운데 오리지널 선호도가 높은 이유는 탈모 질환의 특성 때문으로 여겨집니다. 탈모약은 한번 먹고 끊는 게 아니라 지속해서 복용해야 하는 약이기 때문에 다른 약물보다 안전성(부작용 여부), 효능에 있어 더욱 신중할 수밖에 없는 것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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