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부만 가렵다? 눈에도 영향 미치는 아토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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각결막염, 백내장, 망막박리 주의…매년 안과 검진 필요

피부가 가려운 아토피 피부염은 눈에도 영향을 끼친다. 눈 주위 피부는 얇고 민감하기 때문에 습관적으로 눈을 비비면 눈꺼풀에 염증을 유발할 수 있다. 심한 경우 각막이 상처를 입어 시력 장애로 이어질 수 있다. 누네안과병원 최순일 원장의 도움말로 아토피 피부염 환자가 조심해야 하는 3대 안과 질환에 대해 알아봤다. 

Check1. 계절에 상관없이 충혈되고 가려운 아토피 각결막염 


요즘처럼 미세먼지·꽃가루가 심할 때뿐만 아니라 계절에 상관없이 눈이 충혈되고 가렵다면 아토피 각결막염을 의심해야 한다. 아토피 피부염을 앓고 있는 사람은 아토피 각결막염을 최대 67%까지 동반한다는 보고가 있다. 계절성 결막염보다 증상이 심한 것이 특징이다. 눈에서 점액 분비물이 나오고 눈부심 등 통증을 호소하기도 한다. 누네안과병원 최순일 원장은 “아토피 각결막염은 심한 경우 각막에 침범해 시력 저하까지 유발할 수 있어 초기에 적극적으로 관리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아토피 각결막염 치료는 안약으로 염증을 가라앉히면서 환경을 개선해야 한다. 상황에 따라 전신적인 약물치료까지 복합적으로 치료해야 하는 경우가 있어 정확한 진단·치료가 필수적이다.

Check2. 10대에도 발병할 수 있는 아토피 백내장 


아토피 백내장도 주의한다. 흔히 백내장은 고령층에서 발생하는 노인성 안 질환으로 생각한다. 아토피 피부염으로 인한 백내장은 10대에도 증상이 뚜렷한 것이 특징이다. 주로 양쪽 눈의 중앙부터 흐려지는 방패형 백내장으로 나타난다. 아토피 피부염 환자 10명 중 1명에게 나타날 정도로 발생 빈도가 높다. 진행 속도 역시 빨라 주로 20~40대에 발생한다.

최 원장은 “아토피 환자가 젊은 나이에 백내장이 발병하는 원인에 대해 아직 의학적으로 명확하게 규명되진 않았으나, 장기적으로 눈을 비비는 행동과 스테로이드제 사용으로 인한 합병증 등이 복합적으로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추정된다”며 “얼굴을 포함해 아토피가 있는 10세 이상 환자는 1년에 한번 이상 정기적인 안과 검진으로 백내장을 조기 진단하고 시기에 맞춰 치료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설명했다. 

Check3. 실명으로 이어지는 망막박리

긁을수록 가려워 눈 주변을 때리가며 버티다 실명할 수도 있다. 눈 부위에 지속적 압력·충격이 가해지면 망막이 찢어져 안구 내벽에서 떨어지는 망막박리가 발생할 수 있다. 아토피 환자의 망막박리는 외상성 망막박리와 비슷한 소견을 보인다는 연구결과가 있다.

망막박리가 발생한 후 방치될 경우 시세포의 영구적 손상이 일어나 실명될 수 있으므로 응급 레이저 치료나 망막박리 수술이 필요할 수 있다. 최 원장은 “망막박리가 확인되면 수술로 치료하는데, 아토피 피부염 환자는 염증이 심하고 상처 회복이 느려 망막이 잘 붙지 않아 예후가 좋지 않은 경우가 많다”며 “수술 성공률을 높이기 위해선 특별한 증상이 없더라도 안과에서 정기검진을 하며 질환을 조기에 발견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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