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다공증 환자 100만 명 시대…혈액검사로 평생 관리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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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1NP·CTX 등 혈액검사 시 빠른 경과 확인과 추적 관리 가능

5월은 가정의 달인 만큼 여행객도 늘어나는 시기다. 날씨가 따뜻해지면서 등산과 캠핑 등 다양한 야외활동을 즐기는 나들이객이 많아진다. 특히 골다공증을 앓고 있는 사람이라면 이 시기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 바깥 활동 중 낙상으로 인한 손목·척추, 고관절 골절로 병원을 찾는 골다공증 환자가 늘고 있어서다.

 
골다공증 환자 수는 빠르게 증가하고 있다. 국내 골다공증 환자 수는 지난해 100만 명을 넘어섰다. 국민건강보험공단에 따르면, 2021년 골다공증으로 진료 받은 환자는 113만8840명으로 2017년보다 24.6% 증가했다. 노년에 이르면 다양한 원인에 의해 근력과 균형감이 감소한다. 낙상 위험이 큰 데다 골밀도가 약해진 탓에 작은 충격에도 심각한 골절을 입을 수 있다.
 
더 큰 문제는 골다공증 골절로 인한 재골절과 2차 골절에 따른 낙상 위험이다. 골다공증 골절은 한 번 시작되면 재골절과 같은 악순환의 굴레에서 빠져나오기 어렵다. 골다공증 골절 발생 후 약 25%가 4년 이내 재골절을 경험한다. 주로 골절 경험 1~2년 내에 다시 골절이 발생하는 것으로 알려진다. 환자의 대부분은 뼈가 부러지고 나서야 골다공증임을 알게 되는 경우가 많다. 
 
낙상으로 인한 골절의 여파로 누워서 지내는 생활이 길어지면 근육이 줄어 빠르게 노쇠하기 쉽다. 혈액 순환이 느려져 뇌졸중 위험까지 커진다. 낙상을 겪은 고령자의 20%가 1년 이내 죽음을 맞이한다는 통계도 있다. 골다공증은 환자는 물론, 환자를 돌보는 가족과 보호자의 삶의 질까지 크게 떨어뜨리는 질환이다. 나이가 들어서 넘어지면 삶 전체가 통째로 넘어지는 것과 같다. 
 
하지만 골다공증에 대한 치료는 제대로 이뤄지고 있지 않은 실정이다. 골다공증 환자의 70%가량은 1년 이내에 치료를 중단한다. 치료제 투여법이 복잡하기도 하지만, 실질적으로 가시적인 치료 효과가 없다는 이유 때문이다. 부작용을 우려하는 환자도 많다.

골밀도 측정의 표준검사로 활용되고 있는 것은 골다공증 X선 검사다. 이 검사법은 현재 골량만을 측정해 뼈의 정적인 상태를 진단한다. 골다공증이 나타난 주요 원인을 파악하기 어렵고 검사 결과도 1~2년 뒤에야 확인 가능하다.
 
약물 순응도 판단해 치료 효과 분석

대안이 없는 것은 아니다. 한국로슈진단의 P1NP(total procollagen type 1 amino-terminal propeptide), CTX(C-telopeptide of collagen type 1)와 같은 골다공증 혈액검사는 치료 시작 후 3개월 만에 경과를 확인할 수 있다. P1NP는 뼈 형성, CTX는 뼈 흡수와 관련된 단백질을 말한다. 골다공증 혈액검사는 골 교체율을 반영해 뼈의 역학적 변화를 중점적으로 측정한다. 이는 골형성이나 골소실, 칼슘대사 조절과 같은 골다공증의 원인을 면밀히 찾아낸다는 게 특징이다. 정확한 진단으로 조기 치료와 함께 치료 효과를 높이는 데 도움을 준다.

 
특히 골다공증 혈액검사는 3~6개월 기준 30~200% 변화율로 치료 반응을 관찰할 수 있다. 골다공증을 측정하는 엑스레이 검사의 경우 매년 2~5% 변화율을 기초로 치료 반응을 확인할 수 있다. 골다공증 치료는 변화율이 더 큰 범위에서 면밀히 확인해야 치료 효과를 높일 수 있다. 골다공증 혈액검사는 국제골다공증재단과 국제임상화학회에서 치료 모니터링과 골절 위험도 예측을 위한 표준검사로 권고한 바 있다.

전문의는 골다공증 혈액검사를 토대로 환자의 약물 순응도를 판단해 치료 결과를 평가한다. 만약 치료 개선 효과가 없다면, 치료제 보관법을 포함한 여러 의학적 문제를 확인하고 약제를 변경하는 등 치료 개선에 도움을 줄 수 있는 지침을 내릴 수 있다.
 
경희대병원 정형외과 유기형 교수는 “골다공증 재골절 예방을 위해선 전문의와의 꾸준한 상담을 통해 약물 복용 등으로 골다공증을 관리하는 것이 중요하다”며 “또 운동과 식단 조절을 통해 평소 건강을 관리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유 교수에 따르면, 골다공증을 관리하기 위해선 단순한 골밀도 검사뿐 아니라 적절한 혈액검사가 필수적이다.

유 교수는 “현재 내 몸 속 골이 흡수·생성되는 현황을 실시간으로 보여주는 CTX와 P1NP 등의 필수 혈액검사를 통해 치료제 복용 결과를 직접 눈으로 확인할 수 있어 치료의 순응도를 높일 수 있다”며 “P1NP 검사는 금식 여부와 상관없이 가능하고, CTX 검사는 전날 금식 후 당일 오전 공복 상태에서 받아야 보다 정확한 결과를 얻을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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