뇌 속 시한폭탄 '뇌동맥류' 진단되면 꼭 치료해야 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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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일색전술 등 비침습적 방식으로도 치료 가능

#건강검진 뇌CT혈관조영술 검사에서 5mm 크기의 ‘뇌동맥류’가 진단된 55세 여성 고술녀(가명)씨는 병원에서 혈관 파열 위험이 있으니 코일색전술을 하자는 권유에 당장 증상도 없는데 꼭 치료를 해야 할지, 지켜봐야 할지 고민이다.  


뇌동맥 일부분이 꽈리처럼 부풀어 오르는 뇌동맥류는 머릿 속 시한폭탄이다. 뇌동맥류로 뇌혈관이 부풀어오르다가 터지게 되면 뇌출혈로 사망에 이를 정도로 치명적이다. 문제는 뇌동맥류는 파열되기 전까지 아무런 증상이 없다. 뇌동맥류 환자의 20%는 병원에 도착하기 전 사망한다는 보고도 있다. 중앙대병원 뇌혈관센터 신경외과 남택균·권정택 교수의 도움말로 뇌동맥류의 위험성과 치료법에 대해 들었다.

뇌동맥류는 조기 진단이 중요하다. 만약 뇌동맥류가 터지면 출혈이 한꺼번에 두개강 내 지주막하 공간으로 흘러나온다. 이때 번개가 치는 듯한 갑작스럽고 극심한 두통을 겪는다.특히 출혈량이 많으면 병원에 도착하기 전에 사망에 이를 정도로 치명적이다. 따라서 뇌동맥류를 진단 후 어떻게 대처할지 전문 의료진과 상담하고 정기적으로 상태 변화를 추적 관찰하는 것이 좋다. 남택균 교수는 “뇌동맥류가 진단됐다고 해서 무조건 치료를 해야 하는 것은 아니며, 뇌동맥류의 크기, 위치, 모양, 나이 등을 고려해 코일색전술을 할지, 클립결찰술을 할지 결정할 수 있다”고 말했다.
 
뇌동맥류의 치료 방법은 일반적으로 뇌 수술에 해당하는 개두술을 통한 ‘동맥류 결찰술(aneurysm neck clipping)’과 혈관을 통해 접근해 치료하는 뇌혈관 내 치료 또는 중재적 시술에 해당하는 ‘코일색전술(coil embolization)’로 나눌 수 있다.

결찰술은 뇌동맥류 치료에 있어 오랫동안 시행돼 온 방법으로 기술적으로 이미 정점에 도달해 있다. 그 방법은 두피를 절개하고 두개골을 작게 열어 수술 현미경을 통해 뇌동맥류를 노출해 동맥류의 목(입구)을 클립으로 물어서 혈류를 차단하는 치료 방법이다. 코일색전술은 두개골을 절개하지 않고 동맥류를 치료하는 비침습적 시술법으로 허벅지(사타구니, 서혜부) 대퇴동맥을 통해 여러 단계의 카테터(catheter, 도관)를 사용해 뇌동맥에 접근한 뒤 뇌동맥류에 백금코일을 채워 혈류를 차단해 동맥류가 터지는 것을 막는 방법이다.

동맥류 입구가 넓은 경우 혈관 내 스텐트나 풍선을 이용해 입구를 지지하고 코일 색전술을 시행할 수도 있다. 남 교수는 “뇌동맥류 치료에 있어 코일색전술은 개두술을 하지 않고도 치료할 수 있는 비침습적 치료 방법으로 시술 시간도 3시간 이내로 비교적 짧으며, 치료 후 1~2일 이내에 퇴원해 정상 생활을 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고 말했다.

다만 코일색전술은 클립결찰술에 비해 재발 가능성이 상대적으로 높은 편이다. 남택균 교수는 “통계적으로 10명 중 1명은 재치료가 필요한 경우여서 결찰술에 비해 재발확인을 위해서 시술 후 추적검사를 자주 해야 하는 단점이 있다”고 말했다.

실제 뇌동맥류로 인한 코일색전술 시술 후 6개월, 1년 6개월, 3년 6개월, 5년 6개월에 추적검사를 시행해야 하며, 치료 시 스텐트 보조 하에 코일색전술을 시행했다면 최소한 6개월에서 1~2년 정도 항혈소판제를 복용해야 하는 불편함이 있다. 권정택 교수는 “뇌동맥류로 진단되더라도 환자의 상황을 정확하게 진단해 두 가지 치료법을 함께 할 수 있는 병원의 전문의를 찾아 안전하고 정확한 치료법을 찾아 신속하게 치료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말했다.
권선미 기자 kwon.sunmi@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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