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고령화 사회를 넘어 초고령화 사회로 진입 중인 우리나라에서는 다양한 노인성 질환 환자가 급증하고 있다. 직립 보행을 하는 인류는 시간이 지나며 발생하는 척추의 퇴행성 변화로 인해 크고 작은 척추 질환을 경험하게 되는데, 노인들의 허리 통증을 유발하는 원인 중 하나가 척추관협착증이다.
척추관협착증은 나이가 들면서 신경이 지나는 척추관이 좁아져 내부 신경이 압박·자극을 받는 질환이다. 척추뼈가 약해지면 황색인대 등이 상대적으로 두꺼워지는데, 이러한 변화가 척추관 내부를 더욱 좁게 만들면서 척추관협착증이 생기게 된다. 하반신으로 이어져 있는 신경이 눌리면서 허리 통증과 더불어 다리, 엉덩이 등 하지가 저리고 아픈 방사통이 나타난다. 허리를 곧게 펴기 힘들고 보행 시 통증이 심해져 채 5분도 걷기 어려워할 정도다.
나이가 많은 환자 중에는 허리를 구부정하게 구부린 채 생활하는 사람이 많은데, 척추관협착증이 이러한 변화를 유발했을 가능성이 높다. 척추관협착증으로 인한 통증과 증상은 허리를 구부리고 있으면 일시적으로 완화하기 때문에 자기도 모르게 자꾸 허리를 구부리게 되는 것이다.
척추관협착증을 초기에 발견하면 물리 치료나 약물치료, 주사 치료 등을 통해 통증을 개선함으로써 수술 없이 일상생활을 유지할 수 있다. 하지만 다리가 저리고 아픈 것을 넘어 다리 근력이 약화하고 생활이 힘들어지는 상황이라면 수술을 고려해야 한다. 신경이 지나치게 많이 압박을 받아 영구적으로 손상되면 수술을 하더라도 회복이 어려울 수 있으며 하반신 마비 등 매우 심각한 후유증이 나타날 수 있기 때문에 수술을 무작정 미루거나 회피해선 안 된다.
다행히 요즘에는 단방향 척추내시경을 이용한 척추 수술이 가능해지면서 나이가 많아 마취가 부담스러운 환자들도 비교적 안전하게 척추 수술을 받을 수 있게 됐다. 일반적으로 척추관협착증은 신경을 압박하고 척추관을 좁게 만드는 요인, 예컨대 비후해진 인대 등을 제거해 신경에 가해진 압박을 해소하는 방식의 감압술로 치료한다. 척추 내시경을 이용하면 피부를 길게 절개하지 않고 5㎜가량의 구멍을 뚫어 카메라 및 수술 장비를 투입해 수술을 진행하기 때문에 출혈이나 근육 손상 등을 최소화할 수 있다.
수술 시간도 비교적 짧고 마취 시간도 줄어들기 때문에 고령 환자라도 충분히 받을 수 있으며 수술 후 회복 속도가 빨라 일상으로 더욱 신속하게 복귀할 수 있다. 수술 후 회복 과정에서 감염 등으로 인해 건강을 잃는 고령 환자가 매우 많다는 점을 고려해보면 단방향 척추 내시경의 유용함을 알 수 있다.
척추 수술을 받았다 하더라도 충분히 일상생활을 할 수 있기 때문에 너무 자리만 보전하고 누워 있지 말고 의료진의 지시에 따라 꾸준히 재활 치료, 운동 치료를 받아야 한다. 다만 허리를 무리하게 구부리거나 무거운 물건을 드는 등 허리에 부담을 줄 수 있는 행위는 자제해야 한다. 평지를 꾸준히 걸어 다니거나 수영을 하는 것도 척추 관리에 도움이 된다.
척추질환 예방을 위해선 일상 속 바른 자세를 유지해야 한다. 평소 같은 자세를 오래 유지하거나 무거운 것을 드는 행위는 자제하는 것이 좋으며, 허리로 가는 부담을 줄이고 코어 근육을 강화할 수 있는 평지 걷기, 수영 등을 꾸준히 하는 것이 척추 건강을 위해 중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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