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D보습제, 피부 상태 따라 성분·효과 꼼꼼히 따져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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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의에게 묻다] 이지현 가톨릭대 서울성모병원 피부과 교수

보습은 피부 건강의 핵심이다. 피부 보습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으면 피부 장벽이 무너질 수 있다. 외부 자극으로 손상된 피부 장벽을 보호하기 위해선 뛰어난 보습력을 지닌 제품을 사용해야 한다. 의료기기로 분류되는 MD(Medical Device)보습제가 대표적이다. MD보습제도 제품에 따라 성분과 효과가 다르다. 본인의 피부 상태에 맞게 안전하고 효과가 입증된 제품을 선택하는 것이 중요하다. 가톨릭대 서울성모병원 피부과 전문의 이지현 교수에게 MD보습제에 대한 궁금증을 물었다. 

-MD보습제는 왜 병원에서만 처방받을 수 있나. 
“MD보습제는 손상된 피부 장벽을 보호하기 위해 사용하는 제품이다. 겉으로 보기엔 일반 스킨케어용 화장품과 비슷해 보이지만, 일반 화장품보다 높은 보습 효과를 갖고 있다. 수분 손실을 막으면서 피부 보호막을 형성해 상처를 보호하고 오염을 방지하는 역할을 한다. 이러한 기능을 인증해야만 식품의약품안전처가 인증하는 2등급 의료기기로 분류될 수 있다. 전문의약품은 아니지만, 보조적인 치료이자 피부 병변에 따라 달리 도포해야 하는 만큼 종합적인 상황을 고려해 사용해야 한다. 전문 의사의 판단 하에 MD보습제를 사용해야 더 안전하고 효과적인 치료가 가능하다.”

-어떤 피부에 사용할 수 있나.
“MD보습제는 대부분 건조한 피부에 사용된다. 아토피피부염과 같은 습진이 대표적이다. 건조증, 가려움증, 건선과 같은 피부질환이나 화상 흉터, 심지어는 당뇨병 족부병변에도 사용할 수 있다. 미국피부과학회와 대한피부과학회의 치료 가이드라인을 살펴보면, 특히 아토피피부염 환자에게 MD보습제와 같은 보습제 도포가 기본적인 치료요법으로 꼽힌다. 대부분의 아토피피부염 환자는 피부 장벽 기능이 손상돼 있다. 이에 따라 MD보습제를 하루 2회 이상 규칙적으로 사용하는 것이 권장된다.

이처럼 피부장벽이 손상돼 있는 피부질환을 앓고 있다면 MD보습제 사용을 고려해볼 수 있다. 또 건선이나 당뇨성 족부병변처럼 피부가 건조해지고 각질이 쌓여 두껍게 변한 곳에도 MD보습제를 사용할 수 있다. 피부를 부드럽고 유연하게 유지하는 데 도움을 주기 때문에 꾸준히 발라주는 것이 좋다. 가장 중요한 것은 질환별로 알맞은 전문 치료를 시행하면서 MD보습제를 보존적 요법으로 사용해야 한다는 점이다. 전문 치료와 함께 MD보습제를 사용해준다면 치료 예후에 더욱 긍정적으로 작용할 수 있다.” 

-보습력이 일반 화장품과 얼마나 큰 차이를 보이나.
“MD보습제는 말 그대로 Medical Device, 즉 바르는 의료기기다. MD보습제는 즉각적으로 수분만 공급하는 것이 아니라 수분이 날아가지 않도록 피부에 막을 형성한다. 이러한 잠금 장치에 대해 효과가 입증됐기 때문에 일반 화장품보다 보습력이 좋고 유지기간이 더 길 수밖에 없다. 물리적인 보호막 형성 효과를 입증하는 절차를 거쳐야만 식약처가 인증한 2등급 의료기기로 분류될 수 있다. 다만 2등급 의료기기는 불필요한 임상시험을 지양한다. 동등성비교에 따라 임상시험 결과 보고서가 아니더라도 다른 자료로 관련 인증을 받을 수 있다.” 

-모든 MD보습제가 동일한 효과를 나타내나. 
“MD보습제라고 하더라도 모든 제품이 동일한 효과를 나타내는 것은 아니다. 따라서 제품을 선택할 땐 성분과 레퍼런스를 꼼꼼하게 따져봐야 한다. 성분의 경우 파라벤이나 라놀린, 인공향료와 같은 유해한 성분이 없는지를 살펴봐야 한다. MD보습제의 도움이 필요한 피부질환을 앓고 있는 환자들은 이미 민감한 피부 상태를 갖고 있다. 이러한 유해 성분이 있을 땐 피부병변을 악화시킬 수 있으므로 각별히 주의해야 한다. 유효 성분 자체가 지나치게 많아도 오히려 피부를 자극할 수 있다. 최소 성분으로 최대의 효과를 나타낼 수 있게 고안된 제품을 사용하는 것이 좋다.”  

-효과가 입증된 제품을 고르는 게 중요할 것 같다. 
“임상시험 결과를 보유하고 있어 효과가 입증된 제품을 선택하는 것이 현명하다. 시중에 판매되는 제품 가운데 일부는 MD보습제를 사용해야 하는 질환들 위주로 임상데이터를 갖고 있다. 아토피피부염을 비롯해 가려움증, 피부소양증, 건선, 어린선, 방사선피부염, 당뇨병 족부병변 등이 이에 해당한다. 이러한 데이터의 보유 유무는 의학적으로 입증된 제품인지 아닌지를 판가름하는 기준이 되기 때문에 제품 선택 시 도움을 줄 수 있다. 피부 상태는 환자마다 각기 다르다. 무엇보다 주치의와 상담을 통해 본인에게 가장 적절한 제품을 처방받는 것이 중요하다. 이에 따른 올바른 사용법을 숙지하는 것도 필요하다.”

-올바른 사용법은.
“‘1일 2회’를 기억하면 된다. MD보습제를 처방 받은 환자의 경우 최소 1일 2회, 충분한 양을 발라준다면 피부 건강을 되찾는 데 도움을 줄 수 있다. MD보습제는 꾸준히 바를수록 진가를 발휘하는 제품이다. 또한 장기간 사용에도 부작용에 대한 우려가 거의 없다. 피부에 직접 약리적으로 작용하지 않는 의료기기이기 때문이다. 오히려 손상된 피부의 수분을 유지하고 보호해주기 때문에 피부가 건강해질 수 있도록 도움을 준다.” 

-피부장벽 개선을 돕는 생활 습관이 있다면. 
“요즘처럼 날씨가 좋은 봄철에는 야외활동을 즐기는 날이 많아진다. 하지만 피부 질환을 앓고 있거나 피부가 예민한 사람이라면 이 시기엔 최대한 외출을 자제하는 것이 좋다. 꽃가루나 미세먼지, 황사 등이 기승을 부리는 시기이기 때문이다. 만약 외출을 해야 하는 상황이라면 모자와 마스크, 긴소매 옷 등을 착용해 오염물질로부터 피부를 보호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외출 후 집으로 돌아왔을 땐 즉시 미지근한 물로 꼼꼼하고 부드럽게 피부를 씻어내는 것이 이롭다. 이후 MD보습제와 같은 보습제로 피부에 수분을 공급해주는 것이 도움된다. 피부 건강을 위해선 실내 온도는 19~20도, 습도는 40~60%를 유지하는 것이 좋다. 피부 질환이 의심될 경우 하루라도 빨리 전문의를 찾아 상담을 받는 것이 피부를 지킬 수 있는 가장 좋은 방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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