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조한 대기에 예민해진 호흡기, 고령층은 폐렴에 취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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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침·가래 등 호흡기 증상 오래 지속하면 결핵 의심해야

일교차가 커지는 환절기다. 건조한 대기에 코·인후두·기관지·폐 등 호흡기가 민감하게 반응하면서 호흡기 질환이 늘고 있다. 국민건강보험 일산병원 호흡기내과 박선철 교수의 도움말로 환절기 주의해야 할 다양한 호흡기 질환에 대해 알아봤다. 

호흡기 질환은 가벼운 감기부터 폐렴·폐암 등 다양하다. 가장 흔한 호흡기 질환 중 하나인 감기는 바이러스에 의해 코와 목 부분을 포함한 상부 호흡기에 발생하는 감염성 질환이다. 기침·콧물·목통증(인후통)·두통 같은 증상을 동반하는 감기는 특별히 치료하지 않아도 1~2주 정도 지나면 저절로 낫는다. 감기는 약을 먹는다고 빨리 낫지 않는다. 다만 감기로 인한 증상을 완화할 뿐이다. 


감기와 비슷한 독감도 주의해야 한다. 인플루엔자 바이러스에 의해 생기는 호흡기 질환으로 상부 및 하부 호흡기를 모두 침범할 수 있다. 고열·근육통·쇠약감 등 전신 증상을 동반하는 경우가 많다. 특히 전염성이 강해 넓은 지역으로 유행할 수 있다. 감기보다 증상이 심하고 합병증 발생 위험이 높아 국가적 관리가 중요하다. 독감은 예방이 가능하다. 해마다 유행하는 인플루엔자 바이러스 종류가 달라 1년에 한 번씩 독감 예방접종 주사를 맞는 것이 좋다. 다만 독감 예방접종과 감기는 상관이 없다. 

폐렴 및 결핵도 중요한 호흡기 질환이다. 폐렴은 세균이나 바이러스 등이 폐에 감염을 일으키는 질환이다. 기침·가래·열·호흡곤란 등 증상을 동반한다. 감기와는 다르게 세균에 의한 감염이 폐렴을 일으킬 수 있기 때문에 항생제로 치료하는 것이 필요하다. 만성 폐질환을 앓고 있거나 65세 이상의 노인의 경우 폐렴에 취약해 주의해야 한다. 박선철 교수는 “대부분은 1~2주 정도 항생제를 복용하면 완치되지만 상황에 따라 입원 및 장기간 치료가 필요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 폐렴과 증상이 비슷한 결핵은 서서히 진행한다. 기침·가래·미열 등이 오래 지속될 경우 결핵을 의심한다. 전염력이 높은 결핵은 1~2주 동안은 격리 치료가 필요하다. 치료 기간도 길어서 약 6개월 정도 약을 복용해야만 완치가 가능하다.

만성 호흡기 질환 중에 하나인 천식은 요즘 같은 환절기에 조심해야 한다. 기관지에 만성적인 염증이 반복되면서 기관지 염증과 근육 수축으로 기관지가 좁아진다. 숨이 찬 증상과 쌕쌕거리는 숨소리가 특징적이다. 간혹 약물 치료로 증상이 좋아지면 임의로 약 복용을 중단하고 병원에 오지 않는 경우도 있다. 결국 증상이 악화해 다시 치료를 받아야 한다. 천식은 완치를 기대하기 어렵다. 꾸준한 치료가 필요하다. 

담배로 폐기능이 떨어진 만성폐쇄성폐질환(COPD)도 있다. 만성적으로 유해한 입자나 가스의 흡입에 의해 폐에 비정상적인 염증 반응이 반복된 상태다. COPD 발병의 대표적인 원인 물질은 담배이다. 폐 기능 저하로 만성적인 호흡곤란 증상을 겪는다. 이름이 길고 어려워 천식과 착각하지만 다른 질병이다. 천식은 주로 젊을 때 나타나서 호흡곤란의 변동이 심한 것이 특징이다. 반면, COPD는 대부분 40대 이후에 나타나며 호흡곤란이 서서히 악화한다. 박 교수는 “폐기능이 저하해 만성폐쇄성폐질환이 나타나면 이를 되돌리기는 어렵다”고 말했다. 대부분이 흡연과 관련되어 있어 금연이 가장 중요한 예방이자 치료다.

간질성 폐질환도 일반인에게는 낯선 호흡기 질환이다. 공기가 지나는 통로 부분을 제외한 나머지 폐 부분인 간질에 이상이 생긴다. 주된 증상은 기침, 호흡곤란 등이다. 정확한 진단을 위해 조직 검사 등이 필요할 수 있다. 간질성 폐질환은 한 가지의 질환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고 수 십 가지 이상의 질환들을 포함하고 있다. 각각의 질환에 따라 특징도 다르고 치료도 달라 한 가지 형태로 이야기하기는 어렵다. 다만 주된 증상으로 기침과 호흡곤란 등이 있을 수 있으며 정확한 진단을 위해 조직검사 등이 필요할 수 있다는 특징이 있다. 간질성 폐질환 중에 흔한 것으로 특발성 폐섬유화증이 있는데 치료도 어렵고 생존 기간도 2~3년 정도로 짧은 예후가 좋지 않다.

폐암도 잊지말아야 할 호흡기 질환이다. 기침, 피가 섞인 가래, 가슴 통증, 호흡 곤란 같은 증상을 동반한다. 폐암은 증상이 나타나면 암이 진행된 경우가 많다. 특히 다른 암에 비해 진행이 빠르고 생존율도 낮다. 조기 발견하면 수술로 완치가 가능하지만 3~4기라면 평균 생존기간이 6~12개월 정도다. 폐암은 가슴 부위 X선 촬영, CT 등으로 진단한다. 다만 가슴 X선은 크기가 작거나 구조물에 숨어있는 폐암 등은 발견하기 어렵다는 단점이 있다. 흡연과 밀접한 관련이 있어 금연이 중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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