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사량 적절한데 이유 없이 붓고 살찌는 건 왜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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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강 100대 궁금증] 체중 증가하는 질환

과식하지 않고 운동을 하는데도 이유 없이 살이 찐다면 질병의 신호일 수 있습니다. 무작정 살을 빼려 하기보다 원인이 될 만한 질병이 있는 건 아닌지 먼저 확인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단순히 살이 잘 안 빠져 병원에 왔다가 질환이 발견되는 경우가 꽤 있습니다. 혈액·소변 검사로 간단히 내과 질환이 아닌지 일차적으로 판단할 수 있으므로 병원 찾기를 두려워 말고 진료를 받아보는 게 좋습니다.

살이 찌는 대표적인 질병들은 호르몬을 만드는 샘인 내분비기관에 이상이 생겨 발병합니다. 쿠싱증후군·다낭성난소증후군·갑상샘기능저하증입니다. 호르몬이 불균형하면 지방이 잘 축적되고 부기가 생기기도 해 체중이 증가합니다. 
 

호르몬 불균형하면 지방 축적돼

쿠싱증후군은 스트레스 호르몬인 코르티솔이 과하게 분비되면서 발병합니다. 코르티솔 수치가 올라가면 팔다리는 가늘어지고 배만 나오는 형태로 살이 찝니다. 다낭성난소증후군은 남성호르몬과 여성호르몬 분비 균형이 깨져 여성이 남성화되는 증상이 나타나면서 살이 찝니다. 생리가 끊기고 목소리가 허스키해지며 다리에 털이 많이 자랍니다.

갑상샘기능저하증은 갑상샘 호르몬이 부족한 경우인데요, 입맛이 없는데도 살이 찌는 게 특징입니다. 혈중 콜레스테롤 수치가 올라가면서 지방이 축적되고 부기를 동반합니다. 
 

부종은 콩팥·심장·간 문제일수도

체지방이 축적된 건 아니지만 부종이 생겨 체중이 증가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부종은 혈관 밖으로 체액이 빠져나와 세포와 세포 사이(간질)의 수분량(간질액)이 많아지면서 발생합니다. 부종은 콩팥·심장·간 기능에 문제가 있을 때 발생하는 주요 증상 중 하나입니다.

콩팥·심장·간 질환 때문에 발생한 부종은 주로 다리 쪽에 나타납니다. 이 밖에 일부 당뇨약·혈압약·스테로이드제·피임약이 살을 찌게 하거나 붓게 하는 원인이기도 합니다. 체중이 증가하는 이유는 다양하므로 이유 없이 살이 찌고 붓는 증상이 생기면 검사를 받아보는 게 좋습니다. 자의대로 판단해 다이어트 약만 먹다가는 병을 키울 수 있습니다.

질병으로 인한 체중 증가에는 건강식이 외려 건강을 해칠 수도 있는데요, 예컨대 단백질이 소변으로 많이 빠져나가는 신증후군 환자가 닭가슴살·계란만 먹으며 적정량을 넘어선 고단백식을 하면 콩팥에 더 무리가 갑니다.

신장 질환자 중에는 칼륨이 풍부한 식품(바나나·호박·토마토·수박 등)을 과하게 먹는 것이 위험한 경우도 있습니다. 오후에 양말 자국이 심하게 생기고 잘 맞던 신발이 작게 느껴지며 몸이 붓고 체중이 늘어나는 증상이 있으면 병원을 찾는 게 좋습니다.  
이민영 기자 lee.minyou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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