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테로이드는 적절히, 우유·계란은 증상 악화와 관련 없어

인쇄

[건강100대 궁금증] 아토피피부염 팩트체크

아토피피부염은 환자가 겪는 고통만큼 잘못된 정보가 많은 질환이기도 합니다. 스테로이드 사용이나 생활습관과 관련한 부정확한 정보가 치료의 걸림돌이 되고, 환자의 스트레스도 가중됩니다. 우유·계란 등 고단백식이 증상을 악화시킨다거나 스테로이드 사용을 가급적 자제해야 한다는 등의 얘기들입니다. 아토피피부염과 관련해 팩트체크를 해봤습니다.
 

 스테로이드 사용은 가급적 자제해야 한다 X 

스테로이드는 막연히 독한 약이라고 생각해 사용을 꺼리다 아토피가 악화한 상태로 오는 환자가 적지 않습니다. 하지만 스테로이드는 적절하게 사용할 경우 안전하고 효과적인 핵심 치료제입니다. 스테로이드는 몸과 전혀 관계없는 호르몬이 아닙니다. 신체에서 매일 일정량 이상 분비되는 물질로 다양한 작용 중 항염·항알레르기 기능이 있습니다. 신체에서 분비하는 용량만으로 조절이 안 되는 경우, 즉 알레르기나 염증 반응이 일시적으로 심하게 나타나는 경우 부족한 양을 외부에서 보충하는 것이 스테로이드 치료입니다.

얼굴이 붉어지고 피부가 얇아지거나 실핏줄이 늘어나는 등의 스테로이드 부작용은 스테로이드를 남용해 장기간 사용했을 때 나타나는 문제입니다. 스테로이드가 과하게 작용해 발생하는 부가적인 증상들입니다. 혈중 스테로이드양을 측정해 필요한 최소량의 스테로이드를 사용하면 안전합니다. 증상이 호전되면 스테로이드를 서서히 끊으면 됩니다. 외부에서 스테로이드가 보충되면 체내 스테로이드 분비가 줄어드는데, 이때 갑자기 약을 끊으면 분비량이 정상으로 돌아오기 전이므로 증상이 심해질 수 있어서입니다. 
 

 크면 자연 치유되니 치료 미뤄도 된다 X 

성인이 되면 아토피피부염의 90%가량은 저절로 없어집니다. 하지만 아토피피부염은 증상이 있을 때 빨리 치료받는 게 좋습니다. 주요 증상인 심한 가려움증 때문에 수면 장애가 빈번하게 나타나고 우울증과 주의력 결핍·과잉행동 장애로 이어질 수 있습니다. 아토피피부염은 다리가 접히는 부위, 엉덩이·손목·발목 등 피부가 약한 쪽에 증상이 잘 나타납니다. 자꾸 이 부위를 긁고 피부에도 변화가 생기면 바로 치료받아야 합니다. 아토피피부염으로 인한 상처와 착색은 자극이 반복되지 않으면 3~6개월 이내에 대개 없어집니다. 하지만 적절히 치료받지 못해 같은 자리를 계속 긁으면 흉이 남을 수밖에 없습니다.
 

 우유·계란 등 고단백식이 증상을 악화시킨다 X 

아토피피부염 환자는 개인마다 피해야 할 음식이 각각 다릅니다. 모든 환자가 우유·계란 같은 고단백 식품에 알레르기 증상이 나타나는 게 아닙니다. 그러므로 알레르기 검사를 통해 증상을 악화하는 인자가 무엇인지 알고, 이를 피하는 맞춤 치료가 필요합니다. 반대로 아토피피부염에 특별히 좋은 식품도 없습니다. 특정 식품이나 건강 보조 식품이 질환에 효과가 있음을 증명한 연구는 없으므로 맹신하지 않아야 합니다. 
이민영 기자 lee.minyoung@joongang.co.kr 

 

< 저작권자 © 중앙일보에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