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릎 관절염의 줄기세포 치료, 어떤 방식으로 이뤄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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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희수 금메달정형외과 대표원장

50대 이후가 되면 무릎 퇴행성관절염을 앓기 쉽다. 무릎 퇴행성관절염은 무릎뼈를 보호하는 두께 3㎜ 정도의 얇은 연골이 노화로 인해 닳고 손상되는 질환을 가리킨다. 연골은 나이가 들면 약해지면서 벗겨지는데 저절로 재생되지는 않아 결국 연골이 모두 닳고 무릎 뼈끼리 부딪치는 현상이 발생하게 된다.

무릎 퇴행성관절염이 생기면 뼈끼리 부딪혀 걸을 때마다 통증을 느끼고 무릎이 붓는 증상 등이 나타난다. 관절염이 더 심해지면 무릎에 작은 뼈들이 자라나 무릎을 구부리거나 펼 때 '우두둑' 소리가 나기도 하며 무릎을 완전히 구부리거나 펴는 동작이 힘들어질 수도 있다.

과거에는 이처럼 무릎 연골이 닳아 관절염이 생기면 인공 관절 수술을 하곤 했다. 그러나 최근에는 연골을 재생시키는 줄기세포 치료의 발달로 인공 관절 수술을 하지 않고 최대한 자신의 관절을 오래 유지하는 식으로 치료 경향이 바뀌고 있다. 무릎 퇴행성관절염에서 흔히 사용되는 줄기세포 치료는 무엇이고 그 종류는 어떤 게 있을까. 본 편에서는 그 내용을 살펴보려 한다.
 

줄기세포란 뭔가.

인체가 노화되거나 손상되면 해당 조직의 세포가 분화, 증식돼 살이 차올라야 원래대로 복원된다. 문제는 인체 조직 중 무릎 연골이나 어깨의 힘줄은 이 같은 재생력이 없어 한번 손상되면 저절로 재생되지 않는다는 점이다. 이때 필요한 게 줄기세포다. 줄기세포는 우리 몸 곳곳에 숨어있다가 특정 조직이 손상되면 그 부위로 이동해 손상된 조직세포로 분화, 증식한다. 마치 전쟁터에서 전방에 있던 군인이 전사하면 후방에 있던 군인이 전방으로 오는 것과 비슷하다고 보면 된다.
 

줄기세포 치료 종류는 어떻게 나뉘나.

줄기세포 치료는 크게 이종, 동종으로 나눌 수 있다. 이종은 쉽게 말해 다른 사람의 골수나 혈액, 탯줄에서 줄기세포를 추출 후 배양해 자신의 몸에 집어넣는 것이다. 동종 줄기세포 치료는 본인 몸의 줄기세포를 추출해 노화하거나 손상된 조직에 집어넣는 방법이다.

각각의 줄기세포 치료 방법에는 장단점이 있다. 이종 줄기세포 치료의 장점은 내 몸에서 줄기세포를 추출하는 과정이 필요하지 않아 치료 과정의 한 단계가 생략된다는 것이다. 반면 비용이 많이 들고 다른 사람의 세포 내 바이러스 등이 들어와 감염을 일으킬 수 있다는 단점이 있다. 인체가 다른 사람의 줄기세포를 적으로 인식해 염증이 생길 우려도 존재한다. 

동종 줄기세포 치료는 비용이 적게 들고 감염이나 거부 반응의 위험이 없는 대신 자신의 몸에서 줄기세포를 추출해야 하는 과정이 추가된다. 인체 내에서 동종 줄기세포가 많이 모인 곳은 골수와 활액막, 지방, 주로 골수가 많은 골반에서 줄기세포를 추출해 사용한다.
 

동종 줄기세포 채취 부위별 장단점은 뭔가.

골수는 줄기세포가 많이 모여있는 곳으로 꼽히지만, 골반에서 골수를 뽑을 때 길고 큰 바늘을 사용하기 때문에 환자에게 통증을 야기할 수 있다. 활액막은 관절 내부를 감싸는 막으로 윤활액을 분비한다. 흐물흐물한 형태라 채취하는 게 기술적으로 어려울 수 있다.

지방에서 줄기세포를 채취할 때는 주로 복부 지방을 이용하는데, 지방 흡입술을 통해 지방을 추출하는 방식이다. 다만 지방을 흡입하는 과정에서 지방 방울이 주요 혈관을 막아 심근경색이나 뇌경색을 일으킬 수가 있다. 또 지방은 세균 감염에 취약해 채취한 부위에 감염이 생길 우려도 있다.
 

임상에서 빈번하게 쓰이는 골수자극 재생술이란.

그렇다면 무릎 퇴행성관절염의 치료를 위해 어떤 줄기세포 치료가 선호될까. 비용이나 편의성 면에서는 이종보다 동종이 유리하다고 본다. 또 줄기세포 농도가 진하려면 골수에서 이를 채취하는 게 보다 효과적이다. 골수 줄기세포 재생술(골수자극 재생술)은 이 두 가지 조건을 만족해 임상에서 빈번하게 사용되고 있다.

골수자극 재생술은 골수 줄기세포를 이용하지만, 골반에서 골수를 추출하지는 않는다. 연필심 크기의 미세침 내시경을 통해 무릎 연골 손상부위를 보며 1㎜ 크기의 특수 바늘로 연골이 벗겨진 무릎뼈에 작은 구멍을 뚫는다. 그럼 생성된 구멍에서 골수가 흘러나오게 된다. 골수 속 줄기세포는 약 6개월에서 1년에 걸쳐 서서히 연골 세포로 분화해 손상된 연골을 채워주는 역할을 하게 된다.  

따로 줄기세포를 채취하고 주입하는 2단계 과정이 아니라 한 번에 모든 과정이 이뤄지는 데다 부분 마취하에 30분 정도면 시술이 끝나 간단하다. 미세침 내시경을 이용하기 때문에 절개나 출혈이 없어 시술 후 당일 퇴원도 가능하다.
 

무릎 퇴행성관절염 치료 후에는 어떻게 관리하나.

체중이 많이 나가면 무릎 연골에 부담이 되기 때문에 운동과 식습관 조절을 통해 적정 체중을 유지해야 한다. 또 계단을 오르내리거나 등산을 하기보다는 평지 걷기, 자전거 타기 등의 운동을 하는 게 좋다. 가급적이면 무릎을 많이 구부려 바닥에 앉기보다는 의자를 이용해 앉도록 한다. 누워서 무릎을 올렸다 내리는 운동을 꾸준히 하는 것도 도움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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