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목 삐었는데 통증 3개월 이상 간다면 연골 손상 의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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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아·청소년기엔 혈류 장애로 발목 연골뼈 탈락하기도

발목은 우리 몸의 관절 중 외상 위험 발생이 가장 높다. 최근 야외활동 증가로 신체 활동량이 많은 젊은 층 발목 부상 위험이 증가하고 있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 따르면 발목 염좌로 병의원을 찾은 환자의 42%는 10·20대다. 발목은 외부 충격을 흡수하는 연골 두께가 1㎜로 얇다. 발목이 접질리는 발목 염좌로 3개월 이상 통증이 지속된다면 박리성골연골병변을 의심해야 한다.


박리성골연골병변은 발목 염좌 및 골절로 인한 연골과 연골 아래뼈가 떨어져 나가(박리) 발생하는 질환이다. 주로 발목에 강한 충격·외상으로 나타난다. 단순히 삔 것으로 오인해 대증적인 치료만 했을 때 발목에 통증을 일으킨다. 특히 소아는 거골 부위 혈류장애로 발목 염좌 등 외상이 없어도 박리성골연골병변이 발생할 수 있다. 삔 발목이 나은 뒤에도 걷거나 운동할 때 통증이 있거나 발목에 뭔가 걸리는 느낌이 3개월 이상 지속 된다면 박리성골연골병변을 의심하는 것이 좋다. 


보존적 치료에도 통증 있으면 수술 고려
박리성골연골병변은 활동 제한 등 3개월 이상의 보존적 치료에도 통증이 좋아지지 않으면 수술적 치료를 고려한다. 병변의 크기가 작을 경우 관절경을 이용한 미세골절술(미세천공술)로 연골의 재생을 시도하는 방법이 가장 보편적으로 시행되고 있다. 다만, 수술로는 병변 부위가 관절연골인 초자연골로 재생되는 것이 아닌 섬유연골로 재생되기 때문에 시간이 지나면서 연골의 상태가 악화될 가능성이 있다. 조금 더 본연의 관절연골에 가까운 연골로 재생될 수 있도록 줄기세포나 자가연골세포이식술과 같은 치료를 시행해 볼 수 있지만 아직 완벽한 관절연골로의 재생에는 한계가 있다.

건강한 관절 연골로 병변 부위를 대체하는 자가골연골이식술(OATS)로 치료하기도 한다. 크기가 큰 병변의 박리된 연골과 뼈를 제거한 다음, 무릎에서 정상 연골과 아래 뼈를 함께 떼어내 병변 부위에 이식한다. 단점도 있다. 자가골연골이식술은 발목 복숭아뼈를 절골하고 잘라서 병변 부위를 노출시켜야 가능하기 때문에 절개 부위가 크다. 또 이식수술 후 복숭아뼈 절골 부위를 금속나사로 고정하고 다시 제거하는 수술을 해야 한다. 무릎 연골을 떼어내기 때문에 해당 부위가 시리거나 통증이 남을 수 있다.

고정술로 성장판 손상 없이 치료 가능

최소침습 골연골고정술 

최근엔 탈락 연골뼈를 사용해 제자리에 고정하는 최소침습 골연골고정술에 주목한다. 한림대강남성심병원 정형외과 김형년 교수팀이 고안한 수술법이다. 나이가 어릴수록 골연골 상태가 양호해 박리된 골연골을 제거하지 않고 붙일 수 있다. 특히 발목 피부 2~3㎝ 절개만으로 시행이 가능하고, 무릎 연골을 채취할 필요도 없다. 복숭아뼈를 절골하지 않고 자신의 발목 골연골을 그대로 사용해 후유증이 적고 회복 속도가 빠르다. 골연골 모양도 떨어져나간 본연의 위치에 그대로 잘 맞아 효용성도 높다. 성장판 손상 없이 치료가 가능하다. 


주의해야 할 점도 있다. 박리된 골연골의 상태가 여러 조각으로 나뉘어 있거나 단단하지 않을 경우 잘 붙지 않을 수 있다. 병변 아래 뼈의 상태도 중요하다. 따라서 의료진의 판단과 수술적 노하우가 필요하다. 특히 성장판이 열려 있는 소아·청소년기에는 성장판의 손상 없이 최소침습 골연골고정술을 통해 안정성을 높이는게 중요하다.

최소침습 골연골 고정술로 치료 후 연골 상태도 MRI와 관절경 검사로 확인했다. 김형년 교수팀은 26명의 발목(거골) 박리성골연골병변 환자 중 23명에서 개발한 최소침습 골연골고정술을 시행해 20명(77%)의 환자에서 병변이 아래뼈에 잘 붙은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환자의 발목기능점수도 호전됨을 확인했다. 골유합 상태를 본 16명 환자의 관절경 검사를 통해 연골 상태를 관찰한 결과 5명에서 정상(normal), 12명에서 정상에 인접(nearly normal)한 소견을 보였으며 비정상(abnormal)이나 악화된(severly abnormal) 소견은 없었다.

김형년 교수는 “발목에 발생한 박리성골연골병변은 크기가 크고 연골과 연골아래뼈의 상태가 양호한 경우 이를 제거한 후 미세절골술이나 자가골연골이식술을 시행하기에 앞서 본인의 골연골을 살릴 수 있는 고정술로 치유할 수 있는지 판단하는 것이 중요하다. 절골술 없이 최소절개로 시행하는 최소침습 골연골고정술이 최고의 치료법이 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발목 외상 경험이 있고, 운동 혹은 오래 걸었을 때 갑작스런 통증이 유발된다면 박리성골연골병변을 의심하고 병원을 찾으라”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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