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환자의 궁금증
의사의 한 마디
: 가톨릭대 인천성모병원 대장항문외과 송주명 교수
: 가톨릭대 인천성모병원 대장항문외과 송주명 교수

직장은 대장의 제일 끝부분부터 항문까지의 부위를 말합니다. 변을 저장하고 배변을 조절하는 역할을 하죠. 대장의 길이는 약 15㎝입니다. 주먹 하나 크기의 좁은 골반 중앙에 위치하는데요. 전방은 전립샘이나 질 등 생식기와 인접하고, 측면은 골반 혈관과 신경, 후방엔 천골이 자리합니다. 따라서 직장에 암이 생겼을 경우 인접한 다른 장기에 전이되기 쉽죠. 재발률과 수술에 따른 합병증이 발생할 가능성도 높습니다.
대장암의 일종인 직장암은 전체 대장암의 약 40%를 차지해요. 직장암의 원인은 일반적인 대장암과 같이 유전적 요인과 환경적 요인에 모두 기인합니다. 특히 ▶50대 이상이거나 ▶붉은 고기를 많이 먹고 채소와 과일을 잘 먹지 않는 경우 직장암 발병 위험이 더 커지죠. 또 비만하거나 술·담배를 즐기는 사람도 직장암을 조심해야 합니다. 가족 중 직장암이나 대장암 환자가 있는 경우, 염증성 장질환이나 가족성 용종증 같은 장질환이 있는 경우도 주의해야 해요.
직장암이 생기면 다양한 증상이 나타날 수 있습니다. 변이 가늘게 나오거나 설사를 하고, 변에 피나 점액이 섞여 나오는 경우도 있어요. 직장이 암으로 좁아지면서 변이 잘 나오지 못하는 것을 변비로 오인하는 사례도 많죠. 직장암 증상의 대부분은 다른 항문 질환에 의해서도 흔히 나타날 수 있기 때문에 반드시 다른 질환과 구별해야 합니다. 특히 직장암 초기에는 증상이 거의 없어 검사를 통해 우연히 발견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다른 암과 마찬가지로 조기에 발견하고 치료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해요.
직장임이 의심돼 병원을 찾으면 우선 항문수지검사와 항문직장경을 통해 1차 검사를 시행합니다. 이후 가능한 빠른 시기에 대장내시경으로 직장과 나머지 대장을 검사해 직장암 유무를 판별해요. 직장암으로 진단된 경우 CT(컴퓨터단층촬영)나 골반 MRI(자기공명영상) 검사를 진행합니다. 다른 장기로의 전이 여부를 확인하기 위해서죠. 직장암은 폐 전이 가능성이 있기 때문에 흉부 CT도 필수적으로 시행해야 합니다.
직장암 치료는 수술적 절제만이 유일한 완치법이에요. 저위전방절제술이 대표적입니다. 직장암일 땐 지방 조직 안에 암세포가 퍼져 있을 수 있는데요. 저위전방절제술은 복강경으로 이 지방 조직의 손상을 최소화하면서 골반으로부터 직장과 직장 주변 지방 조직을 절제하는 방식을 따릅니다. 일부 초기 직장암에서는 대장내시경절제술 또는 경항문절제술 등을 통해 치료하기도 해요.
직장암이 어느 정도 진행된 상태라면 수술 전 방사선 항암 치료가 필요합니다. 이 치료는 한달 반 정도가 소요돼요. 방사선 치료가 끝나면 6~8주 뒤 수술을 진행합니다. 최근에는 NGS(Next Generation Sequencing) 유전자 패널검사를 통해 환자 개인별 맞춤 암 치료가 시행되고 있어요. NGS 검사는 환자의 유전체 염기서열을 분석해 유전자 변이로 인한 질환을 진단합니다. 각 개인에게 잘 맞는 치료제를 선택할 수 있도록 도와 치료 효과를 높이는 게 특징이죠.
직장암은 다른 대장암보다 재발률이 높습니다. 좁은 골반에서 발생하는 암이기 때문에 국소 재발률도 높은 편이죠. 재발률은 20~50% 정도입니다. 3~5년 안에 주로 재발하고 5년 이후에는 재발률이 현저히 떨어져요.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조기 발견입니다. 45세 이후에는 적어도 한 번 이상 대장내시경을 받는 것이 좋아요. 대장항문학회에서는 45세 이후 5년마다 대장내시경을 권장하고 있습니다. 직장암이 의심된다면 구체적인 치료 계획을 세울 수 있는 병원을 찾아 즉시 검사를 받아보는 것이 현명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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