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근경색 겪었나요? 재발 피하려면 적극적인 치료 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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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DL콜레스테롤 수치 낮을수록 유리

고지혈증(이상지질혈증)은 고혈압·당뇨병과 함께 혈관 건강을 위협하는 3대 만성질환이다. 혈관 염증을 유발하는 저밀도지단백(LDL) 콜레스테롤이 쌓이면 죽상동맥경화증·심근경색 등 치명적인 심혈관 질환 발병률이 높아진다. 최근의 고지혈증 치료 트렌드 역시 강력한 LDL 콜레스테롤 강하다. 특히 심장과 연결된 혈관이 좁아지는 관상동맥 질환이나 협심증, 급성 심근경색을 겪었다면 LDL 콜레스테롤 수치를 확인해야 한다. 한국지질·동맥경화학회에서도 이상지질혈증 진료지침을 새롭게 개정하면서 이들을 심혈관 질환 재발 초고위험군으로 분류하고 적극적인 치료를 강조했다. 

심근경색 재발하면 사망률 최대 85%로 급증

심혈관 질환은 전 세계적으로 가장 많이 사망을 야기하는 질환이다. 재발하면 사망 위험이 증가한다. 심근경색·뇌졸중을 경험한 환자 3명 중 1명은 심혈관 질환에 따른 사망, 심근경색, 뇌졸중, 심혈관 질환에 따른 입원 같은 심혈관 사건 재발을 경험한다는 보고도 있다. 특히 심장 돌연사의 주범인 심근경색은 첫 발병 시 사망률이 20~30%지만 재발하면 68~85%까지 급증한다. 심혈관 질환 재발을 예방하기 위해 LDL 콜레스테롤 관리가 중요한 이유다.

실제 국내 연구결과에 따르면 심혈관 질환의 재발 위험은 LDL 콜레스테롤 목표 달성 여부에 따라 2배 이상 차이를 보였다. 이상지질혈증 환자 6만9942명을 대상으로 후향적 코호트 연구를 진행한 결과, LDL 콜레스테롤 치료 목표(<70mg/dL)를 달성한 그룹의 심혈관 질환 발생 위험은 100인년(person-years)당 11.9명인 반면, 미달성 환자군은 24.3명으로 확연한 차이를 보였다.
 
여러 연구를 통해 LDL 콜레스테롤 수치가 낮을수록 심혈관계 질환 재발 위험이 감소한다는 사실이 확인되면서 한국은 물론 전 세계적으로LDL 콜레스테롤 치료 목표를 더욱 낮추는 추세다. 미국 임상내분비학회(AACE)는 2017년 발표한 '이상지질혈증 관리 및 심혈관질환 예방 가이드라인'에서 목표 LDL 콜레스테롤 달성 후에도 죽상경화성 심혈관질환(ASCVD)가 진행되는 환자를 극초고위험군으로 분류하고 LDL 콜레스테롤 목표 수치를 기존의 70mg/dL보다 낮은 55mg/dL로 제시했다. 유럽심장학회(ESC)와 동맥경화학회(EAS) 또한 2019년 이상지질혈증 진료지침을 통해 초고위험군 환자에서 LDL 콜레스테롤 목표 수치를 기저치 대비 50% 이상 그리고 55 mg/dL 미만으로 낮추도록 권고하고 있다.

특히 심혈관 질환 재발 초고위험군은 약물 치료를 받으면서 운동·식사 등 생활 습관을 교정해도 추가로 LDL 콜레스테롤을 낮추기 어려울 수 있다. 실제 국민건강보험공단 건강검진 데이터 베이스를 통해 51만4866명의 심혈관 질환 환자를 추적 관찰한 후향적 코호트 연구결과, 급성 관상동맥증후군 환자의 LDL 콜레스테롤 치료 목표(<70mg/dL) 도달률은 26.3% 불과했다. 치료 목표를 낮추기 전에도 심혈관 질환 재발 초고위험군 10명중 7~8명은 추가적인 LDL 콜레스테롤 강하가 필요하다는 의미다. 

LDL콜레스테롤 추가로 낮추는 PCSK9에 주목
최근 심혈관 질환 재발을 예방하기 위해 더 강력한 LDL 콜레스테롤 강하 치료에 주목하는 배경이다. 고강도 스타틴에 에제티미브, PCSK9 억제제를 병용하는 치료가 대표적이다. 이미 미국·유럽은 진료지침을 통해 고위험군 또는 초고위험군 환자에게 고강도 스타틴, 에제티미브와 함께 PCSK9 억제제 등을 적극적으로 사용해 LDL 콜레스테롤 수치를 최대한 낮출 것을 권고하고 있다. 한국지질·동맥경화학회 또한 진료지침을 통해 관상동맥 질환 등 죽상경화성 심혈관계질환 환자에서 최대 가용 용량의 스타틴과 에제티미브를 병용해도 LDL콜레스테롤 수치가 목표에 도달하지 않을 경우 PCSK9 억제제 병용을 고려할 것을 권고했다.

PCSK9 억제제는 LDL 수용체를 감소시키는 단백질인 PCSK9을 차단하는 기전을 가진 약제다. PCSK9이 차단되면 세포막의 LDL 수용체가 증가하고 이로 인해 혈중 LDL콜레스테롤 수치가 감소한다. 현재 국내에서는 에볼로쿠맙 등 PCSK9 억제제가 승인돼 사용되고 있다. 스타틴과 병용했을 때 위약군에 비해서 LDL콜레스테롤 수치를 46~73% 감소시키는 효과를 보인다. 또한 임상 연구를 통해서 초고위험군 환자에서 스타틴과 병용 시 PCSK9 억제제는 주요 심혈관 질환 발생 위험을 감소시키는 효과도 확인됐다.

특히 에볼로쿠맙은 최근 발표된 연구를 통해 최장 8.4년 간의 장기 투여에도 LDL 콜레스테롤 감소 효과와 안전성을 입증했다. 가천대 길병원 심장내과 장영우 교수는 “LDL 콜레스테롤 수치는 심혈관 질환의 발생에 영향을 주는 주요 위험요인 중 하나로, 심혈관 질환 환자의 2차 예방에 있어 심혈관 질환 발생과 사망률을 줄이기 위해서는 LDL 콜레스테롤 수치를 최대한 빠르게 낮추고 지속적으로 유지하는 것이 중요하다”며 “관상동맥 질환을 가진 초고위험군 환자는 전문의와의 상담을 통해 LDL 콜레스테롤 수치를 확인해보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권선미 기자 kwon.sunmi@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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