콜레스테롤·혈압 조절 기능성 원료 ‘폴리코사놀’, 원산지가 품질 좌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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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쿠바산’ 폴리코사놀 우수성

모든 먹거리는 원산지를 따지기 마련이다. 토양, 기후, 재배조건 등 다양한 요소가 복합적으로 작용해 품질을 결정짓기 때문이다. 단순 식품이 아닌 건강기능식품에 사용되는 기능성 원료라면 원산지 중요성은 차원이 달라진다. 유효성분 함량에서부터 효능까지 큰 차이를 보인다. 즉 기능성 원료에서 원산지는 유효성과 안전성을 의미하는 지표가 된다.
 

식품의약품 안전처로부터 국내 최초로 콜레스테롤 수치 개선 기능성을 인정(2006년)받고 혈압 조절 기능성까지 인정(2019년)받은 폴리코사놀-사탕수수왁스알코올 역시 원산지에 따라 얼마나 품질이 달라지는지 확인됐다. 지난 6일 국제분자과학저널(IJMS)에 발표된 연구를 통해서다. 폴리코사놀은 사탕수수나 쌀겨 등 식물의 왁스나 밀랍 등에서 추출한 천연 지방족 알코올을 총칭한다. 이 연구는 폴리코사놀에 왜 ‘쿠바산’이 따라붙는지를 입증했다. 1993년 쿠바에서 폴리코사놀에 대한 논문이 세계 최초로 발표된 후, 콜레스테롤 수치 개선을 주요 기능성으로 하는 다양한 폴리코사놀 제품들이 세계 시장에 등장한 바 있다.
 

쿠바산, 유효성분 총 함량 982㎎/g

연구팀은 폴리코사놀의 종주국인 쿠바의 사탕수수왁스알코올과 중국 시안(西安)의 천연 사탕수수, 중국 시안 레알린 사탕수수, 중국 산시성 쌀겨로부터 생산된 폴리코사놀 등 4종의 폴리코사놀을 대상으로 비교 연구를 진행했다.
 

우선 유효성분 함량에서 차이를 보였다. 가스 크로마토그래피(GC)를 이용해 조성과 함량을 분석한 결과 쿠바산 폴리코사놀-사탕수수왁스알코올의 유효성분(긴 사슬 지방족 알코올) 총 함량은 982㎎/g으로 가장 많았다. 중국산 사탕수수의 경우 각각 600, 700㎎/g에 그쳤다. 중국산 쌀겨에서 뽑은 폴리코사놀의 경우 유효성분 총 함량이 980㎎/g으로 쿠바산에 근접했지만, 함유한 지방족 알코올은 6가지에 불과했다. 쿠바산 폴리코사놀-사탕수수왁스알코올은 8가지 지방족 알코올이 모두 확인됐다. 특히 옥타코사놀 함량은 중국산 쌀겨에서 추출한 폴리코사놀의 경우 492㎎/g에 그쳐 쿠바산(692㎎/g)과 큰 차이를 보였다. 중국산 사탕수수 폴리코사놀도 옥타코사놀 함량은 각각 356, 69㎎/g에 그쳤다. 옥타코사놀은 폴리코사놀의 주요성분으로 항스트레스, 피로회복, 콜레스테롤 수치 개선의 핵심 성분이다.
 

HDL(고밀도지단백질) 입자의 크기와 모양에서도 이들 폴리코사놀의 결과치는 달랐다. 연구팀은 쿠바산, 중국산 폴리코사놀 4종의 활성을 비교하기 위해 각 원료를 동일한 비율로 사용해 폴리코사놀이 함유된 HDL을 만들었다. 그리고 투과전자현미경(TEM)으로 폴리코사놀이 함유된 HDL 입자를 관찰한 결과, 쿠바산 폴리코사놀-사탕수수왁스알코올이 함유된 HDL의 입자가 가장 크고 양도 가장 많았다. 반면 중국산 폴리코사놀들은 HDL 입자도 작고 입자 개수도 현저히 적었다. 콜레스테롤을 체외로 실어 나르는 역할을 하기 때문에 입자가 크고 많을수록 혈관 건강에 도움된다.
 

HDL 양·품질 향상 능력도 차이 뚜렷

HDL의 항산화, 항당화, 항염증 기능에 기여하는 부분에서도 차등을 보였다. 먼저 항산화력에서는 쿠바산 폴리코사놀-사탕수수왁스알코올로 처리된 LDL(저밀도지단백)의 경우 약 35%의 산화 억제력을 나타내 15%(중국산 사탕수수), 18%(중국산 쌀겨)의 억제력을 보인 중국산 폴리코사놀의 거의 2배에 달했다. 산화된 LDL은 혈관 내막에 콜레스테롤을 쌓아 혈관을 좁고 막히게 하는 원인이다. 따라서 LDL의 산화를 막는 HDL의 항산화 능력을 높이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 또 HDL의 항당화 능력은 쿠바산 폴리코사놀-사탕수수왁스알코올에 의해 현저히 증가한 반면, 중국산의 경우 감소했다. 당화는 당분 등 탄수화물이 단백질에 달라붙는 현상으로 당화된 HDL은 좋은 기능을 상실해 혈관을 딱딱하게 하고, 혈압을 증가시키는 원인이 된다. 쿠바산 폴리코사놀-사탕수수왁스알코올을 함유한 HDL은 당화반응을 억제하고 HDL이 분해되지 않도록 보호하는 효과를 보인 것이다.
 

HDL의 항염증 능력 또한 쿠바산 폴리코사놀-사탕수수왁스알코올이 가장 우수했다. 급성 염증 및 배아 기형을 유발하는 카르복실메틸리신(CML)과 폴리코사놀 재조합 HDL을 제브라피시 배아에 주입한 결과 쿠바산 폴리코사놀-사탕수수왁스알코올 그룹의 배아 생존율은 85%로 중국산 폴리코사놀 그룹의 생존율(67%, 62%, 71%)보다 높았다. 쿠바산 폴리코사놀-사탕수수왁스알코올이 함유된 HDL을 주입하면 배아의 성장 속도가 빨라지고 기형이 감소하면서 정상적인 발달 모양으로 회복하는 것이 확인됐다. 이번 연구를 진행한 조경현 원장은 “폴리코사놀이라는 동일한 원료여도 원산지에 따라 HDL의 크기와 품질을 향상하는 능력에 차이가 있다는 것을 확인했다” 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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