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꾸만 화장실 가는 중년 남성, 방치하지 말고 의학적 치료받아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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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립샘비대증 치료 솔루션]한림대 동탄성심병원 비뇨의학과 이성호 교수

노인 인구가 증가함에 따라 전립샘비대증 관리에 대한 중요성이 높아지고 있다. 전립샘비대증은 중·노년 남성들의 삶의 질을 떨어뜨리는 대표적인 질환이다. 전립샘이 정상 크기보다 커지면서 전립샘이 요도를 압박해 소변이 자주 마려운 빈뇨, 소변 줄기가 가는 세뇨, 소변을 봐도 개운하지 않은 잔뇨감 등의 배뇨 장애 증상을 유발한다.

전립샘비대증이 발생하는 원인은 다양하지만 주된 요인은 노화와 남성호르몬 농도의 감소다. 최근에는 고령화와 서구화된 음식 문화, 환경오염 물질 증가 등으로 전립샘비대증 환자 유병률이 점점 증가하는 추세다. 주로 40대 이후부터 서서히 발생하기 시작해 60대에는 60~70%, 70대에는 거의 모든 남성이 앓고 있는 것으로 알려진다.

전립샘비대증은 중·노년 남성에서 흔하게 발생하다 보니 자연스러운 노화 현상으로 여겨 방치하는 경우가 많다. 또한 질환을 인지하더라도 의학적 치료 대신 건강기능식품에만 의존하는 사례를 쉽게 찾아볼 수 있다. 실제로 대한비뇨의학재단이 진행한 ‘전립샘비대증 인식 설문조사’에 따르면, 전립샘비대증 환자에 해당하는 응답자의 52%는 증상이 있어도 병원에 가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전립샘비대증을 방치하면 일상생활에 불편함을 느낄뿐만 아니라 방광에 소변이 남아 있게 되면서 요로 감염, 방광 결석 등 여러 가지 합병증이 발생할 수 있다. 따라서 소변을 보는 데 불편함을 느낀다면 전립샘비대증을 의심하고 병원을 방문해 정확한 검진을 받는 것이 좋다. 초기에는 약물치료만으로 전립샘 크기를 줄여 비교적 간단하게 증상을 개선할 수 있지만 시기를 놓쳐 악화하면 수술하거나 수술을 하더라도 방광 기능에 문제가 남을 수 있다.

전립샘비대증 환자 10명 중 80~90%는 약물로 치료가 가능하다. 대표적인 전립샘비대증 치료제로는 알파1 교감신경 차단제(탐스로신염산염·독사조신메실산염·나프토피딜), 5-알파 환원효소 억제제(피나스테리드·두타스테리드), PDE5 효소 저해제(타다라필)가 있다.

알파1 교감신경 차단제는 전립샘에 분포한 교감신경을 억제하는 전립샘과 방광 목 부분의 근육을 이완시켜 증상을 개선하지만 전립샘이 커지는 것을 근본적으로 해결해 주진 못한다. 반면 5-알파 환원효소 억제제로 대표되는 피나스테리드는 전립샘의 크기를 성장시키는 DHT(Dihydrotestosterone)라는 남성호르몬의 생성을 억제함으로써 전립샘 크기 자체를 줄여 배뇨 기능을 호전한다.

중증의 양성 전립샘비대증 환자 3040명을 대상으로 4년간 피나스테리드의 장기 치료 효과와 안전성을 확인한 연구에 따르면, 피나스테리드 복용군은 위약군 대비 전립샘의 크기가 32% 정도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피나스테리드 복용군은 위약군 대비 양성 전립샘비대증으로 인한 증상을 완화했으며, 수술 발생률을 지속해서 감소시켰다.

5-알파 환원효소 억제제는 남성호르몬에 영향을 줘 전립샘의 크기를 줄여주다 보니 간혹 성 기능 부작용을 우려하는 환자가 있다. 그러나 피나스테리드는 또 다른 5-알파 환원효소 억제제인 두타스테리드에 비해 성 기능 부작용에 의한 치료 중단율이 유의하게 낮다는 연구결과가 있다. 이 밖에 PDE5 효소 저해제 중 하나인 타다라필은 전립샘에 혈액 공급량을 증가시켜 전립샘 비대 증상을 개선해준다.

한편, 전립샘비대증 환자 중엔 병원 방문이나 약 복용을 꺼려 비교적 접근이 쉬운 건강기능식품으로 치료 효과를 기대하는 경우가 있다. 하지만 건강기능식품은 제품에 따라 유효성분 함량이 다르고 임상적 근거가 충분하지 않은 경우가 대부분이라 큰 치료 효과를 보기 힘들다. 또한 질환에 대한 정확한 진단 없이 무작정 건강기능식품을 섭취할 경우 적절한 치료와 치료 시기를 놓칠 수 있다. 따라서 증상이 의심된다면 먼저 병원에 가서 정확한 진단과 그에 맞는 적절한 치료를 받을 것을 권장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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