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벽마다 가슴부터 목까지 타들어 가는 느낌 있다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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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부 식도 괄약근 기능 약해진 탓, 역류성 식도염 의심

역류성 식도염은 위산이나 위의 내용물이 식도로 올라와 염증을 일으키는 질환이다. 원인이 다양한데 잘못된 식습관, 비만, 음주 흡연 등이 대표적이다. 그런데 뜻밖에도 건강을 위해 실천한 식단과 운동도 그 원인이 될 수 있다고 한다. 바로 잘못된 ‘저탄고지 식단’과 ‘격렬한 운동’이다. 강동경희대병원 소화기내과 박수비 교수와 함께 역류성 식도염에 대해 알아봤다.

역류성 식도염은 하부 식도 괄약근의 기능 저하로 발생한다. 식도에는 윗부분과 아랫부분에 괄약근이 있다. 상부 식도 괄약근은 공기가 식도로 유입되는 것을 막고 하부 식도 괄약근은 음식물이 식도로 역류하는 것을 막는 역할을 한다. 이때 하부 식도 괄약근의 기능이 떨어지면 위산이 역류하면서 역류성 식도염이 생긴다. 


가장 흔한 증상은 가슴부터 목까지 타들어 가는 듯한 느낌과 지속적인 목 이물감이다. 양치질을 자주, 잘해도 구취가 지속되거나 계속되는 기침, 지나치게 빈번한 트림 등도 위산이 역류해 생긴 증상일 수 있다. 공복 기간이 길어질 때 속이 불편하거나 새벽 혹은 늦은 저녁 등 특정 시간대에 증상이 발생한다면 역류성 식도염을 의심해 볼 수 있다.

하부 식도 괄약근의 기능을 떨어뜨리는 대표적인 음식은 고지방식이다. 고지방식 자체가 소화가 잘 안되는 음식이기 때문에 위에 머무는 시간이 길어지고 이 때문에 역류성 식도염을 유발할 수 있다. 대표적인 것이 최근 다이어트식으로 큰 유행을 끌었던 ‘저탄고지’ 식단이다. 문제는 저탄고지 식단을 저탄수가 아니라 고지방에 중점을 두다 보니 역류성 식도염이 생겨 병원을 찾는 경우가 많다는 점이다. 초콜릿, 레몬·귤 등 산이 많은 과일, 맵고 짠 음식, 술 등도 하부 식도 괄약근 기능을 떨어뜨려 역류성 식도염을 유발할 수 있다.

복압이 상승하는 경우에도 하부 식도 괄약근의 기능이 떨어질 수 있다. 대표적인 게 고중량으로 무리해서 운동하는 경우다. 건강을 위해 시작한 운동이라도 과하면 근육이나 관절에 무리를 줄 수 있는 데다 역류성 식도염까지 유발할 수 있다. 이와 더불어 허리를 구부리거나 배를 압박하는 경우, 꽉 끼는 옷을 입는 경우 등이 있다. 흡연 역시 하부 식도 괄약근의 기능을 떨어뜨리는 요인이다.

역류성 식도염 부르는 폭식·야식·과식 금물
고지방식, 격렬한 운동은 올바른 방법으로 개선하면 역류성 식도염 유발을 줄일 수 있다. 하지만 고지방식, 격렬한 운동을 하지 않는 데도 역류성 식도염 증상이 반복된다면 다른 생활습관에 문제가 있는지 돌아볼 필요가 있다. 밥 먹고 바로 눕는 습관이 그중 하나다. 밥 먹고 바로 누우면 위산이 역류하기에 가장 좋은 환경이 만들어진다. 두 번째는 나쁜 식습관이다. 박수비 교수는 “역류성 식도염으로 병원을 찾은 환자들에게 3식을 하지 말라고 설명한다”며 “3식은 폭식, 야식, 과식으로 역류성 식도염에 좋지 않은 대표적인 식습관이다”고 설명했다. 폭식, 야식, 과식은 위장관의 크기가 늘어난 상태를 유지하게 되므로 위산 역류를 유발하기 쉽다. 마지막으론 음주와 흡연이 있다.

역류성 식도염은 대부분 약물로 치료한다. 가장 효과 있는 약제는 위산 분비를 떨어뜨리는 위산 억제제다. 이 외에는 위 점막을 코팅시켜 주는 위 점막 보호제가 있다. 산이 역류했을 때 느껴지는 통증을 경감시켜 주는 기능을 담당한다. 짜 먹는 형태의 일반적인 위 점막 보호제와 알약 형태의 위 점막 보호제를 병용하면 효과가 더 크다. 박 교수는 “보통은 위산 억제제, 위 점막 보호제 2종을 사용한다”며 “경우에 따라 소화제를 함께 처방해 위액이 정방향으로 잘 흘러가도록 도울 수 있다”고 설명했다.

약물치료만큼 중요한 건 생활습관 교정이다. 특히 ▲정상 체중 유지 ▲정시 식사 ▲적절한 운동이 중요하다. 체중이 늘어나면 복압이 상승해 역류성 식도염을 일으킬 수 있다. 식사 시간이 늦어져 취침 시간과 식사 시간 사이 간격이 짧아지면 위 안에 음식이 오래 남아 역류성 식도염을 유발하기 쉽다. 운동은 웨이트 트레이닝 등 격렬한 운동보다 가벼운 산책을 권장한다. 식후 산책은 소화를 돕고 역류성 식도염을 예방하는 데 도움된다. 박 교수는 “역류성 식도염의 근본적인 치료는 생활습관 교정”이라며 “증상이 반복된다면 전문의와 상담을 통해 생활습관을 점검하고 약물치료를 병행함으로써 빠르게 회복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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