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 산행 갔다 무릎 붓고 뻣뻣하다면 이것 의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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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월상 연골판 손상 고려…민첩성 떨어지는 중장년층 부상 주의

봄 산행의 계절이 돌아왔다. 자연과 교감하면서 숲길을 걷는 봄 산행은 전신 건강에 유익하다. 해빙기의 숲길은 눈에 잘 띄지 않는 결빙 구간이 많아 미끄러지면서 부상을 겪기 쉽다. 특히 산을 오르내릴 때 관절의 각도나 근육이 평소와는 다른 상태로 긴장해 발목·무릎 부상 위험이 크다. 산에 다녀 와서도 무릎이 뻑뻑하거나 시큰거리는 느낌이 들 수 있다. 봄 산행 부상 주의점을 알아봤다.

등산은 걷기·조깅 만큼이나 한국인이 즐기는 운동이다. 그런데 민첩성이 떨어지는 중장년층은 등산으로 부상을 당하기 쉽다. 스포츠안전재단(2019)에서 실시한 스포츠안전사고 실태조사에 따르면 등산·클라이밍 인구 10명중 7명은 부상을 경험했다. 다친 부위는 발목(45.9%), 무릎(28.1%)이 대부분을 차지했다. 부평힘찬병원 정형외과 김유근 원장은 “하산할 때는 발목의 각도가 족저굴곡이 되기 때문에 발목 인대 손상이 빈번하게 발생하고, 발목을 잡아주는 근육의 힘이 약하거나 균형이 잡히지 않으면 발목을 삐기 쉽다”고 말했다.

봄 산은 아직 일교차가 큰 탓에 땅이 얼었다 녹았다를 반복하고 그늘진 곳에 여전히 빙설이 남아있다. 햇볕이 드는 등산로도 안심할 수 없다. 살얼음·낙엽에 미끄러지기 쉽다. 특히 등산을 즐기는 중장년층은 관절·인대 노화가 시작된 데다 운동량이 적었던 겨울을 보내면서 근육과 인대가 약해져 있을 수 있다. 이럴 때 조금만 부주의하거나 무리했다가는 발목과 무릎에 부상을 입기 쉽다.

울퉁불퉁한 등산로나 나무뿌리, 돌부리 등을 잘못 디뎌 걸려 넘어지거나 언 땅에 미끄러져 접질릴 때 발목 인대가 가동 범위를 벗어나게 되면 발목 부상을 겪는 식이다. 발목은 그 자체로 안쪽으로 돌아가기 쉬운 구조다. 바깥쪽 부위의 인대 손상이 흔하다. 한번 삔 발목은 인대가 약해져 발과 발목을 연결하는 뼈가 충돌할 수 있고, 발목이 불안정해질 수 있다. 때문에 발목 염좌가 발생하면 일정 기간 부목을 대거나 냉찜질로 붓기를 가라앉히고 근육강화 운동을 통해 늘어난 인대를 복구해야 한다.

 
산에서 내려올 때는 더 조심해야 한다. 근육통이나 부상은 내리막길에서 더 많이 발생하다. 내리막길에서 무릎이 구부려지면서 가해지는 하중이 4배 이상 증가해 더 큰 무리를 줄 수 있다. 실제 행정안전부 재난연감에 나온 2020~2021년 3월 등산사고 시간대를 보면 점심을 먹고 하산을 시작하는 12~15시대가 가장 높았다.

하산 때 주의해야 하는 부상은 반월상 연골판 손상이다. 반월상 연골판은 무릎관절의 안쪽과 바깥쪽에서 무릎을 안정시키고 충격을 흡수하는 역할을 한다. 경사진 산길을 내려오면서 무릎이 지속적으로 충격을 받거나 미끄러지고 갑작스럽게 방향을 틀다가 손상을 당할 수 있다. 등산 후 무릎 통증이 지속되거나 붓고 뻣뻣한 느낌, 무릎을 구부렸다 펼 때 완전히 펴지지 않고 걸리는 듯한 느낌이 들기도 하고 무릎을 조금만 틀어도 삐걱대는 느낌이 든다. 반월상 연골판은 나이가 들수록 탄력이 줄어 외부 충격에 쉽게 찢어질 수 있다. 인천힘찬종합병원 정형외과 안치훈 과장은 “외부 충격에 의해 찢어지거나 손상되면 무릎 관절 연골을 보호하는 제 기능을 수행하지 못하기 때문에 퇴행성 관절염으로 이환될 확률이 높아진다”라고 말했다.

스트레칭 필수, 등산화와 스틱 등 장비 챙겨야
봄철 산에 오르기 전에는 발목과 손목, 종아리, 허벅지, 허리 등 전신 스트레칭을 충분히 해 굳어 있던 근육과 인대의 유연성을 높여줘야 부상 위험을 줄일 수 있다. 또 산을 내려올 때에는 발밑을 주시하고, 경사가 급할수록 보폭을 좁혀 걸어 무릎에 가해지는 충격을 줄이는 것이 좋다.

낮은 산이라도 일반 운동화 보다 미끄럼을 방지할 수 있는 등산화를 착용한다. 등산화는 산길에서 발목을 안정감 있게 잡아주고, 발바닥을 견고하게 받쳐주기 때문에 부상 방지를 위해 신는다. 등산 스틱을 사용하는 것도 좋다. 급경사나 미끄러운 지형에서 균형을 잡아주고 체중을 분산시켜주는데, 에너지 소모를 10~15% 정도 줄이고 하산 시 충격으로부터 무릎을 보호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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