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전근개 파열, 증상만으로 자가 판단 말고 병원 찾아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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골프와 어깨질환의 상관관계 ‘달려라병원’ 선지호 원장에게 듣는다

병의 진행 정도와 증상이 비례하지 않아
병원 찾아 정확한 진단과 적절한 치료 필요
고령 환자도 특별한 어려움 없이 수술 가능

#직장인 P씨(남, 48세)는 10여년 전 골프에 입문해 자주 연습장을 찾았다. 하지만 2년 전부터 스윙 연습을 많이 한 날이면 어김없이 어깨 통증에 시달렸다. 그런데도 파스와 물리치료를 받으며 골프 연습을 할 만큼 열심이었다. 하지만 얼마 전 친구들과 오랜만에 필드에 나가 무리한 풀스윙을 한 후부터는 극심한 통증에 잠도 못 이룰 정도가 되어 병원을 찾았다. 진단 결과는 어깨 회전근개 파열이었다.
 

달려라병원 선지호 원장은 “회전근개 파열은 병의 진행 정도와 증상이 비례하지 않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증상만으로 파열의 정도를 자가 판단하지 말고 반드시 병원을 찾아 정확한 진단과 적절한 치료를 받아야 한다”고 강조한다. [사진 달려라병원]

 

최근 날씨가 따뜻해지면서 야외에서 다양한 레포츠를 즐기는 이들이 부쩍 많아졌다. 특히 골프는 중장년층에서 많이 즐기는 운동 중 하나다. 하지만 골프는 어깨의 스윙 동작이 크고 많은 운동이라 어깨에 큰 부담을 주게 된다는 점을 알고 조심해서 즐겨야 한다. 봄철이 되면 골프 후에 어깨 통증을 호소하는 경우가 적지 않다. 달려라병원의 선지호 원장에게서 골프와 어깨질환에 대한 조언을 들어본다.
 
중장년층, 활동 많은 젊은 층에서 많이 발생
 
Q. 골프로 인해 발생 가능성이 높은 어깨질환은.
A. “어깨는 인체 관절 중 360도로 회전할 수 있는 유일한 관절로 가동 범위가 가장 넓고, 사용량도 많아 다른 관절에 비해 무리가 쉽게 가는 편이다. 또한 힘줄·인대·신경·윤활주머니 등 복잡한 구조로 형성돼 있어 부상 위험이 높다. 특히 골프·테니스·배드민턴과 같이 어깨관절을 많이 사용하는 운동으로 부상이 나타날 수 있는데, 대표적인 질환이 회전근개 파열이다. 따라서 골프 동작 시 어깨에 과도한 무리가 가지 않도록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
 
Q. 회전근개는 어떤 부위이고 파열은 어떻게 발생하나.
A. “회전근개는 견갑골에서부터 기시해 상완골의 머리 부분을 감싸고 있는 ^극상근 ^극하근 ^견갑하근 ^소원근 등 4개의 근육과 힘줄로 구성된다. 회전근개는 팔의 회전운동에 관여하고 어깨관절의 안정성에 매우 중요한 역할을 한다. 회전근개 파열은 이들 힘줄 가운데 하나 또는 그 이상이 파열돼 팔의 움직임이 제한되고 어깨에 통증이 발생하는 질환이다. 회전근개는 주로 퇴행성 변화에 의해 힘줄에 변성이 생겨 점차 약해지다가 파열된다. 또한 스포츠 활동이나 과도한 관절 사용으로 인해 손상될 수 있기 때문에 중장년층뿐만 아니라 활동량이 많은 젊은 층에서도 발생하는 질환이다.”
 
Q. 주요 증상 및 통증 그리고 오십견과는 차이는.
A. “증상 초기에는 어깨를 움직일 때만 통증이 발생해 단순 근육통으로 여겨 파스나 찜질 등의 자가치료나 물리치료로 통증만 관리하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이처럼 적극적인 치료를 하지 않게 되면 조직이 점점 더 손상돼 파열 정도가 심해지고 결국에는 극심한 통증과 심각한 운동기능 장애를 일으킬 수 있어 주의해야 한다. 회전근개 파열의 증상은 오십견(오십견의 바른 의학용어는 동결견 또는 유착성 관절낭염이다)과 비슷해서 오십견으로 오인하는 경우가 흔하다. 두 질환 모두 비슷한 통증이 나타나는데, 회전근개 파열은 팔을 옆으로 드는 동작(외전 동작)을 할 때 60도에서 120도 사이의 각도에서 통증이 발생하고 어깨에 힘이 들어가는 동작에서 통증이 발생된다. 또한 어깨에 힘이 잘 들어가지 않아 팔을 위로 올리는 동작이 힘들어진다. 그러나 다른 사람의 도움을 받거나 반대쪽 팔로 아픈 팔을 올리면 위로 올릴 수 있다는 점이 오십견과 다르다. 통증은 주로 팔을 뒤로 돌리거나 옆으로 벌릴 때 발생한다. 팔을 올릴 때 어느 정도 범위까지는 통증이 생기다가도 팔을 다 올리면 오히려 통증이 사라지는 경우도 있다. 팔을 내릴 때 팔이 툭 떨어질 정도로 힘이 빠지곤 한다. 어깨는 통증을 쉽게 느낄 수 있는 부위로 낮에는 어느 정도 통증을 견딜 만하지만 밤이 되면 심해져 숙면을 취하지 못하는 경우가 흔하게 발생한다. 또한 팔을 올렸을 때 아프고 덜 올라가는 증상이 동반되기도 한다. 파열이 심해지면 근력이 약화되는데, 팔을 들어 올린 채 10초 이상 유지하기 힘들다면 회전근개 파열이 이미 많이 진행했음을 의심해야 한다.”
 
