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아이 고도근시 진행 막으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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근시 진행 가장 빠른 만 6~10세, 어릴수록 약물치료 먼저 고려

자녀의 남은 방학 기간을 이용해 안과를 찾는 부모가 늘고 있다. 근시가 있는 자녀의 눈 상태를 점검하기 위해서다. 아동 근시는 보통 만 6~10세 전후 가장 빠르게 진행된다. 이 시기에 근시를 방치할 경우 고도근시로 발전할 가능성이 크다. 따라서 자녀에게 근시가 있거나 시력 저하가 나타났다면 남은 방학을 이용해 적극적인 근시억제치료를 고려해보는 것이 바람직하다. 김안과병원 사시소아센터 김대희 전문의 도움말로 근시억제치료법을 알아봤다. 


근시는 눈의 구조가 변해서 나타나는 굴절 이상 상태를 뜻한다. 10세 이전에 안구가 급격히 성장하면서 안구 전후의 길이인 안축장이 길어지는 게 주요 원인이다. 10세 이후부터 16세까지도 근시가 진행되지만, 그 정도가 10세 이전보다 크진 않다. 2021년 건강보험심사평가원 통계 자료에 따르면, 초등학교 저학년에 해당하는 만 5~9세 근시 환자는 28만 명에 이른다. 

어릴 때 근시가 심해지면 나이가 들었을 때 중증 안질환이 더 빠르게 찾아올 수 있다. 안축장이 길어지면 압력을 받은 망막이 떨어져 나가거나 황반이 더 빨리 노화되기 때문이다. 단순히 안경을 착용하는 불편함을 감수해야 할 뿐 아니라 황반변성, 망막박리, 녹내장, 사시 등 안질환 위험이 커지는 것이다. 근시 조기 발견과 시기에 맞는 적극적인 치료가 중요한 이유다.

근시억제치료를 하더라도 이미 나빠진 근시가 완전히 호전되길 기대하긴 어렵다. 환자별로 차이가 있지만 6~10세 사이에 치료하는 것이 가장 효과적이다. 근시가 가장 빠르게 진행되는 시기지만 그만큼 치료 효과도 좋기 때문이다. 근시가 이미 많이 진행한 상태거나 근시 진행이 느려지는 만 12세부터는 치료 효과가 크게 떨어진다. 

근시를 억제하는 치료 방법으로는 드림렌즈와 아트로핀 약물치료가 있다. 드림렌즈는 잘 때 착용하는 특수 콘택트렌즈다. 렌즈 가운데 평평한 부분이 직접 각막을 눌러 굴절력을 낮추는 원리로 근시를 억제한다. 아트로핀은 앞뒤 안구 길이 성장을 억제해 근시 진행 속도를 늦추는 점안액이다. 환자 상태와 농도에 따라 매일 혹은 주 2~3회 투여한다. 아트로핀은 사용이 간편하다는 장점이 있지만, 눈부심과 근거리 시각 불편감, 점안 불편감 등이 있을 수 있다. 

나이가 어릴수록 약물치료를 먼저 고려하는 게 좋다. 스스로 렌즈를 착용하고 관리하는 일이 쉽지 않기 때문이다. 특히 자녀가 어릴수록 평상시 불편함을 느껴도 인지하지 못하거나 표현하지 않을 수 있어 보호자의 관찰과 주의가 필요하다. 자녀가 안경을 착용하고 있고 근시가 의심된다면 조기 발견을 위해 정확한 안과 검진과 상담을 받아보는 것이 현명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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