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낮 더위는 여전하나 아침저녁으로 선선한 바람이 부는 가을이 왔다. 일교차가 심한 환절기엔 체온 유지가 어려워질 수 있고 대기오염, 실내 공기 오염 등으로 호흡기에 자극이 일어나 감기에 걸리기 쉽다.
감기는 다양한 바이러스 감염으로 나타나는 금성 상기도 감염의 총칭이다. 밤낮의 기온 차가 커지면 사람은 체온을 일정하게 유지하기 어려워지고 면역력이 떨어져 감기에 걸리기 쉬워진다. 게다가 습한 여름에서 건조한 가을로 넘어가면서 코와 인후두, 기관지 점막이 건조해지면 점막 점액의 점도가 높아지고 섬모 운동성이 떨어져 바이러스를 배출해내는 기능이 감소한다.
인제대 상계백병원 이비인후과 최정환 교수는 “바이러스가 환자의 기침 속에 포함되거나 환자가 만진 물건을 오염시켰다가 다음 사람이 접촉할 때 전파된다”며 “감기는 매우 흔한 급성 호흡기 질환이라 가볍게 여길 수 있지만, 폐렴과 같은 합병증을 유발할 수도 있으므로 유·소아나 고령, 면역력이 저하된 사람에겐 위험할 수 있다”고 말했다.
주요 증상은 기침과 콧물, 가래, 식욕 부진, 미열, 인후통, 두통 등이다. 콧물과 코막힘이 계속돼 입을 벌리고 숨을 쉬면 목이 마르고 붓는다. 편도 쪽에 염증이 생길 경우 고열과 삼킴곤란, 호흡곤란 등이 나타날 수 있다. 심하면 근육통, 고열 등 흔히 몸살감기라고 부르는 증상이 생길 수 있다. 증상은 전체적으로 일주일 정도 이어진다. 드물게 2주 이상 가는 경우도 있는데 오래 간다면 다른 합병증으로 진행된 상태일 가능성이 높다.
흔한 감기 증상이라도 병원 진료 권장
인플루엔자 감염에 따른 독감은 감기와 엄연히 다른 질병이다. 감기 바이러스는 그 자체가 원인으로 작용해 사망한 사례는 거의 없고 면역력이 떨어져 발병한 합병증 때문에 사망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그러나 인플루엔자는 감기보다 훨씬 더 위험하다. 예방백신과 치료제가 있어도 매년 최소 수만에서 최대 수백만 명에 이르는 사람이 인플루엔자로 사망한다.
독감에 걸리면 심한 감기 증상을 보인다. 갑작스러운 고열과 두통, 근육통, 오한 등이다. 코로나19가 창궐했을 땐 개인위생 강화와 마스크 착용, 대외 활동 감소로 독감 유행이 없었다. 그러나 요즘엔 독감이 한창 유행이다. 한동안 감염으로 인한 자연면역 획득이 적었던 것이 감기·독감의 긴 유행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독감 유행은 취학 아동과 청소년 사이에서 특히 심하다.
최 교수는 “인플루엔자 유행 시기엔 열·기침·인후통 등 흔한 감기 증상이 나타나더라도 병원에서 진료받기를 권한다”며 “호흡기 증상이 나타날 경우 전염 위험성을 인지하고 반드시 컵·접시 등의 개인용품을 사용하는 등 방역 수칙을 철저하게 준수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특히 소아나 65세 이상의 노인, 심장 질환자, 만성 폐 질환자, 당뇨병 환자는 독감에 걸리지 않도록 각별히 주의하고 이들과 접촉하는 가족이나 의료계 종사자 역시 독감 예방에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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