뇌졸중 후 생활 관리 어떻게 할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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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산백병원 신경과 박홍균 교수

Q. 얼마 전에 뇌졸중이 생겼습니다. 앞으로 어떻게 생활해야 할까요. 

A. 뇌졸중이 발생한 이후에는 신체적인 변화 뿐만 아니라 인지, 감정, 사회적 측면에서도 상당히 많은 변화가 생깁니다. 이전과는 다른 삶을 살게 될 가능성이 있습니다. 따라서 앞으로 나에게 생길 수 있는 일들을 미리 인지하고 빠른 대처와 치료, 예방에 힘써야 보다 질 높은 생활을 영위할 수 있습니다.

Q. 대표적으로 어떤 것들을 주의해야 할까요.
A. 마비, 구음장애, 실어증 등 신체적인 변화에 대비해야 합니다. 신체적인 변화는 겉으로 잘 드러나기 때문에 뇌졸중 환자는 이전에 해왔던 사회활동의 폭을 축소하는 경향이 있습니다. 말이 어눌하게 나오는 것을 타인에게 보여주고 싶지 않고, 어색하게 걷는 모습을 보여주고 싶지 않는 등 일상생활에서 흔히 위축되기도 합니다.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사람을 만나지 않고 사회활동을 하지 않으면 뇌졸중 후 우울증이 발생할 수 있습니다. 신체적인 재활 측면에서도 회복 속도가 더딜 수 있습니다. 따라서 사람들을 만나 말을 많이 하고, 잘 움직여지지 않는 신체 부위를 일부러 더 사용하는 등 적극적인 태도가 필요합니다. 또한 마비와 강직이 있는 경우 걸을 때 발목이 자연스럽게 굽혀지지 않습니다. 문지방이나 바닥의 물건, 심지어 바닥 그 자체에도 발끝이 걸려서 넘어질 수 있습니다. 뇌졸중 발병 후에 낙상은 매우 흔히 발생합니다. 낙상하는 경우 신체 여러 부위의 골절이 발생해 뇌졸중 후 회복이 더욱 더뎌질 수 있습니다. 문지방을 없애거나 발에 걸릴 수 있는 물건들은 바닥에 놓지 않는 노력이 필요합니다.

Q. 뇌졸중 발생 후에 감정 조절이 잘 안되는 것 같습니다.
A. 뇌졸중 후 감정 변화는 뇌졸중 환자 100명 중 30명 정도에서 발생할 정도로 꽤 흔합니다. 우울증 10명, 감정기복 10명, 분노조절장애 1~10명, 무기력·피로감 50명 등 증상도 다양하고 빈도도 높습니다. 반신마비나 실어증이 생기면 이에 따른 우울감이 생길 수 있습니다. 또 일상생활에 장애가 생기면서 질병 발병 전에 하던 사회활동에도 문제가 생기고 우울증이 만성화하기도 합니다. 

뇌졸중 후 신체적인 회복을 위해서는 재활 치료가 매우 중요한데요. 우울증이 생긴 경우 재활 치료의 효율이 떨어지고 결국 신체적인 회복에 악영향을 끼칠 수 있습니다. 따라서 뇌졸중 발생 후 감정 변화가 생겼다면 담당 전문의와 우울증에 대해 이야기하고 평가해 약물치료를 포함한 치료를 적극적으로 해야 합니다. 뇌졸중 후 우울감은 당연한 것이라고 받아들이지 말고, 적극적인 치료를 통해 호전시킬 수 있다는 것을 반드시 기억해야 합니다. 

Q. 우울증 약은 한 번 먹으면 끊기 어려운 것 아닌가요.
A. 아닙니다. 6~12개월 이상 약물을 사용하면서 우울감을 포함한 감정 변화가 조절되면 서서히 줄여서 최종적으로는 중단할 수도 있습니다. 

Q. 뇌졸중 발병 후 전반적으로 인지기능이 떨어지는 것 같아요.
A. 그럴 수 있습니다. 뇌졸중 후 인지장애는 12~32% 정도에서 발생할 수 있습니다. 뇌졸중이 한 번 생기면 약 10%, 여러 번 생기면 30% 이상에서 생길 수 있습니다. 뇌졸중에 의한 치매를 혈관성 치매라고 하는데요. 이는 알츠하이머병에서의 치매에 이어 2위를 차지할 정도로 많습니다. 반신마비, 실어증, 구음장애와 마찬가지로 혈관성 치매는 뇌졸중 발생 초기에 가장 심하고 시간이 지날수록 점차 회복됩니다. 우울증과 마찬가지로 적극적인 태도와 평가, 치료를 통해 증상 개선을 기대할 수 있으니 환자와 보호자, 의료진의 많은 관심이 필요합니다.

Q. 뇌졸중 재발이 가장 걱정됩니다.
A. 뇌졸중 발생 이후 재발을 막는 것이 가장 중요합니다. 재발을 막기 위해선 뇌졸중이 발생한 원인을 잘 다뤄야 하는데요. 고혈압, 당뇨병, 이상지질혈증이 있는 경우 목표 수치를 정해 해당 수치에 도달하기 위해 노력해야 합니다. 심방세동이 있으면 항응고제를 잘 복용하고 흡연자라면 금연해야 합니다. 

일반적인 원칙을 말하자면 고혈압이 있는 경우 수축기혈압을 140mmHg 이하로 낮춰야 합니다. 약으로 낮추는 것뿐만 아니라 유산소 운동을 통해서도 혈압을 낮추는 것이 필요합니다. 최근에 알려진 가장 잘못된 상식 중 하나는 ‘혈압약을 한 번 먹으면 평생 먹어야 한다’는 것입니다. 이는 잘못 알려진 지식으로, 저염식과 체중 감량 등을 통해 혈압이 잘 조절되면 혈압약은 줄여서 끊을 수도 있습니다.

당뇨병의 경우 당화혈색소(HbA1c)를 7.0 이하로 조절해야 합니다. 다만 고령인 뇌졸중 환자는 저혈당의 위험이 더 클 수 있어 당화혈색소 목표치를 7.5, 8.0으로 약간 높게 조정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이상지질혈증은 LDL콜레스테롤 수치를 환자 상태에 따라 목표를 다르게 설정(55~100mg/dL)한 뒤 이에 도달하기 위해 약물치료를 기본으로 식이요법, 운동요법을 하게 됩니다.

심방세동에 의한 뇌졸중이었다면 심장에 혈전이 생기지 않도록 항응고치료를 하는 것이 가장 중요합니다. 과거에는 와파린이라는 약제를 사용했지만, 요즘에는 NOAC이라고 하는 약제를 사용해 약 복용의 불편함이 많이 줄었습니다. 항응고 치료 외에 심장박동수 조절, 심장리듬 조절 치료를 하기도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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