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아·잇몸 부실하면 전신 노쇠로 사망률 2배 높아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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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기적 구강 검진 필요

구강 건강은 노쇠의 방아쇠다. 치아·잇몸이 부실하면 음식을 잘 씹어 삼키기 어려워 영양 공급이 불량해진다. 치아가 빠지면 음식을 씹는 자극이 줄면서 뇌로 가는 혈류량이 줄어 뇌 인지기능도 떨어진다. 건강한 노년기를 위한 구강 건강 지키는 방법에 대해 강동경희대치과병원 치주과 강경리 교수에게 들었다.

구강은 음식물을 먹고 소화하는 영양 공급 단계의 출발점이다. 튼튼한 치아로 음식물을 잘 씹어 삼킬 수 없으면 단백질이나 미량 원소 공급에 문제가 생겨 전신에 영향을 미친다. 구강 노쇠가 전신 노쇠를 알리는 경고 신호인 셈이다. 강경리 교수는 “일본에서 65세 이상 노인 2011명을 3년 9개월 추적 조사한 결과, 구강 노쇠로 진단된 노인은 건강한 노인에 비해 전신 노쇠 비율이 2.4배, 근감소증 2.2배, 장애 발생 2.3배, 사망률 2.2배 더 높았다. 그 외 많은 연구에서도 공통으로 불량한 구강건강은 전신 노쇠의 시작을 미리 알리는 지표로 지목되고 있다”고 말했다. 전신 건강을 위해서는 구강 건강부터 챙겨야 한다는 의미다.


구강기능저하증은 구강 위생 불량, 구강 건조, 교합력 저하, 혀와 입술의 운동 기능 감소, 혀의 압력 감소, 저작 능력 감소, 삼킴 기능 저하 등 구강 노쇠 증상 7가지 중 3가지 이상에 해당할 때를 말한다. 강 교수는 “치과의사뿐만 아니라 전 국민이 구강 건강에 더욱 관심을 두고 노력해야 한다”며 “65세 이상 노인은 치아가 아프지 않아도 정기적으로 치과에 방문해 구강 건강 점검을 받아보는 것이 필요하다”고 당부했다.

치과의사가 육안으로 치아·잇몸 상태를 살펴보는 구강 건강 검진은 치아 통증, 잇몸병 등이 심각해지기 전에 빠르게 대처 가능하다. 치과 질환은 특히 치료를 늦출수록 비용 부담이 커진다. 게다가 치아 위생관리에 소홀하면 암·당뇨병·골다공증·심장병 위험도 높아진다. 선제적 대응이 중요하다. 구강 건강 검진을 받을 때 파노라마 방사선 촬영을 추가하면 눈에 보이지 않는 부분까지 확실하게 구강 건강 상태를 점검할 수 있다.

치아 스케일링도 필요하다. 치아와 잇몸 경계 부위에 쌓인 치석을 물리적으로 제거해 구강 건강을 지켜주는 역할을 한다. 치아 스케일링에 소홀하면 잇몸 염증으로 잇몸이 부어오르면서 피가 나고 입냄새가 심해진다. 더 진행하면 잇몸이 위축돼 치아가 빠진다. 초기 잇몸병은 치아 스케일링만으로도 치료가 가능하다. 치아 스케일링은 만 19세 이상이면 누구나 연 1회 건강보험으로 지원받을 수 있다. 건강보험 혜택 적용 기간은 매년 1월 1일부터 12월 31일까지다. 연도가 바뀌면 자동으로 다음해 혜택으로 갱신된다. 올해가 지나기 전에 치아 스케일링을 챙기는 것이 좋다. 

저작 기능을 유지하는 틀니·임플란트 치료 역시 중요하다. 만성적인 잇몸 염증은 노년기 치아 상실의 주요 원인이다. 치아가 빠졌다면 빈 자리를 채우는 치료를 받아야 한다. 치아 갯수가 줄면 음식을 제대로 씹고 삼키지 못해 영양이 부실해진다. 일상 생활에 필요한 최소한의 영구치는 위아래 10개씩 총 20개다. 정부에서도 노년층 저작력 유지를 위해 65세 이상 고령층을 대상으로 평생 2개의 임플란트를 건강보험 급여로 지원한다. 임플란트나 부분 틀니 등으로 빠진 치아를 조기에 수복하면 저작력 회복에 긍정적이다.
권선미 기자 kwon.sunmi@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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