파열 정도에 따라 보존적·수술적 치료법 적용
 
Q. 발병 시 적절한 대응과 치료법은.
A. “어깨 질환은 발병 원인이 다름에도 통증이 유사해서 다른 질환으로 오인함으로써 잘못된 치료를 하는 경우가 있다. 또한 회전근개 파열은 병의 진행 정도와 증상이 비례하지 않는 경우가 많다. 경미한 부분 파열임에도 매우 심한 통증이 나타나기도 하고, 전층 파열임에도 자각 증상이 경미한 경우도 많다. 따라서 증상만으로 파열의 정도를 자가 판단해서는 안 되며 반드시 병원을 찾아 정확한 진단과 적절한 치료를 받아야 한다. 치료 방법은 크게 보존적 치료법과 수술적 치료법이 있는데, 파열이 어느 정도인지, 기능이 얼마나 저하됐는지, 통증은 어느 정도인지, 환자의 어깨 상태가 어떤지를 면밀히 진단한 후 결정한다. 파열의 정도가 심하지 않은 부분 파열이라면 약이나 주사 치료와 함께 근력 운동과 스트레칭을 통한 회복 운동을 병행한다. 통증이 경미한 경우는 진통 소염제 복용과 적절한 재활 운동, 꾸준한 온찜질을 통해 통증의 개선이 가능하다. 하지만, 이런 치료로 통증이 개선되지 않는 경우라면, 주사치료가 필요하다. 회전근개 주사치료는 크게 두 가지로 나눌 수 있다. 첫째는 약해져 있는 회전근개 힘줄을 강화시켜 줄 수 있는 주사 치료다. 프롤로 주사, PDRN 주사(DNA 주사), 콜라겐 주사 치료가 이 주사치료에 속한다. 둘째 주사치료는 회전근개 문제로 인한 통증이 심한 경우에 염증을 강력히 감소시키는 스테로이드 주사치료다. 환자의 통증 정도와 파열 정도, 기능 저하 여부를 확인해, 의사의 판단에 따라 적절한 주사를 선택해 치료하게 된다. 한편 젊은 층이나 어깨 관절의 근력이 강한 환자라면 파열의 정도가 일반적인 경우보다 조금 더 심하더라도 보존적 치료를 먼저 시행할 수 있다. 보존적 치료에도 증상이 개선되지 않는 부분 파열인 경우, 진단 시 이미 전층 파열로 진단을 받은 경우는 끊어진 회전근개 힘줄을 봉합하는 관절 내시경 수술이 필요하다. 관절 내시경은 초소형·초정밀 카메라를 관절 속에 넣어서 진행하기 때문에 정밀한 수술이 가능하다. 출혈 및 통증이 심하지 않아 빠르게 회복되며, 고령층 환자도 특별한 어려움 없이 수술이 가능하다. 관절 내시경 회전근개 봉합 수술로써 지긋지긋한 어깨 문제를 개선시킬 수 있다.”
 
Q. 재활 과정도 쉽지 않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A. “어깨 관절은 수술 후의 재활 과정이 만만치 않기 때문에, 어깨 수술을 고려할 때 수술 후의 재활 기간을 고려해야 한다. 수술 후 4~6주간의 보조기 착용을 비롯해 적어도 3~4개월 이상의 재활 과정이 필요하다. 그래서 어깨 수술을 받은 주위 사람들의 얘기를 들어보면, 1~2년 고생한다는 얘기들을 드물지 않게 들을 수 있다. 다른 관절에 비해 수술 후 통증과 재활 과정이 길다는 단점은 있지만, 이 과정을 거치고 나면 지긋지긋했던 어깨 문제가 해결되기 때문에 다른 관절에 비해 수술 후 결과가 좋다는 장점은 확실히 있다.”

골프 후 어깨통증 나도 혹시? ‘회전근개파열’ 자가진단
어깨 통증이 2주 이상 지속된 경우에서
① 팔을 옆으로 들 때 아프다.

② 팔을 뒷짐 지기 힘들다.

③ 머리 보다 높이 있는 물건을 들 때 아프다.
④ 샤워할 때, 아픈 팔로 반대쪽 어깨 부위를 닦을 때 아프다.
⑤ 옷 갈아 입을 때 아프다.
⑥ 밤에 잘 때 아프다.
위의 6가지 항목 중 3가지 이상에 해당된다면 전문의의 진단이 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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