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담낭염은 증상의 폭이 넓다. 통증이 거의 없는 경증 환자부터 패혈증으로 진행돼 중환자실 치료를 받는 환자까지 다양하다. 담낭염이 심해질 경우 담낭 일부가 터져 복막으로 염증이 번질 수 있다. 복막염은 패혈증으로 진행할 수 있으므로 각별히 유의해야 한다. 통증이 심하다면 즉시 병원에서 정확한 검사와 치료를 받아야 한다.
우상복부 통증 느껴지면 담낭염 의심
담낭염의 주요 증상은 명치나 오른쪽 윗배에 통증이 느껴지는 것이다. 이는 담낭염의 전형적인 통증인 ‘담도산통’이다. 명치나 우상복부에서 시작한 통증은 오른쪽 날개뼈 아래나 어깨 쪽까지 퍼져나갈 수 있다. 통증 지속 시간은 1~4시간으로 연속적이다. 고열, 오한, 구역, 구토를 동반하기도 한다. 증상이 심하지 않으면 가벼운 위염이나 소화 불량으로 느껴질 수 있기 때문에 담낭염의 특징을 자세히 알아두는 것이 좋다.
담낭염의 90% 이상은 담석이라고 부르는 딱딱한 돌이 원인이 돼서 발생한다. 고령, 비만, 급격한 체중 감량 등으로 담낭 기능이 떨어지면 고여있던 담즙이 응고돼 담석이 잘 생긴다. 이때 담낭을 돌아다니던 담석이 담낭 입구를 막으면 염증이 생겨 담낭이 부풀어 오르면서 담낭염이 발생한다. 또한 임신 중이거나 경구피임제를 복용하는 경우에도 담석이 잘 생긴다고 알려졌다. 여성호르몬이 담즙 내 콜레스테롤 수치를 높이기 때문이다.
CT·복부 초음파검사 결과 고려해 진단
담낭염을 진단할 땐 증상과 혈액검사, 복부 초음파, 전산화단층촬영(CT) 등 영상 검사 결과가 종합적으로 고려한다. CT는 담낭염 뿐 아니라 담도와 간 이상을 균일하게 파악하고, 복강 내 다른 염증이 있는지 여부를 확인할 수 있다. 특히 복부 초음파는 CT에서 잘 보이지 않는 방사선비투과성 담석이 잘 보일 수 있어 반드시 시행해야 한다.
담낭염으로 진단되면 입원 후 금식 치료, 항생제 치료, 수액 보충 등 내과적 치료를 통해 염증을 가라앉히고 담낭절제술을 시행해야 한다. 최근 담낭절제술은 복강경을 통해 최소 침습 수술로 진행하는 경우가 많다. 수술 후 빠른 회복이 가능하기 때문에 부담이 적은 편이다.
증상 완화해도 재발 방지하려면 절제술 받아야
담낭이 없을 경우 소화 기능에 문제가 생기진 않을까 걱정하는 환자들도 많다. 하지만 담낭을 절제해도 소화 기능에 문제가 생기는 경우는 매우 드물다. 담낭은 담즙을 만드는 게 아닌 저장하는 기관이기 때문이다. 담낭염을 수술하지 않으면 당장 증상이 완화됐더라도 25% 이상 재발을 경험한다. 따라서 한 번 담낭염이 생겼다면 담낭절제술을 시행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가장 중요한 것은 예방이다. 담낭염을 예방하려면 식이섬유가 많은 음식을 먹는 것이 도움된다. 담석의 주재료는 콜레스테롤과 담즙산이다. 콜레스테롤과 담즙산이 서로 엉겨붙지 않도록 하면서 저지방 식이를 통해 콜레스테롤 양을 줄여주는 것이 좋다. 또한 정기적인 초음파 검사를 통해 담낭염의 원인이 되는 담석을 관리해야 한다. 오른쪽 윗배에 담도산통이 느껴진다면 지체하지 말고 병원을 찾아 검사를 받은 뒤 적절한 치료를 받는 것이 현명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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